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제까지만 해도 건강했음 엄마랑 산책도 갔다오고 나 집에 도착해서도 반겨주고 간식 달라고 조르고 화장실까지 따라와서 기다려주고...
간식이 때마침 부족해서 당근 자른거 2조각만 주고 무시했었는데 이것조차 후회된다.

그러다가 갑자기 새벽 4시쯤에 발작을 시작함
보통 내 바로 옆에서 잠을 자는데 갑자기 몸을 바들바들 떨릴레 일어나서 엄마랑 동생 깨움
발작 하자마자 바로 동물병원으로 달려갔어야 했는데, 그 전 발작은 5분안에 그쳐서 이번에도 금방 그치겠지... 발작중 데려가다 뼈라도 다치면 어쩌지... 같은 합리화나 하면서 지켜봄... 45분쯤 지나니 이제서야 이건 아니다 하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갔다. 내가 좀 더 상황판단이 빠르고 좀 더 심해질 거란걸 알았다면 달랐을 수도 있는데....

우선 항발작제 놓고 잠깐 동물병원에 맡겨놓고 엄마 친구인 수의사님께 전화 했더니 바로 재발작이 일어나는지 확인하는게 중요하다고 하더라. 이게 분기점이라고.
강아지 동물병원에 맡기고 집에와서 제발 재발작하지 말아라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후 12시쯤 동물병원에서 전화가 옴.
전화받기 전부터 너무 쌔하더라.
전화 받으니 재발작이 일어났고 노령견이라 더 쌘 항발작제를 써도 병원에서 죽을 수 있다고 선택해야 한다고 했음.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그 순간은 말이 안나오더라 눈물만 나오고.
지하철역이였는데 전화받으면서 자판기에 머리박고 울음
엄마한테도 알리는데 몽이가...하고 재발작이라는 말이 안나왔음. 말하면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 같아서

그러고나서 바로 동물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이미 의식도 없고, 초췌해진 강아지 모습을 보니까 눈물밖에 안나왔음
집 가는 길에 평소에 잘 봐주셨던 단골 동물병원 가서 인사하고 진통제랑 수면제 받고, 집에 눞혀놨음.

처음에는 중간정도 세기의 발작을 하다가 점점 발작 세기가 약해지더니 어느정도 의식이 생겼는지 만지면 낑낑거리도 하고(이때도 동공은 풀려있어서 의식이 있는지는 모름) 해가지고 혹시 기적처럼 이겨낼까 희망을 가졌었음. 너무 편안하게 자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근데 그러다 그냥 갑자기 오후 9시쯤에 편안하게 누워있다 마지막 숨을 내뱉고 치아노제에 빠지더니 가더라. 그때 그냥 그게 마지막 숨인게 느껴졌음. 어떻게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갔음. 그냥 자듯이

그 후에 강아지 시체를 담요에 싸서 45분거리 장례식장에 가는데 계속해서 눈물만 흐르더라. 장례식장 도착하니 염,마지막인사,화장 이런식으로 진행하던데 솔직히 무슨 의미인가 싶었음. 이미 죽었는데.
근데도 마지막 모습 보니까 또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프더라.
화장 후 받은 유골은 가족 요청으로 좋아하던 산책로 근처 나무에 뿌렸음.
그러고 집에 와서 강아지가 죽기 전에 배달시킨 차갑게 식은 계란김밥 먹고 잠.

2010년에 데려와서 내 평생을 같이 자고, 안기고, 산책하고... 내 영혼의 가장 큰 조각이였는데 그냥 이렇게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너무 허망하다. 강아지도 내가 인생의 전부였겠지만 나도 내 인생의 전부가 얘였는데....
노견을 키웠으니 이별에 대해 생각은 당연히 했었지만 난 좀 더 점진적으로 서서히 아프다 서서히 준비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될 줄 알았음. 그냥 컵에 든 물이 쏟아지듯이 평소와 다를 바 없던 날 내 옆에서 새벽 4시에 발작하니 그대로 끝날줄은 정말 몰랐다...
지금 자고 일어났는데 당연히 있어야 할 강아지가 내 옆에 없고 집에서도 안보이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지금까진 외로움을 강아지 냄새맡고, 사랑해주고, 쓰다듬어 주는걸로 버텼는데, 이젠 나 홀로 밤을 지새야 한다는 것도 슬프다.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놨나 했더니 죄다 자는 모습밖에 없구나
너무 행복했던 만큼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