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형태의 오아시스로 유명한 월아천
오아시스도 오아시스인데 저 4층짜리 누각이 시선을 사로잡음
저 누각의 존재가 월아천을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있는데
한마디로 표현하면 월아천의 미관을 완성시켰다
이름은 월천각
이 누각은 ‘명사산 명불허전(鳴沙山 鳴不虛傳)’이라 쓰인 편액이 걸려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명불허전에서 名(이름 명)을 명사산의 鳴(울 명)자를 따와서 바꿔 놓은것이 나름의 기믹
그럼 “명사산의 울림은 헛되이 퍼진 것이 아니다.(명사산이 유명한 이유가 있다)“ 정도로 해석이 됨
이처럼 매력적인 기믹도 있고
외관도 4층으로 화려하면서도 오래된 느낌을 주고 있어서
자연스레 그 역사가 궁금해짐
1907년 사진
알고보니 근본없음ㅋ
뭔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지금같은 월천각은 아님
1908년
1926년
1957년
왼쪽 위에 뭔가 보이긴 하는데
디자인이 지금 월천각과 다름
(솔직히 저 디자인은 구림..)
사실 지금 월천각은 1993년에 콘크리트로
대강 주변 건물이랑 분위기 맞춰서 한당 건축양식으로 지은거임
하지만 중요한건
나름 깔쌈한 디자인으로 창조됐다는거
마치 원래 저자리에 저 디자인으로 있었던 것 마냥 조화롭고
미적으로도 괜찮음
물론 근본도 없고 콘크리트 건축물이라 김이 팍 샐 순 있는데
결과적으로만 따져서 ‘저 월아천에 월천각이 있는게 낫냐 없는게 낫냐?’라고 했을때
그래도 있는게 낫다는게 내 생각
월천각 없는 월아천을 상상해보자
그냥 초승달 형태의 물웅덩이가 됨
저 월천각이 있음으로해서 자연경관 이상의 문화적•미적 가치가 만들어진다고 하면 과장일까?
근본이 없어도 관광은 대성공
매해 관광객을 싹싹 쓸어담고있음
건축물 없이 저수지만 있었을때 명사산이 이정도로 유명해졌을까?
심지어 관광객 때매 끌어다 쓰는 물이 한도를 초과해버려서 월아천이 말라버릴 정도(근데이건 댐 건설로 인한 지하수 고갈도 원인)
2007년에 월아천에 물을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치수공사를 단행!
그 부작용으로 물이 너무 많이 공급되는 바람에 이 위 위 짤 처럼 한때 웅덩이가 두 개가 된 헤프닝도..
수 천년 마르지않았던 월아천이
이제는 완전히 인공적으로 유지되어 정상적인 자연경관이 아니게 됨
이로써 월아천은 건물도, 자연도 근본이 사라진 것이 된다
이 문제는 자연경관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때
파괴도 따라오는 것임을 상기시켜주고 있음
어쨌거나 월아천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월아천 주변에는 펜스를 설치해놨는데
이게 조명이 들어오게 해놔서 밤이되면 푸른색 초승달 형태를 만들어내면서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함
이러면 관광객들 더 미치지 ㅋㅋ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정확하게 캐치하고 월아천을 아주 착실하게 써먹고있음
창조하여 활용할 것인가?
or
원형을 보존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고 있음
그렇다면
이제 한국의 사례를 보자
미스터 션샤인에 나오면서 더 유명해진
지리산 천은사의 수홍루
다리 위의 누각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사실 다리 부분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었고,
누각인 수홍루도 편액을 구한말 염재 송태회 선생이 썼다는 것 외엔 정확한 건설 연대에 대해 나오는 자료가 없음
이렇게되면 월천각의 사례 처럼 역사적 가치는 조금 떨어지게됨
그러나 전통적인 양식의 건축물이라고 모두 역사적 가치의 잣대만으로 평가해선 안된다
왜냐하면 수홍루가 근본이 있느냐를 따지기 이전에 이미 수홍루는 너무 아름답기 때문
그럼에도 콘크리트라는 점은 좀 걸렸는지, 혹은 안전상의 이유인지
최근 2021~2022년 사이 콘크리트 부분을 전통적인 사찰의 화강암 홍예교 형식으로 해체보수함
(홍예교의 레퍼런스가 송광사 능허교 같던데 갠적으로 좋았음)
이 다리도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름을 까먹음.. 아는 사람 댓글로 써줘
(지금은 주변 정비 사업으로 버드나무들을 다 베었다는 얘기도 들은 것 같음)
p.s. 전주 남천교 청연루
역사적으로 조선시대에 남천교가 존재했다고 하는데
지금의 남천교는 현대에 재창조 된 것으로, 홍예교의 형태만 봐도 전혀 원형 복원의 개념이 아님
오홍교라고 불렸다는 기록을 보면 홍예가 5개였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정확한 형태를 알 수도 없거니와
3개의 홍예(사진에는 좌우 홍예가 나무에 가려짐)로 재건하고 남천교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분명히 원형은 파괴됐다 볼 수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게 뻗어 우아한 곡선의 홍예교,
또 그 비례에 맞추어 장대한 스케일의 청연루가 올라가 기품이 있음
난 이런 현대적 해석이 재밌다고 생각
팔작지붕의 한옥 형식으로 주변의 한옥마을과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루고 있음
자연경관과는 하천-버드나무-남천교-뒷산까지 겹겹이 레이어드 되는 모습이 보기 좋아
그리고 성격은 각기 다르지만 비슷한 스케일의 다리로 따졌을때
수원화성 화홍문이나 경주 월정교와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는데,
물에비친 홍예가 거대한 타원을 만들어내는 광경은 화홍문, 월정교에선 볼 수 없는 것으로 남천교만의 독특성과 창의성이 있다고 생각함
김천시 평화의탑
최근에 지어진 5층 목탑인데
본래 존재한 적이 없던 탑을 신축한 것이라 역사적가치는 없어도
미적으로 봤을때 개인적으로 진짜 잘지었다 생각
P.s.
특히 외부를 단청이 아닌 옻칠로 마감했기때문에
너무 부담스럽게 화려하지 않아 좋음
그리고 고층 목탑이다 보니 황룡사 9층 목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평화의탑이 대략 어림잡아 높이로는 1/2, 면적으로는 1/4수준에
디자인도 (비전문가의 시선으로는) 유사해서 황룡사의 5층 축소판이라고 생각될 정도
실제로 참고를 했을지는 모르지만.
비슷하게 현대에 창조된 보탑사 3층 목탑,
백제 양식을 재현한 능사 5층목탑 등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음
형태가 각기 다르거든
이들 목탑들은 한 100년이 흐르면 새로운 문화재가 되지 않을까?
있었다가 없어진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내 주산지 ‘물위를 떠다니는 암자’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창조해낸 가상의 암자
하지만 여기가 국립공원이다보니 자연경관의 원형 훼손을 우려해서 영화 촬영 직후 해체해버림
물위에 떠있다는 신비스러움, 암자의 고색창연한 색감, 왕버들나무와의 조화가 너무 좋아서
보완책을 잘 세워서 계속 유지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을정도로 아까움
p.s.
비교적 최근인 2019년 기사에 따르면,
청송군은 주산지의 명성을 재고시키기위해 이 수상 암자와 일주문의 재건을 요청했고
반면 문화재청은 주산지의 경관 고유가치 보존을 위해 거절해버린 적이 있음
이 글 전체의 핵심 주제인 ‘창조하여 활용할 것인가 vs 원형을 보존할 것인가’를 정확히 관통하고 있음
청송군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이고
실시간으로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음
이 주산지 암자 복원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결정되느냐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에 대한 기조가 바뀌는 결정적인 사건이 될 수도 있음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 가져볼만 문제라고 생각함
여기까지가 걍 월아천 보고 든 내 생각임
사진 몇 장 넣었더니 내용이 길어졌네
세줄요약 :
1. 전통적 양식의 건축물을 볼때 역사적 근본에만 너무 집착하지 말자
2. 근본 없어도 ‘멋지고 조화롭게 창조’한다면 나름 괜찮다
3. 대신 자연경관의 파괴로 이어지지 않게 조심
- dc official App
원형에 집착하다가 이도저도 못살린 븅신같은 나라가 한국임 여기 도갤에도 집착오지는애들 존나 보이잖아
ㄹㅇ...
콘크리트 한옥이 미래임 그래서 중국도 그렇고 일본도 활용 잘만하는데 한국만 똥고집 좆됨
좋은 글인데 콘크리트 한옥중에 아름다움을 느꼈던 작품은 없는듯
나도
저 다리 이름 전주의 남천교일걸
너무 듣보잡임
막짤거 없어진거 아쉽네 ㄸ - dc App
ㅇㅇ 일본이 저런걸 잘해서 있어보이는거임. 서양인 기준으론 걍 그나라 특색만 있으면 그만인거지 오래됐냐 아니냐는 크게 중요한건 아님.
경복궁 전체복원가자
아주 좋은 글이다. 여기뿐만 아니라 커뮤나 오프라인에서 주기적으로 계몽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공구리 도배가 아니라 똑똑하고 현명하게 하면 두고두고 잘 써먹는 것을..
지붕 위에 모래 쌓여 건물이 모래색으로 보이는 사진 엄청 느낌좋네 중동하고 다른 동양 사막 분위기 오짐
ㅇㄱㄹㅇ - dc App
와 저 조명 토쏠리네
대표적인게 경주 ㅋㅋㅋ 천년고도라고 가봤더니 터 밖에없음 존나 휑함 ㅋㅋㅋ
15번짤 전주 한옥마을 남천교
공감함. 역사적고증은 책으로 보면 되지 경주 가봐라 죄다 ㅇㅇ터밖에 없는데 거기서 뭘 보란말이야 동궁과월지 건설해놓으니 얼마나좋으냐 - dc App
아무것도 없던데다 짓는거는 반대 안함. 근데 그 터 위에다가 콘크리트로 복원하는건 말도 안되는거임 아예 백제문화단지처럼 옆동네다 하던가.. 콘크리트 시공하려면 바닥 다 갈아엎어야되는데 그나마 남은 흔적마저 사라지면 문화재로서 가치가 뭐임 그런거 하면 당장 한국이 아니라 유네스코에서 지랄 시작함
유구발굴 백날하고 터 둬봐야 사람들 아무도 안찾고 관심도 없음 당연히 실효성 경제성 도움도 안되고 오히려 유지보수상주비용만 억단위임 지자체입장서는 부담수준 지역뉴스도 많이 올라오고(대부분 국가관할로 대부분 희석되서 존재감 없이 묻힌거지)님이 말한 문화재적 가치도 고정관념 한쪽에 매몰된 생각임
그리고 지금 그 터위에 그대로 콘크리트 박아서도 자칭'복원'이란걸 하고 있는게 중국 일본이고 성공하고 있음. 과연 묻고싶네 문화재를 보존하고 가꾸는 의의가 뭘까요? 이미 원형도 사라져서 가상으로나 만나는데 그거 두는게 옳은가? 난 후손들이 많이 찾아서 기리고 이게 실베 지역의 문화역사거리의 아이덴티티가 되서 주변파급효과를 불러오는게 아무리봐도 현명하고 똑똑하고 지헤롭다고 생각합니다만?
변화없는 현상유지에서 바뀌지않고 아무도 안찾고 적자만 보는 보존의 가치란 뭘까? 유네스코도 왜 그렇게 의식하는거임? 사실 유네스코 동북아나 활발하지 정작 유럽은 소극적인거 아나요? 그게 돈벌어다주는것도 아님 님이말한 새로부지선정 테마파크는 안하니까 문제죠
새로 용지선정 할거면 왠만한 대지보다 상당한 규모에 수천억에서 조단위 사업인데 헝디엔같이 국가지원받고 각잡은 기업도 아니고 어떤기업이 선뜻하나요? 현실적으로 가장활용할수있는대안이자 용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방법은 위의방법임 다시말하지만 님의 생각이 '지금까지' 한국인 다수의 공통된 당연한 믿음이었고 그결과가 지금임 여기서 의식수준을 변화할건가도 우리 몫임 잘되서 랜드마크되는게 조상님도 기뻐하실거라 생각든다
문화재복원을 못하는건 결국 비용과 규제임 이모든 리스크가 신규사업자가 판을 깔고 컨소시염을 짜도 진입장벽을 오지게 높여나서 감히 못하는거죠. 근데 왜 안바꾸나요? 나무기둥하나 가옥한채에 수백억이 드는데 이걸 누가해요? 테마파크도 이돈있으면 돈쉽게벌리는 사업에 입찰하지 불확실하고 용적률의미없이 한채당 용지만 차지하는걸 왜 합니까 내가봐도 메리트가 없는데 그 결과가 현재인데요 바껴야죠 이만큼 했으면 영리해져야죠
덕유산인가? 거기에 있는 3층팔각 뭐냐 그것도 콘크리트인데 나름 덕유산 겨울경치랑 잘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한국이미지에 은근 자주나오더라 ... 좋은 사례라고 생각함
찾아보니 명칭은 상제루이고 나름 목조건축물이라고 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