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갤 파딱임에도 영화 보는 게 늦어져 어제 되어서야 관람 완료.
뭐 거창한 글은 아닌데 그냥 한 명의 듄붕이로써 후기 주저리 써보기로 했음
일단 본인은 빌뇌브 판 영화 제작 소식 나오기 전에 이미 소설로 처음 입문한 원작 팬임.
다들 잘 아는 유명한 게임 시리지도 있지만 본인은 아직 해본 적이 없음.
소설 정독 시작하기 전에 접한 건 린치판 영화 스틸컷들 정도. 그래서 맥라클란 이미지로 상상한 폴의 외견 정도 제외하면 온전히 스스로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6부작을 정독했음.
그러고 나서는 소설 말고 다른 매체나 설정도 뒤적거리면서 듄 파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감독인 빌뇌브가 감독을 맡는다고 해서 크게 기대했음
이후에는 몇 년 전에 개봉한 파트1,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파트2까지 해서 빌뇌브 판을 감상하고 또 다른 미디어믹스들도 찾아보고......
여튼 본인은 소설 원작으로 가장 먼저 접했고 개인적으로도 그 쪽이 가장 취향이라 다른 듄 매체들도 원작 기준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음
그런 면에서 빌뇌브 판에 대한 감상을 얘기하자면 원작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얘기할 수 있음.
소설에서 매력을 느꼈던 서술이나 캐릭터들이 잘려나간 게 다수 있으니까. 소설 읽어본 사람들은 이번 영화에서 각색이 많이 들어간 걸 알 거임.
근데 이런 각색이 처음은 아님.
제작 과정에서 엎어진 조도로프스키의 듄,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린치의 듄 역시 상당한 각색과 재해석이 들어갔음
스타워즈 같이 처음부터 영화로 나온 시리즈가 아니라 소설이 원작인 매체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조도로프스키 감독, "홀리 마운틴"
조도로프스키 감독, "엘 토포"
조도로프스키 감독 영화들은 나도 직접 보진 않았지만 구글링으로 검색해서 스틸컷만 봐도 대충 이 양반 스타일이 확 느껴질 거임.
아마 74년에 듄이 그대로 뽑혔으면 비슷한 느낌으로 나왔겠지.
원래 계획했었다는 스토리만 봐도 역대 영상화 시도 중에서 제일 각색이 큰 편임
사실상 원작 듄의 기본적인 플롯만 가져와서 완전히 다른 성향의 종교적 영화를 만드려고 한 것 같으니까
반면 유명한 린치 판의 경우에는 비주얼이나 스토리나 원작에 충실한 편임.
오히려 린치판의 비주얼이나 설정, 컨셉 같은 게 나중에 나온 게임 시리즈들을 포함해서 각종 미디어믹스에 큰 영향을 준데다가,
프랭크 허버트의 아들인 브라이언도 본작에 영향을 받은 채로 듄 후속작들을 썼으니 그 영향은 무시 못할 수준이고.
근데 대충 보고 넘어가면 원작 구현 잘 했네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이 쪽도 만만찮게 오리지널 설정이나 각색이 많이 들어감
린치 판 오리지널 설정이면서 이후 게임에도 등장한 위어딩 모듈.
소리를 질러서 그걸로 음파 공격을 한다는 설정이라 비주얼 상으로 눈요깃거리를 추가하고 특히 "무앗딥"이라고 외칠 때 가장 강력한 위력이 나온다는 설정이라 종교적인 면도 더했음
그리고 마지막에 폴이 듄에 비를 내리게 하는 장면. 폴이 죽어서 정신체가 되어 아라키스와 하나가 된다는 조도로프스키 듄 못지 않은 원작 파괴 엔딩.
팬메이드인 얼티메이트 에디션 같은 데선 수정해놓기는 했는데 여튼 원작 주제 생각하면 어이가 승천하는 결말임.
이것저것 종합해보자면 린치 판은 제작 사정 탓도 있고 여러모로 원작을 최대한 우겨넣으려다가 중요한 지점에서 거하게 삐꾸가 나버린 느낌.
그래서 듄 프랜차이즈에 남긴 거대한 족적은 높이 평가하고 특유의 쌈마이함도 굉장히 즐거운 포인트지만 작품성으로는 영 글쎄올시다인 물건이 나왔음
사이파이 채널에서 만든 미니시리즈는........ 애초에 드라마 형식으로 낸거라 한 데 묶기가 애매하고 예산도 훨씬 적었으니 본 후기에서는 생략.
이 쪽은 오히려 저예산으로 그냥 원작 내용 될 수 있는대로 집어넣기만 한지라 오리지널리티도 부족하고.
이전 작품들에 대해 막 늘어놨는데, 결국 얘기하고 싶은 건 원작 팬으로써 보기에 이번 빌뇌브의 듄이 각색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영상화 시도들에 비하면 오히려 각색이 적거나 허용할 만한 범위라는 거.
프레멘들이 남부하고 북부 성향이 다르다거나 챠니가 세속주의적이고 예언에 비판적인 캐릭터라던가 그 외에도 프레멘 관련 설정들이 원작에 그대로 비교하면 갸우뚱스러운 점들이 있지만 아예 초자연적인 설정을 넣어서 몰입을 해친데 비하면 오히려 그럴싸 하고 있을 법한 범위의 각색이었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전 작들이 아예 원작의 주제의식과 정반대 방향으로 달려갔다면 빌뇌브는 반대로 원작의 의도를 더 잘 살리고자 하는 의향으로 넣은 각색이라는 것이 차이점.
내가 영잘알은 아니라 세세하게 분석은 못하겠지만, 소설에서 글로 서술해서 영상으로 표현하기 애매한 부분을 영화의 화법에 맞게 조정 + 원작자의 의도에 맞게 원작의 묘사와 줄거리를 수정 + 영화 외적인 요인과 러닝타임 등으로 인한 등장인물들 비중 배분 등등을 감안해서 감독이 최대한 영화의 요소들을 조율한 결과라고 생각함.
그 외에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대해 나름 평가를 해보자면, 근래 나올 수 있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 영화로써는 거의 의심할 여지 없이 최고점이라고 생각함.
다른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 영화들이 아예 꼴아박아서 프랜차이즈 허리를 절딴 내놓거나 그냥 미적지근하게 뽑히는 데 비하면 빌뇌브의 듄은 충분히 성공적이고 듄 프랜차이즈 전체에도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음.
당장 덕질 좀 해본 듄붕이들은 알겠지만 영화 나오고 나서 소설도 신장판 새로 나오고, 각종 굿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까
앞서 얘기한 부분이랑 또 같이 이야기를 하자면, 결론적으로 1960년대에 나온 소설을 2020년대의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드는 과정으로써는 아주 훌륭하게 영화를 만들어냈음. 비주얼부터 스토리와 캐릭터까지 요즈음의 관객들이 즐기고 납득할 범주로 고쳐서 냈으니까.
또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는 거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나는 일단 반지의 제왕을 포함해서 레전더리움 팬이기도 함.
근데 알다시피 반지의 제왕과 듄은 장르도, 주제의식도 완전히 딴 판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장르 안에서 가지는 위상을 생각하면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움.
다만 그렇기 때문에 두 작품의 작품성이 어떻다 하는 얘기는 삼가고 싶음. 애초에 장르가 다른데 뭐가 더 낫네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영화 시리즈에 있어서 반지의 제왕이나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등등이랑 비교하는 것도 너무 뭐가 낫네 호들갑이네 그런 얘기를 하는 것보단 그냥 대충 간만에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시리즈가 나왔다 생각하고 즐겨주면 좋겠음
두서 없이 이리저리 쓰긴 했는데, 세 줄 요약하자면
1. 원작 팬으로서는 이번에도 좀 아쉬웠다
2. 하지만 근래 나올 수 있는 스페이스 오페라 블록버스터로는 최상급이다
3. 그러니까 너무 다른 작품이랑 비교한다거나 굳이 원작이 어떻네 하는 것보단 그냥 빌뇌브의 듄 자체만으로 즐겨줘도 좋겠다
정도
공감
투피르 하와트 결국 증발한건 못내 아쉬웠음
그 부분도 남작이 꾸민 게 더 자연스럽게 설명하기도 쉽고 페이드 캐릭터 자체를 버프 주기도 해서 과감히 생략해버린 듯
그래도 파이터 드 브리즈처럼 비중 없어진건 아쉽긴 해 페이드 캐릭터 바뀐건 나쁘지 않았음
잘읽엇다 중하반에 쓴 각색을 통해 원래의 원작 주제를 더 부각햇다 공감.. - dc App
글의 의도는 없고 자기가 이거읽었다 저거봤다 이렇게 병렬적으로 자랑해놓는게 다네.. 다 읽은게 맥이 빠지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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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진짜 막판부 보면서 똑같이 이생각함
어쨌든 글 잘 읽었어요
몇십년뒤에 더욱 좋은 기술로 구현해내는 듄 실사영화가 또 나오지 않을까 싶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