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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0대 중반 백수입니다

어제 제 스펙 비해서 정말 과분할 정도로 좋은 회사에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귀가 후에 너무 기진맥진해서 곯아떨어졌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뒤늦게 입고 갔던 정장 정리를 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나온건지 벌써 5년전에 하늘의 별이 된 저희 집 강아지 밀리언 털이 정장에 묻어있더라고요


제가 결벽증이 있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청소를 꽤나 열심히 하는 편이고, 사실 시간이 좀 많이 흐른 시점이라서

저희 집 강아지 흔적이 집에서 거의 다 사라지기도 했고, 더구나 제가 입었던 정장은 사설업체에서 대여한 정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진짜 이럴 수가 있나 싶어서 여러 번 다시 봐도 저희 집 강아지 털이 맞더라고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지난 몇 년간 제가 유난히 힘든 일이 있으면

뜬금없이 이렇게 저희 집 강아지가 꿈에 나오거나 털이 옷에 붙어있거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 생활비 문제로 물류센터 야간조 계약직으로 근무할 적이 있었는데, 한겨울철에 감기몸살에 일하면서 생긴 타박상과 근육통까지 겹쳐서

몸이 정말 너무 아파서 하루 정말 쉬고 싶은데, 억지로 나가서 길가에서 출근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길가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교통정체로 출근 버스는 안오고, 몸은 정말 너무 아프고 그래서 저도 모르게 눈물 나와서 티슈로 눈물을 닦으려고 하는데, 손에 까끌까끌한 것이 느껴져서 보니깐 저희 집 강아지 털이 휴지에 묻어있더라고요. 그래서 슬픔과 위안의 감정이 교차했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압니다. 우연처럼 보이지만 5년이 지난 시점에도 저희 집 어딘가에 남아있던 강아지 털이 나오는 것이겠지요.


다만, 유난히 위로가 필요한 날이나 중요한 날에 강아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들이 생기다보니 하늘의 별이 된 강아지가 수호천사가 되어 아직도 이따금씩은 저를 비롯한 가족들을 보살펴주러 한 번씩 왔다가는 것이 아닐까라고 믿고 싶어집니다.


제가 잘해준 것도 없는데, 사랑이 부족했는데, 정말 미안했는데, 저희 집 강아지 밀리언은 아직도 제게 이렇게 대가없이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네요.

저희 집 강아지가 많이 보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오늘 저녁은 가족들과 함께 강아지와 함께했던 지난 추억들을 떠올려보고, 가족들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보려고 합니다.



글로 풀어내니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