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8 11은 내 평생 결코 잊을 수가 없는 숫자가 될거같아.

17살 우리 아지 오늘 새벽3시에 강아지 별로 떠났어

산을 왕복으로 날라다니고 온갖 쓰레기를 다 줏어 먹어도 아무 탈 없던 정말 건강했던 강아지가 눈이 안보이고 치매가 온지는 2년.. 

우선 눈이 안보이게 되니 강아지가 활동이 엄청 줄어들더라고. 

너무 안쓰러웠어.

그때부터 거의 아지랑 거의 24시간을 같이하며 살았던거 같아. 

6개월정도 전에는 신장 수치가 신부전 말기로 나와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긴 했는데

잠은 엄청나게 많이 늘었지만 그래도 맛있는거 주면 잘 먹구 정신도 멀쩡했어서 나는 아지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었어. 

그리고 우리 아지 지금 조금 아프긴 하지만 나랑 행복하다고 

그러다 며칠전부터 누워있는 상태에서 일어나질 못하고 몸이 뻣뻣하게 굳어지는 발작 증세가 추가로 보이더라구.

그 동안도 비슷한 위기가 많았는데(밥을 4일이나 안 먹은 적도 있고, 이틀 동안 눈을 전혀 못 뜬적도 있었어) 나는 이거 처음 딱 보는 순간 알았어. '아 이건 이별이구나'

그리고 4일뒤인 오늘 새벽에 결국 강아지 별로 떠났어.

강아지가 4일동안 3~4회 발작하면서 숨이 10~20초동안 숨이 끊어졌다가 다시 돌아왔었거든..

근데 4일째에 아지가 너무너무 힘들어 하는거 같아서 이제 놔주려고 마음을 딱 먹으니까.. 그 다음 발작엔 숨이 끊어지고 돌아오지가 않더라.

그렇게 새벽 3시쯤 떠나보내고 .. 오후에 장례치르고 집에 오는 길에 너무 너무 무서운거야.

집에 들어가서 남아있는 아지 물건들 보면 정말 견딜 수 없는 슬픔이 닥칠거 같아서 오자마자 강아지 물건들 정리 먼저 했는데

많이 먹으라고 박스채로 간식들 여러개 사놨는데 강아지가 아파서 먹지 못하고 그대로 쌓여있는 간식들 보니까 가슴이 찢어지더라...

그리고 그것보다 가장 무서웠던건 오늘부터 나는 정말로 혼자라는거

혼자 살면서 나는 내 스스로를 아주 독립적이고 외로움도 없는편이라고 생각했어. '혼밥,혼술'을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

그런데 오늘 문득 생각해보니까 나는 17년동안 혼자였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더라고

집에서 혼밥을 혼술을 먹어도 내 옆엔 항상 우리 아지가 있었고 잘때도 아침에 일어날때도 항상 우리 강아지가 옆에 있었었는데

오늘부터는 정말로 혼자라는게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너무 너무 무섭다.


정말 너무나 무서워서 집에 오자마자 어디 여행이라도 갈까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고민끝에 이 공포와 슬픔을 피하지 않고 마주해서 이겨내보려고 결심을 했어. 자신은 없지만..

지금은 
아지 생각만 해도 숨을 쉬어도 한숨이 되어 나온다.


에휴.. 어디에 하소연 할곳도 없었는데 여기에 글이라도 쓰니까 좀 나은거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지 사진 몇장 올릴게

혹시라도 강아지 별로 먼저 보낸 친구가 있다면 가서 같이 놀라고 소개 좀 시켜주라.

조금은 까칠하지만 애교도 많고 뽀뽀도 아주 잘해주는 친구라고..

아지야 잘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줘서 고마워. 덕분에 정말 행복했어. 꼭 다시 만나자. 부디 행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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