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던 일 입니다.

야구 경기 때문에 손님 오버로 가득 태우고 가는데 야구 유니폼 입은 장애인 하나가 탔습니다. 타자마자 뒤에 서서 아 신호 왜 안바뀌지? 시발 존나 안바뀌네. 얼른 바뀌어야하는데 이거면서 혼잣말 합니다.

그러던 중, 노약자석에 애엄마랑 3-4살 애기가 타있었는데 애기가 계속 옹알옹알 혼잣말로 떠들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계속 조용히 해야한다 다그치고 있었구요.

그런데 그 장애인이 느닷없이 ' 애새끼 진짜 존나 떠드네 ' 이러는 겁니다.

애기 떠드는 소리, 운전석 옆에 서서 계속 통화하던 아저씨, 경기로 들뜬 팬들 웅성거리는 소리로 차내가 시끄럽고 혼잡한 중에 똑똑히 들렸습니다.

참을 새도 없이 말이 먼저 튀어나왔습니다.

방금 애기 욕한 인간 누구냐고. 어린 애는 그럴 수 있지 다 큰 게 애한테 그게 할 말이냐고. 어떻게 그 따위 욕을 할 수 있냐고.

말 한 마디에 차내에 정적이 흐릅니다. 모두가 입을 다물고 통화하던 회사원은 전화를 끊습니다. 애기 엄마는 죄송하다 합니다.

그런데 화가 안풀립니다. 눈치 보던 회사원 분, 아저씨 잘못 아니에요. 아주머니 애기는 그럴 수 있죠. 근데 어떻게 애기 면전에 대고 그 따위 욕을 하냐고 면박을 줬습니다. 쭝얼쭝얼 시끄럽던 장애인 입도 뻥긋 못하다 죄송하다 합니다. 사리분별 못할 정도로 중증도 아니고, 지 좋다고 야구 구경하러 가면서 다른 사람 두고 지보다 약한 애기한테만 강하게 구는 모습이 참 하찮습니다. 한 번 더 그 따위로 말하면 이 차에서 내려야 한다 으름장 놓으니 알겠답니다.

장애인이라고 늘 약자는 아닌가봅니다. 제발 배려 받고 살고 있는 걸 안다면 더 약한 사람한테는 배려 할 수 있음 좋겠습니다.

이걸로 민원이 들어 올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전 부끄럽거나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애 키우기 힘들다고 또래 친구들도 애 낳기 싫다는데 고작 애 떠드는 거 듣기 싫다고 욕지거리 하는 게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일 시작하고 1년이 지났습니다. 별별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직 매일 신기한 부류의 족속이 나오구요. 선배 기사님들은 어떻게 이런 거 보면서 제정신 유지하는지 궁금하네요.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