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가 노래 튼다 이딴걸로 민원이 들어오는게 두렵진 않은데
종교방송 개크게 틀던 민폐 아재들 생각나서 난 작게 트는 편
어릴때부터 즐겨듣던 에드시런 노래가 몇곡 있는데

주로 그 곡들이 연속으로 나오게 해두고 듣는단 말이지

갑자기 앞자리에 타고 계시던 말끔한 정장 차림의 영감님이
젊은 친구 미안한데 노래 이름 좀 알려달라 하시길래 좀 짠했음
할아버지가 우리처럼 이어폰 꼽고 노래를 자주 듣는 것도 아니고
한참 어린 기사한테 노래 이름이 뭐냐고 묻는다는게 쉽지 않다는걸
곰씹고 있던 와중에 고딩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생각나더라

가시는 날까지 항상 사람 만나실때는 빈 머리가 없어보이지 않을까
색 바래지 않고 먼지 쌓이지 않은 깨끗한 모자, 깔끔한 정장 차림
너무 우리 외할아버지 같아서 영감님 내리는거 보고 눈물 나왔는데
난 내 갈길 가야하고 할아버지도 어디선가 보고 있을수도 있기에
이악물고 참았던거 같음

우리 엄마가 첫째딸이라 할아버지가 굉장히 이뻐하셨고
덕택에 나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걸 하나도 돌려드리지 못해서
항상 마음에 걸림.. 무뚝뚝 하셨지만 손자 올때마다 좋아하던 과자 사다두시고 비오는날 나 간다고 장 보러 나가셨다가 다치셔서
병원에서 마지막 걸음 디디실때까지 무릎 절뚝이던거 생각하면
지금도 눈에 남아서 가끔 괜히 내 무릎이 고통스럽더라

조만간 엄마 모시고 할매 할배 잠드신 곳 한번 다녀오려고 하는데
다른 사촌분들까지 뵈기엔 내 휴무가 빠듯해서 실패할듯 싶네
명절때마저 얼굴 못 비친지도 오래되서 까먹으셨을수도 ㅅ1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