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장비와 케이블, 각종 악세서리를 교체한 뒤 '소리가 변했다' 라고 느낄 때에는

기준이 되는 소리 (아무런 변화가 없는 Stock 상태)와

차이가 만들어낸 소리(장비나 케이블을 교체한 상태)를 비교하게 되는데

그 두 개의 소리 차이를 '제대로' 구분하는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청취한 음원의 순간 기억력이 400ms정도라는 것도 큰 골칫덩이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귀' 그 자체다


정확히 말하면 귀와 뇌라고 할 수 있지

왜냐면 인간은 '음질 평가' 라는 분야에서는 생리학적, 심리학적으로 불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

귀는 방향감, 공간감 등을 인지하는 데에는 아주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지만, 반대로 음질 분간에는 최악의 성능을 보인다 


뇌는 눈 앞에 있는 현상을 종합하고, 다른 감각과 연관시켜 청각의 능력을 훨씬 증폭하지만


그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통제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청각 이외의 감각을 음질 평가에 포함시킨다


그 두 개의 기관은 음질을 파악하는데에 방해가 되는, 다양한 변수들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비교라는 행위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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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을 들을 때, 이어폰 착용에 이상이 생겨서 실시간으로 이어폰이 귀에서 빠지는듯한 느낌을 받아본 사람들이 많을거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발생하면, 소리가 크게 변하는 것도 느꼈을거다

이게 이어폰의 가장 큰 문제점인 삽입 깊이와 밀폐도 문제인데

우리의 귀 구조와 아주 큰 관련이 있다

갤럼들이 잘 알고있다시피 우리의 귀는 특정 주파수를 증폭시키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이 과정은 아주 예민해서 조금만 차이가 나도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게 된다

삽입 깊이는 외이도 내부에서 공진점을 바꾸게 되어 고음부의 FR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고

밀폐도는 저음 대역폭의 Q값을 변화시켜서 저음부 (특히 극저음)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우리가 제대로 착용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이건 계속해서 변할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인데

기본적인 Stock 상태에서 사용하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우리는 그런 변화를 자연스럽게 여기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지만

다른 한 요소가 바뀐 상태에서 그런 변화를 인지하게 되면?

우리는 그 변화를 우리가 바꾼 케이블, 장비 등이 만들어냈다고 착각하게 되어버린다

케이블과 장비를 교체하기 전, 후에 착용을 완전히 똑같이 하는게 가능한 일일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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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51 에어팟 측정치다


오픈형 이어폰의 특성상 제대로 밀폐되기가 어려우니, 심각한 수준의 저음 편차가 일어나는건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고음 부분에서도 각종 공진점 변화로 인한 복합적인 변화가 생겨난다


저 FR 변화가 오직 착용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DAC, 앰프가 일으키는 차이보다 훨씬 막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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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크리나클이 Z1R 삽입 깊이를 변화시켜가며 측정한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크리나클은 이 그래프를 '삽입 깊이 (및 불일치)가 데이터베이스의 안정성을 완전히 손상 시킬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했지만


실제로 우리 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착용 깊이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서 6Khz에 강력한 스파이크가 생길수도 있고, 그 윗대역의 주파수에서도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평소라면 그냥 넘어갔을지 몰라도, 장비 비청에서 저런 변화가 발생하면 그게 장비가 일으킨 변화라고 아주 큰 착각을 하게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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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터에서 깊이를 조절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임피던스의 공진점이 변화한다


0.3cm의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지만, 외이도라는 좁은 공간에서는 그 차이가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여기까지 설명했는데 이해가 안되는 똘게이들은 이어폰에 음악 틀어놓고 이어폰 삽입 각도, 깊이 등을 미세하게 바꿔가면서 차이를 들어봐라


뭔 말인지 바로 감이 올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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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은 외이도에 삽입하지 않으니 그런 문제에서 안전할거라고 생각하지만 

얘도 결국 귀에 가까이 있는건 매한가지라 착용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착용 위치와 패드 눌림 ( 드라이버와 외이도의 거리 )에 따라서 주요한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어폰보다 큰 비선형성을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의식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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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게 위치를 바꿔가며 측정한 바술 흐드륙의 착용 편차 그래프다


저음 부분에서는 다행히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보여지지만


안타깝게도 고음 영역에서는 차이가 발생한다


귀가 반쯤 고장난 틀딱이라면 저런 편차쯤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지만, 이헤갤 황금귀들은 저런 차이도 예리하게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라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비청이라면 그게 애꿎은 장비 차이, 케이블 차이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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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위에 걸치는 온이어 헤드폰 비츠 솔로 3의 측정치다


말 안해도 알겠지?


밀폐도의 변화로 저음도 심각한 수준으로 차이나고, 고음부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싸구려 장비로 비청하는 미치광이는 없겠지만, 헤드폰 착용 편차를 설명하기에는 아주 좋은 예시로 보인다


위와 같은 예시로 초고음역대가 변하거나, 저음이 살짝 빠지기만 해도

너의 뇌에서는 그것이 케이블, 장비의 변화라고 충분히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의 착각, 환상에 아주 큰 돈을 쓰게 될수도 있겠지

그러면 마지막으로 스피커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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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그냥 존재자체가 문제다

모두가 알다시피 인간은 공간감을 느끼기 위해서 진화해왔다

모든 방향에서 오는 소리를 느낄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는 소리지

그 말은 뭘 뜻하는걸까?

우리는 발음체와 연관된 각도와 위치에 아주 큰 영향을 받는다는거다

우리는 모든 공간에서의 각도별 FR을 수시로 저장해놓고, 데이터베이스를 형성해서 뇌의 보정과 함께 소리를 인식하게 된다

이게 일반적인 일상생활에서는 아주 유용하게 쓰이겠지만

스피커와 만나면 아주 큰 문제점이 되어버린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외이도로 입사되는 HRTF 응답이 바뀌고

수음되는 반사음과 직접음이 바뀌고

1000Hz 이상의 주파수 음압이 변하기 때문에 밸런스도 변하고 음상도 달라지고

우리가 듣는 실청감상의 소리가 엉망이 되어버린다

심지어 우리는 귀가 두 개, 스테레오 시스템이라면 스피커도 두 개이기 때문에

우리의 머리 위치에 변화가 생기면

Front Left -> 왼쪽 귀 응답 변화, 오른쪽 귀 응답 변화
Front Right -> 오른쪽 귀 응답 변화, 왼쪽 귀 응답 변화

이렇게 4개의 HRTF, 누화, ITD, ILD, 반사음 응답이 동시에 변하게 되는데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장비가 만들어내는 차이 이상의 변화가 생성되어버려서

결국 우리는 제대로 된 비교를 하지 못하게 되어버린다는 거다

이헤폰은 머리에 구애받지 않기라도 하지

스피커는 머리 위치와 각도에 따라서 소리가 변하니, 이거 원

스피커 업자들이 돈을 벌기 쉬운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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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자리를 바꾸거나, 머리 위치를 높이거나, 좌우로 크게 움직일경우


청취 위치의 변화로 인해 룸모드와 LPIR까지 변화해버리고 만다


이런 경우에는 아예 비청이라는 개념이 무색하게, 공간의 영향까지 겹쳐져 장비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변화가 생겨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스피커로 비청할때는 머리의 위치를 확실하게 고정시켜놓고 청취하는걸 추천한다


스피커, 장비 스위칭해줄 비밀친구는 따로 구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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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소리에 한해서는, 인간은 쉽게 착각하는 동물이므로 주의하도록 하자

        

환경이 만들어낸 소리 차이가 장비의 차이보다 더 커질수도 있다


비청할때는 최대한 변수를 줄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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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투리슨 딥피크 3dB 14렙인 내 귀 기준으로 3밴드 0.3dB 구분이 가능하고, 볼륨 매칭을 했을 때 각 장비간의 음압 차이를 0.5dB까지 뽑을 수 있는데


훈련된 인간이 아닌 좆반인, 혹은 자칭 황금귀들이 볼륨 매칭을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


비청 똥글 싸는건 별로 상관 안하는데, 정말 신빙성을 가지고 있는 리뷰를 쓰고 싶다면 마이크든 전압계든 장비를 써서 볼륨을 0.1dB 단위로 맞춰줘라


미세하게 한쪽의 음압이 높은 경우에, 니 뇌는 무의식적으로 그 변화를 인지해서 긍정적인 인상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런 사소한 실수로 인해 큰 지출을 하게 되는건 스스로에게도 큰 손해겠지


브랜드, 소문, 디자인, 생상, 촉감, 무게 등등 개인의 취향에 구애받는 청각 외의 감각, 뇌내 관념이 미치는 영향은 제외했다


물론 그쪽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는건 알아두는게 좋다


오디오와 음향은 아주 복잡하고 예민한 분야이므로, 사소한 차이에도 큰 오류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