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도니 뭐니 따지는 게 의미가 없지.

너네는 영화보는데 FHD 70인치 TV로 보겠냐,

아니면 4K가 아니라 8K라도,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으로 보겠냐.


해상도가 높다 낮다, 음색이 어떻다 하는 건

동급 사이즈끼리에서나 비교 가능한 얘기다.


규모로 인해 생기는 결코 넘어설 수 없는 체험의 간극이라는 게 있는 거다.

음악은, 현장에서 느낄 수 없다면, 스피커로 듣는게 기본이다.


충분한 음량으로 울려서 음압이 내 피부를 진동시키고

내 눈 앞으로 큼지막하고 또렷한 음상이 맺히고

소리들이 풍성하게 주위를 감싸는 걸 느끼는 게 음악감상이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스피커 시스템이고.


귀 안에서, 머리 주변에서 맴도는 소리를 듣는 건

아무리 좋게 봐줘도 온전한 음악감상이라고 하기 힘들지.


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의 한계로,

출퇴근 시간이 워낙 길다보니,

아웃도어용 헤드폰을 이래저래 수십개를 사모았고,

나름 헤드폰 폐인이라면 폐인이라 할 수 있지만


주말에 집에서는 절대 머리에 헤드폰을 쓰거나 귀에 이어폰 꼽지 않는다.

그 소리가 스피커로 듣는 소리보다 설령 귀기울여 들으면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해 줄지 몰라도

그렇게 듣는 건 제대로 음악을 듣는게 아니기 때문에.


물론 어느정도 환경이 갖춰져야 가능한 얘기지만,

꼴랑 책상에 소형 북셀프 스피커 두개 갖다 놓고 그 앞에 앉아 들을 바에야

쓸만한 헤드폰으로 듣는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쓰잘데기 없이 수백만원짤 헤드폰, DAC, 헤드폰 앰프들 줄줄이 사모으고 으스대느니

작은 방이라도 하나 세팅 갖춰서 오디오룸 만들고 음악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