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둘 다 상업영화이니 둘을 비교하는 시도 자체는 충분히 인정하고, 그 기준 또한 사람 취향이 다 다르니 가지각색이란 것도 존중하지만)

두 작품은 창작 목적과 주제를 보았을 때, 뭐가 더 낫다는 식의 평가가 어려울 정도로 그 성격이 전혀 다른 작품들임

반지의 제왕의 창작 목적: 신화의 재림(+선과 타락의 대결)

듄의 창작 목적: 과학 낙관주의에 대한 비판(+메시아에 대한 경고)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음. 두 작품이 둘 다 20세기 중반에 창작되었단 걸 감안하면, 그 목적과 주제가 서로 명확히 갈린다는 것을 알 수 있음. 반지의 제왕은 과거의 신화들을 참고하여 또다른 신화를 만들어낸다는 그 당시로서도 지극히 전통적이고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목적을 지닌 반면, 듄은 과학의 발전이 급격히 진행되는 시대 상황 속에서 그것이 간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다는 그 당시로서는 꽤나 참신한 목적을 지니고 있음

이러한 창작 목적의 차이는 곧 작품 간 특징의 차이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음. 즉 반지의 제왕은 신화의 웅장함과 경외감을 특징으로 지니고 있는 반면, 듄은 재앙이 될 메시아라는 참신한 소재를 특징으로 지니고 있음

따라서 작품의 웅장함(흔히 말하는 뽕맛)은 반지의 제왕이, 캐릭터의 매력은 듄이 더 뛰어날 수 밖에 없음. 웅장함은 신화의 그것을 이길 것이 없고, 캐릭터의 매력은 참신함을 이길 것이 없으니까.

결론적으로, 두 작품 모두 다른 의미로 좋은 작품들이고 모두 가치있는 작품들이니, 괜히 서로 긁어대면서까지 싸우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