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안녕 탈붕이들!


다른 겜겔에 올린 글인데 여기 애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아서 가져와 봤어


AK 시리즈에 관한 글인데


솔직히 구체적인 작동 방식이나 세세한 디테일들은 별 관심도 없을 테니, 총기별 큰 차이점들만 차근차근 짚어보자고!





AK-47 Type 1


일단 이게 처음 의도했던 '제대로 된' AK-47이야. 칼라시니코프가 만든(Калашникова) 47년식 자동소총(Автомат)이라서 AK-47이란 이름이 붙었지.


철판을 쾅 눌러서 찍어내는 - 프레스 가공 - 방식으로 총몸을 만들었는데, 문제는 당시 기술력이 떨어져서 이걸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거야.


프레스 가공이라는게 만들기 쉽고 빠르지만, 얇은 철판을 힘으로 찍어 눌러서 변형시키다 보니까 내구성도 약하고 재료의 탄성 때문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등의 문제가 생기거든.


당시에는 이걸 극복하지 못했고,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AK를 생산하게 돼.





AK-47 Type 2


이게 통쇠를 깎아내는 - 절삭 가공 - 방식으로 만든 AK-47이야.


얇은 철판을 눌러서 만드는 프레스 가공과 달리 통쇠를 깎아내서 만들다 보니까 무게가 무거워졌고, 이를 막기 위해서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등(lightening cut)의 개량을 했지.


하지만 당시에는 프레스 방식의 AK-47 (Type 1) 생산라인이 아직 돌아가고 있어서, 부품의 낭비를 막기 위해 두 총기에서 부품을 어느 정도 혼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





AK-47 Type 3



그리고 AK를 계속 써보면서 깨달은 점들을 반영해서 최종형 AK-47 (Type 3)을 만들게 되는데, Type 1과 Type 2가 제조방식 이외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면, Type 3는 Type 2에서 수많은 부분들을 개량하게 되지.


멜빵 고리의 위치 변경, 개머리판 연결부 변경, 목제 부품의 재질 변경, 조정간 디자인 변경, 먼지덮개 경량화 및 강화, 가스 피스톤 디자인 변경, 탄창에 강화용 갈빗대 추가, 가늠쇠 구멍 디자인 변경 등등을 하게 되는데


이게 사실상 우리가 아는 AK-47의 최종판이라고 보면 돼. 절삭 가공의 한계는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무게를 많이 줄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강도 및 편의성은 증가하게 되었지.






AKM


그리고 후에 프레스 가공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련에선 다시 AK를 프레스 가공 방식으로 만들게 되는데, 그게 바로 AKM이야. 여기서의 M은 модернизированный의 M으로서, Modernized, 즉 현대화된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이라고 이해하면 돼.


왜 원래 만들던 절삭가공식 AK-47 (Type 3)을 냅두고 AKM을 또 만들었냐고? 일단 절삭가공은 수고가 엄청 많이 들거든, 그야 쇳덩어리를 쾅쾅 찍어서 모양을 만들어내는 거랑 일일히 깎아내는거랑 수고가 같을 리가 있나. 게다가 통쇠를 깎아내다 보니 무게도 더 무거워지고 낭비하는 재료도 많지.



겉보기에는 똑같지만 속은 이런 느낌으로 차이가 난다는 소리야. 들어가는 재료는 물론 저거 들고 돌아다녀야 한다 생각하면 비명이 나오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스 가공을 채택하지 못했던 이유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멀쩡한 철판을 힘으로 찍어눌러서 모양을 변형시키다 보니 재료가 다시 원래 모양대로 돌아가려는(warping problem) 등의 문제가 있었거든.

안 그래도 부하가 심하고 험하게 굴리게 되는게 총기인데 이게 또 지 멋대로 뒤틀린다고 생각해봐, 나라면 무서워서 쏘지도 못하겠다.


하여튼 이 문제가 1950년도 중반에 해결되고 나니 그제서야 다시 원래 의도대로 프레스 가공으로 AK를 만들게 되었는데, 단순히 제작방식만 바꾼게 아니라 그에 맞춰서 수많은 개량을 한게 AKM이란 말이야. 뒤의 M은 괜히 붙은게 아니란 말이지.


그 개량점으로는 일단 가장 크게는 당연하게도 제작방식의 차이인데, 덕분에 생산 코스트 및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개선된 것은 물론 무게도 크게 줄어들었어.

제작 방식에 맞게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강도를 늘릴 개량도 여럿 진행하였고, 그동안 아무 생각이 없었을 리도 없으니 명중률 및 조작성에 관해서도 꽤나 손을 댔지.



세세한 디테일은 됐고, 굵직굵직한 차이만 짚어보자고.



위 - AKM, 아래 - AK-47



일단 첫째로는 개머리판을 봐봐. 분명 똑같이 놨는데, AK-47의 개머리판이 좀 더 아래쪽으로 꺾여져 있지?


이건 고전적인 장총식 디자인과 자동소총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단 옛날 장총의 사격 자세를 보자고.




주목해야 할건 두 가지야, 가늠쇠-가늠자의 위치와 견착을 하는 사수의 시점.


가늠쇠와 가늠자는 총신의 바로 위에 올려져 있고, 사수는 거기에 눈을 맞춰야 하지.

그런데 눈이 어디 얼굴 아래에 달린건 아니잖아? 저기에 얼굴을 가져다 대려면 개머리판은 그만큼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고.

겸사겸사 개머리판에 뺨따구도 올려놓고 말이야.


단발식 장총에선 이게 괜찮은 디자인이었어, 그런데 저 디자인으로 자동소총을 만들고 보니 문제가 생긴거야.


2008년작 람보에 출연한 56식 자동소총


문제가 뭔지 딱 보이지? 개머리판은 아래에서 미는데, 총의 반동은 위로 온다고. 저대로 쏘면 바로 총구 양등 현상이 일어나는거야, 연사로 놓고 땡기면 총구가 하늘을 보는 거지.


고전적인 장총에서는 저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어, 일단 총 자체가 긴 덕분에 저 효과가 크게 일어나지도 않았고, 애초에 한발 쏘고 노리쇠를 땡겨야 했다 보니 총구가 위로 튀어도 별 문제가 없었던 거야.


그런데 자동소총은? 연사로 따다당 쏘는데 총이 위로 들리면 큰일나지.

그래서 저 차이를 줄여보고자 아래로 꺾여져 있던 개머리판을 위로 올린거야, 조준이 좀 불편해지더라도 총을 잘 제어할 수 있으면 남는 장사라는 거지.




그리고 두번째로는 총구를 봐봐. AK-47은 그냥 뭉툭한데, AK-47은 위쪽으로 경사가 져있지? 흔히 경사형 소염기라고 말하는 물건인데, 정확히는 소염(消焰, Flash hiding) 효과보다는 반동 제어(Compensating)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야.


앞 - AKM, 뒤 - AK-47


저 경사진 물건이 어떻게 반동을 잡을 수 있냐고? 간단하게 생각해봐, 애초에 총알을 밀어내는게 화약이 터지면서 뿜어내는 가스거든.

그 가스가 총알을 밀어낼 수 있다면 당연히 총도 밀어낼 수 있겠지?


그 생각으로 만든게 가스 작동식 자동소총이고, 가스가 총알을 밀어내고 노리쇠를 후퇴시키는데 그러고도 남아서 총구로 뿜어지는걸 위쪽으로 좀 뿜어서 총구를 덜 들리게 해보겠다 만든게 이 경사형 소염기야.


총구가 정직하게 위쪽으로만 들리는게 아니라 정확히는 우상방으로 들리다 보니까, 그거에 맞춰서 소염기도 우상방으로 경사지게 만드는 센스는 덤이고.



뭐 그 이외에도 핸드가드의 돌기 추가 및 손잡이 재질 변경, 가늠자 가늠쇠 디자인 변경, 갈빗대 추가 등의 여러 변경점이 있는데

사실 크게 중요한건 아니고 모든 변경점들이 AK-47에서 AKM으로 한 번에 넘어간 것도 아니니 걍 넘어가자고



아무튼 이렇게 해서 원래 프레스 방식으로 만들려고 했던 AK-47을 최종적으로 제대로 구현한게 AKM이야.

단순히 프레스 가공을 적용하는 것을 넘어서 그동안 AK-47을 만들면서 쌓인 노하우를 적용한 완전체라고 볼 수 있지.


성능도 개량됐고 단가도 싸졌으며 만들기도 쉬워졌으니 이걸 안 쓸 이유가 없겠지?

그래서 실제로 우리가 AK-47이라고 듣던 소총들의 대부분은 AKM이야. 1959년에 AKM이 나온 이후로 소련에선 더이상 AK-47을 만들 이유가 없어졌다고.




그런데 AKM은 또 여기서 끝이 아니야. 각종 파생형에 따라 또 뒤에 뭐가 붙거든.



AKS-47과 AKMS





앞에서 AKS-47을 설명할 기회를 놓쳤는데, 지금 묶어서 설명할게.


접이식 스톡 버전은 공수부대를 위해 개발된 파생형인데, 여기서 붙는 S는 Skladnoy(складной), 즉 접이식(folding)의 약자야.

즉,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접이식 개머리판을 가진' AKM(AK-47)이라고 생각하면 되는거지.


차이점이라면 본체, 개머리판의 각도, 그리고 AKM은 양쪽 팔이 다 잠기지만 AKS-47은 한쪽만 잠긴다는 정도야.

특이한 점은, 옆으로 접히는게 아니라 저대로 아래로 쭉 내려가서 탄창을 통과해서 아래에 붙는다더라. 위로 접히는 스콜피온과 반대라고 생각하면 되겠네.





AKML과 AKMN



둘 다 총몸 왼편에 레일 마운트가 달린 버전인데, 달려오는 스코프와 사이드 레일 마운트 정도가 달라.

도브테일 마운트라 규격은 같지만 AKML의 마운트가 AKMN보다 좀 더 무겁고 크지.


AKMN(АКМН)의 N은 야간(ночной)이란 뜻인데, AKML(АКМЛ)의 L은 딱히 이렇다 할 얘기가 없더라.

디자이너의 이름(Лаврина)이란 말도 있고, 프로젝트의 명칭(Лавр/Лен)이란 말도 있던데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이외에는 이게 애초에 야간전용으로 만든 물건이다 보니 AKML 소염기가 붙어 나오는데,

반동 제어를 위한 기존 경사형 소염기와는 달리 정말로 야간전에서의 총구화염 억제를 위해 만든 물건이야.

SVD의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AKML 전용으로 디자인한거라 조금 달라.


또한 얘들도 마찬가지로 S(складной) 버전이 있어서 접이식 개머리판을 가진 물건이 있지.

그런데 영어권에선 AKMSN을 소개하고, 러시아권에선 AKMSL만 있고 AKMSN은 없다 하던데 이것도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네, 박물관에 가서 설명을 들어야 하든지 원...



여기에 추가로 기계식 조준기에 방사성 발광물질을 사용한 AKMP가 있는데,


아래가 가늠자, 위에가 가늠쇠



이놈은 단독으로도 쓰이지만 다른 놈에 붙어서 AKMLP, AKMSP 등으로 변신할 때도 있다더라.

방사성이라고 해도 크게 문제될만한 그런건 아니고, 요즘에도 나오는 트리튬 조준기의 소련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됨.



물론 AKN이라고 야간전용 AK-47도 있었음.

영문 위키에는 AKSN 언급이 있던데, 러시아에선 접이식 개머리판에 사이드 마운트 레일이 달린 AK-47은 없다고 하더라.






아무튼 글이 길어져서 일단 AK-47/AKM만 다루고 끝낼게, AK-74와 그 이후 AK 시리즈에 대해선 나중에 얘기하겟음ㅎ ㅂ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