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시츄키우는데


솔직히 내가 키우고 싶어서 키운아이도 아니고 


커가는 과정을 봤으면 좀 달랐을지도 모르겠는데 


성견이 된 후에 봐서 그런건지(강아지때 못봄) 이쁘긴 이쁜데 내새끼다, 라는 느낌은 별로 없음. 


어쩌다가 키우게 된거고, 가족들도 다바쁘고 경제적으로 상황도 어렵고 


나도 일하고 집에오면 지쳐자기 일수라서 솔직히 건강체크 같은거 잘 안해줬음. 


배식도 자율배식하고 물만 바꿔주고. 


물론 정이 들긴 들었지만 내가 데려온 아이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아이다 라는 느낌이 없어서 그런지 


검진 한번에 6- 70 날라가는 검진비도 부담스럽고 


내 앞가림도 못하는 상황인데다가 부모님 노후 처지까지 생각해야되는 상황에 그런 거 신경쓸 여유가 없어서 건강검진도 안해줬음. 


그런데 오늘 보니까 눈이 충혈되어 있는거임. (처음 봄. 원래 개가 그런건지 몰라도 우리집개가 눈동자가 엄청 커서 흰자가 안보임) 


솔직히 그거 보고 퇴근하고 피곤해죽겠는데 이 날씨에 차도 없이 병원을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몇번 고민하다가 


애 데리고 동물병원갔는데 


원장이라는 사람이 지랄까지는 아니고 느낌이 '개를 이렇게 키울꺼면 왜 키우냐?' 이렇게 한심한 느낌으로 대함. 


실명문제까진  아니고 백내장이 심해서 눈이 하얗게 되거나 그런건 아닌데


라이트 비춰서 여기저기 보더니 사진 보여주면서 눈안에 출혈도 조금 있고 실핏줄에 뭐에 뭐에 설명하면서 


불편했을거다, 아팠을거다, 뭐 이런걸 말하는데 물론 자기가 애완동물을 사랑하면 안타까울수 있는거 이해하긴하는데


대충 그거 하고 안약주고 약 일주일치주고 애 한 10분보고 주사한번 놓고 10만원 주고가는 고객한테 


혼내듯이 대하는 태도에 조금 빡침. 


굳이 따지자면 병원갔는데 술 담배에 건강관리 하나도 안해서 몸이 아주 아예 망가졌다고 의사가 환자한테 화내는 느낌으로. 


차분하게 증상만 말해주면 되지, 내가 돈없이 봐달라고했나 돈은 돈대로 다받아가면서 타박을 해대니까 


안그래도 돈때문에 머리아프고 지친 상태에서 뭔가 애한테 다그치듯이 이건 이거고요, 저건 저거고요, 이것도 안좋고 저것도 안좋고 하아... 


이런 느낌으로 말을 해서 나도 애 관리 못해준건 잘못한거긴 하지만, 내가 키우고 싶어서 키운애도 아니고 


솔직히 처음엔 버릴수가 없어서 키운앤데, 뭔가 억울하기도 하고. 아 내가 개새낀가, 싶기도하고. 


그러면 한번씩 애 안고 여긴 아픈지 저긴 안아픈지 눈은 자주 비비는지 이런거 다체크해주라고? 내 몸 아파도 바빠서 병원 못가는데?


싶다가 아 요즘은 다 그렇게 키우지 내가 나쁜새끼네, 하면서 복잡한 마음으로 집에왔음. 


집에왔는데도 뭔가 억울함. 


확실히 내가 평온한 상태였으면 그랬나, 저랬나, 신경도 안썼을 일이 사는거에 지치고 돈에 치이고 하면서 시달리니까 계속해서 생각남. 


일주일마다 오라고해서 가긴 갈건데 솔직히 그사람 얼굴보면 또 기분 나빠질것 같고. 


그렇다고 병원을 바꾸자니 너무 예민한 행동 같고. 


안그래도 이제 한달에 40은 꼬박꼬박 깨지겠구나, 싶어서 머리도 아프고. 


뭔가 심란함. 


내가 정이없는 새낀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