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하러 병원 들어가기 전에


얼굴 보면서 계속 작별인사하고


뽀뽀하고 길에서 질질짰을 정도로 서운했는데


그렇게 안락사 시키고 난 후 집에 가면서 느낀 건


남 지적질, 조롱, 도발, 트집잡기, 콧방귀, 병신들 지랄하고 있네 하면서 보고 했던 것들이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 것들이 순간의 화풀이, 심심풀이 정도는 되겠지만


애초부터 그런 것들은 빈 깡통 껍데기 처럼 아무 실체 없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과 전혀 별개의 것들이라고 생각됐다.


개 죽는 과정 겪으면서 감정의 폭발로 인해 잔뜩 낀 미세먼지같은 것들이 걷히고나니


내 속에 진심이 뭔지 명확하게 드러나 보였고 그걸 확인하고 나니 알게 된 거다.


어차피 깨달을 사람은 개 죽을 때 되면 다 깨닫게 된다.


근데 개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진심으로 이뻐해주라고 쓰는 거다.


물론 개 위해주는 마음은 자신의 숨겨진 진심들 중 하나일 뿐이고 


그렇게 제대로 못 깨달은 진심들은 이 밖에도 많이 있을 거라는 건 말 안해도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