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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방대를 나왔다
토익은 700

가진건 쥐뿔 없엇는데 꼴에 중소기업은 가기 싫더라구?
그래서 1년넘게 알바 하면서 취준을 했다
처음 6개월은 버틸만 했다

1년이 넘어갈 시점엔 멘탈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꼭 가고싶었던 회사에서 3번째 면탈했던 날은 29층 아파트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그런데 참았다
우리 엄마가 응원해줘서
다독여줘서 믿어줘서 함께해줘서
나는 버틸 수 있었다
우리 엄마 최고

결국, 어중간한 대기업에 취업하긴 했다
근데 거지같았다
사람도 거지같고 월급은 더 거지같았다

나는 돈이 필요했다
우리 엄마 약값이 필요해서

우리엄마는 암이 5번 이상 재발하면서 보험적용되는 항암제는 더이상 쓸수가 없었다
신약을 써야하는데, 3주에 한번 맞는 약값만 300만원 가까이 했다

난 빚을 내서라도 우리엄마 약값을 내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직준비를 했다

다행히 삼성에서 면접을 보러 오란다
근데 면접일이 우리엄마 항암 약 맞는 날이랑 겹친다
다행이다 싶었다
내가 부산에서 서울까지 엄마 데려다주고 면접에 가면 되니까

근데 운전해서 올라가다 큰일이 낫다
면접보는데 필요한 신분증을 놔두고 왓다
짜증이 났다 열받았다 나 자신한테
근데 짜증은 안냈다 우리 엄마가 걱정할까봐
애써 침착한 척 괜찮은 척 대꾸했다

병원 입원 수속하고 부랴부랴 사진을 찍었다
임시신분증 발급 받은걸 들고 면접보러 갔다
다행히 안늦었다
어떻게 봤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보고 내려왔다

한달이 지나고 크리스마스 이브날이다
일하다 문자가 한통 왔다
삼성에 붙었단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운이 좋은사람이 아닌데,
우리엄마 행운까지 몽땅 끌어다 쓴 기분이 든다
그런데, 우리 엄마는 좋아하신다
동네방네 전화하시며 아들 자랑을 하신다....

얼마안가 입사를 했다

입사 후, 일주일이 지나고 엄마는 돌아가셨다

그래도 우리엄마 아들래미가 좋은회사 들어가는거 보고 가신게 다행이라 생각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자꾸만 아쉽다
좋은데 데려다주고 싶고
좋은거 사주고 싶고
같이 행복하고 싶었는데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았다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슬프다

그래도 우리 엄마 생각하면서 나는 힘을 낸다
엄마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