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 잘 적응을 못했다. 친구 관계, 공부, 기숙사 생활 모든게 다.

중3때 특목고 자사고 이런 바람이 불어서 왠지 나도 그런데 들어가야만 할 거 같았고,

사실 공부 뛰어나게 잘하진 못하는데 운 좋게 턱걸이로 들어간 학교.


성적은 꼴찌, 친구들이랑 사이도 안 좋고, 야자때 맨날 울기만 함. 집에서는 공부하기 싫어서 그런거냐고 화만 냈음.

자퇴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고등학교는 졸업하라고 해서 집근처 학교로 전학해서 꾸역꾸역 졸업.

그래도 인문계고 대학은 가라고 했고 나도 공부는 못 하는 건 아니어서 4년제 대학 감.


대학교 타지로 가서 전원 기숙사에 똥군기 여자들 파벌 못 견디고 인간 혐오 걸린 채 자퇴하고 집에만 쳐 박혀 있다가

집에만 있으니 나 보고 빨리 나가 죽어라는 가족들 꼴보기 싫고,

돈은 벌어야겠다 싶어서 무작정 상경해서 월셋방에 혼자 살면서 알바도 해 보고 옷 장사도 해 보고 물류 택배도 해 봤는데

이래저래 마음에 상처만 입고, 사람만 더 싫어지고, 돈도 많이 못 모으고 다시 집으로 들어옴.


일도 안 하고

밥먹고 잠만 자고 운동도 안 하고

눈 뜨면 밤낮 바뀐채 온갖 커뮤, 인터넷 뉴스, TV 이런 하등 쓸모없는 것들에 빠져 살았다.

돈도 코인 하느라 많이 잃음 ㅅㅂ


어제 정말 오랜만에 집 밖에 나가서 볼일도 보고 필요한거 사는데

내 또래 사람들이 은행에서, 안경점에서, 병원에서 밝은 표정으로 일하는 걸 보고

뭔가 나도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와서 쇼핑몰 앞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는데

살은 살대로 찌고, 피부도 푸석푸석하고, 인상도 찡그리고, 없어보이는 행색에 (실제로 돈 없음)

계속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뭐 부터 해야할까. 일단 운동하고 살 부터 빼야겠지?

가족들은 내게 학교 다닐 때 공부는 곧 잘 했으니 공무원 시험이라도 쳐라고 한다.

가족들도 공무원이 몇명 있긴한데 힘들어보이긴 하는데.

뭔가 내 나이때 이렇게 놀기만 하는건 비정상이고 직장 다니면서 힘든게 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돌릴 수 있으면 가족들끼리 사이 좋고, 그냥 집 가까운 학교에서 마음 편하게 공부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집 근처 대학 진학해서, 열심히 노력해서 은행이나 새마을금고나 지역농협 같은데 지원해볼 껄 이란 후회가 들었다.

요즘 NCS나 자기소개서 이런것도 블라인드라고 학벌이랑 나이도 안 본다며.

대학 좆같아도 4년동안 학교 버티고 졸업하고 정상적으로 취준할걸 괜히 못 참아서 뛰쳐나온 내가 바보같았다.


근데 그때는 불안하고 우울했고 인간들이 너무 싫고 그만 살고 싶었고 진짜 심각했고 자살 시도도 했었으니 나름 진지했음.

지금 후회되고 부끄러워도 지나간거 어쩔 수 없으니.


고등학교 때도 실력은 안 되는데 눈만 높아서,

대학때도 가족들 멀어지고 싶어서 기숙사 학교 갔다가,

자퇴하고도 가족들 꼴보기 싫다고 인연 끊고 싶어서 서울가서 개고생 했던게 너무 후회가 된다.


아무튼 7년 히키 생활한 나는 바보임.

그런데 지금처럼 지내면 더 바보다.

내 또래들이 성취한 만큼을 월급이든 일자리의 질이든 한번에 따라잡을 수는 없겠지만

늦었지만 어서 계획을 세워서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야할 거 같다.

나도 내가 병신같고 찐따고 한심하지만

지금처럼만 계속 살면 인생이 더 비참해질거같음.


인간들 싫어하는 건 가면 쓰고 살아가면 어느정도는 괜찮아 지겠지?

걱정이 되지만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