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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임동 야구의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POP 거리·야구의 거리·예술의 거리·카페 거리 등 광주 지역 곳곳에서 특화·테마거리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양림동 펭귄마을·동명동처럼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성공적인 특화거리도 생겨난 반면 수십억 원의 세금을 들이고도 쓰레기만 나뒹구는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6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광주 지역에는 20여 개의 크고 작은 특화거리가 지정돼 있다. 특화거리를 통해 쇠락한 길을 걷던 원도심들의 부흥을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이 같은 성공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찾기가 쉽지 않아 세금 낭비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K-POP 스타의 거리’는 BTS 멤버 제이홉의 팬메시지 조형물과 30여 명의 스타 핸드프린팅, 벽화와 체험관광 프로그램, 도보관광 안내시스템 등이 구축돼 있다.

 하지만 충장로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 또한 존재 자체도 몰라 쓰레기만 나뒹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광주 북구 임동에 위치한 ‘야구의 거리’는 지난 2013년 조성된 이후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다가 시민참여예산 5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지난 2016년 새단장 됐지만 현재는 잡초와 거미줄만 무성한 거리로 전락했다.

 이와 함께 서울 인사동을 연상케 하는 갤러리와 골동품점 등이 가득한 광주 예술의 거리는 호남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인 예향 광주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조성됐지만 다수의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 잡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특화거리에 이어 테마 마을도 초기 흥행을 유지하지 못해 반짝 스쳐지나가는 사례도 잇따른다.

 광주 양동 발산마을은 지난 2015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낙후한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폐가를 리모델링해 커뮤니티 공간인 청춘빌리지를 만들었다. 버스정류장과 지도, 표지판 등을 제작해 마을의 디자인과 환경도 개선했다.

 또 지역 주민과 청년이 직접 운영하는 마을체험 1박 2일 이웃캠프를 실시해 단체 방문객들을 모았고, 마을 주요 장소를 주민들의 목소리로 안내받는 모바일 가이드를 운영하는 등 마을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면서 초기에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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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초기 흥행을 이어가던 양동 발산마을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있다.

 그 결과 마을 공실률이 36% 감소했고, 월 평균 방문객도 6배가 넘게 증가해 매달 3000명이 찾는 광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은 끊겼다. 코로나19의 여파에 이어 킬러 콘텐츠 부족 등의 이유로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발산마을 카페 사장 A 씨는 “코로나19 이후 체험형 시설도 발길이 많이 끊겼다”며 “막연히 발산마을을 보러 오는 관광객은 전무한 수준이다”고 언급했다.

 특화거리 대부분이 본래 취지와는 달리 명분만 앞세우고, 사후 관리 또한 손을 놓으면서 관광객 유인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화·테마거리가 결국 ‘노잼도시’ 광주를 탈피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지만 ‘꿀잼도시’로 거듭나기는커녕 자치구들이 거리 조성에만 급급한 나머지 콘텐츠들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유행 따라가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BTS의 멤버 제이홉이 광주 출신이란 것만을 내세운 K-POP 스타의 거리를 비롯해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의 제이홉 벽화, 광주 북구가 추진 중인 ‘제이홉 테마거리(홉 스트리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K-POP 스타의 거리에는 이미 제이홉의 팬메시지 ‘HOPE 조형물’이 있음에도 북구는 19억 2000만 원을 투입해 제이홉 테마거리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면서 유행만 좇아가는 식의 알맹이 없는 전시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기몰이에만 급급한 나머지 어려움도 뒷따른다. BTS의 소속사 하이브 측의 지침에 따라 ‘제이홉’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서다. 이에 북구는 ‘HOPE STREET(홉 스트리트)’라는 명칭으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제이홉의 출신학교가 위치한 삼각동과 일곡동 일원에 야간경관과 포토존 등을 조성한다.

 이처럼 관 주도로 추진하는 특화·테마거리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콘텐츠의 내실화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수기 광주시의원은 “이슈가 되면 만들어놓고 방치되거나 하는 사례들이 너무 많아서 전수조사 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몇십 억의 예산이 쓰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서 사업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박장훈(30) 씨는 “곳곳에 수십 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관광객을 유치 못하는 이유는 결국 재미가 없고 볼거리가 없어서다”며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차라리 처음부터 한 곳에 크게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특화·테마거리에 미흡한 점을 인정했다. 이에 콘텐츠 내실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승규 광주시 신활력총괄관은 “발산마을은 자치구 사업으로 시행 초기에는 관심도가 어느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양림동 같은 곳들에 비해 좋은 스토리를 갖고 있음에도 활성화가 되고 있지 않다”며 “시가 자치구와 함께 뽕뽕다리를 비롯해 주변 지역과 연계한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 굉장히 많은 테마 마을들이 있는데 잘된 곳도 있지만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곳들도 있다”며 “관련 부서·자치구들과 협의해서 비슷한 거리들을 특화하는 방안 등을 통해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