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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헤드셋 새로 샀냐?"


"헤드폰 말야? 응. 새로 샀지."


"비싸 보인다~ 어디거야?"


"Beyerdynamic."


"그게 뭐야? 헤드셋은 뱅올이지 임마~"


음향공학의 음 자도 모르는 녀석과는 대화하고 싶지 않다.


비싸 보인다는 덕담도 듣고 싶지 않다.


헤드폰을 쓰고 있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음악, 그리고 나에게 집중하게 된다. 다른 모든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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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평소 애용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헤드폰에 대한 짤막한 리뷰를 작성한다.


"제가 최근 베이어다이나믹 社에서 고가의 헤드폰을 구입했습니다만,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군요."


"10k 이상의 주파수에서 급격한 감쇠를 보이는 타사의 제품과는 달리 고주파수 영역에서도 정확한 사운드를 유지하는 이 제품은..."


"특히나 클래식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감히 추천드리고 싶군요. 명기입니다. 현장의 배음까지도 클리어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오래간의 무리한 음감생활로 그의 가청주파수는 기껏해야 12,000Hz 정도가 한계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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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 그는 소리에 적응하고 어딘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깨닫는다.


여러 악기들이 내는 소리를 현장감 있게 재현할 뿐만 아니라 악기 특유의 배음까지도 재현해주는 명기임에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딘가 탐탁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는 며칠 전 구매해뒀던 '그 스티커'를 꺼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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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할 곡은 평소 즐겨 듣는 새뮤얼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외국 사이트에서 10유로를 주고 구매한 24비트 FLAC 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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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 베이스 모두 평소와는 다르다.


어딘가 미묘하게 아쉬웠던 부분을 이제는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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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건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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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앗, 아아아...'


순간 몰려오는 감동의 물결에 그는 몸서리치고 만다.


지금까지 듣던 것은 음악이 아니었다는 후회와 지금부터는 '진짜 음악'을 듣고 있다는 생각에 감동의 전율은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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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오른쪽 눈에 눈물이 맺힌다. 계속해서 맺히는 눈물은 그 크기를 버티지 못하고 입술까지 흘러내린다.


최근 자신의 소비 중 가장 만족스러운 소비가 될 거라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소리였다.


대체 이 작은 스티커가 어떻게 이토록 큰 소리의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작은 호기심을 품지만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황홀한 만족스러움과 함께 일상의 피로감이 해소되었다.


그는 지금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