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애들아. 게시글들 보니 나이 몇에 아직도 백수라서 걱정이 많은 애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까움에 안쓰던 글이나 써볼란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


난 28살에 대학 졸업하고 갑자기 방황을 시작해서 31살 8월까지 정신못차리고 


PC방만 죽어라 다니던 엠생 백수였다.


부모님의 등골을 미친듯이 빨아먹는 기생충같은 개 패륜아였지.


중간에 서류합되는 곳이 몇 곳 있긴 했다만, 면접보는 게 두려워서 안가고 그냥 게임이나 하면서 안주하고 있었어.


새벽 5시에 PC방 가서, 오후 5시까지 겜만 주구장창하는 진짜 엠생중에 엠생이었다.


부모님은 내가 밖에서 죽어라 공부하는 줄 알고 계셨지. 그렇게 거짓말했으니깐.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월 용돈 + 기타 부대비용을 타먹으며 진짜 ㅄ같은 인생을 허비했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 인해, 내가 죽어라 PC방을 들락날락하던 것이 드러나게 되었고,


그 일로 부모님은 큰 충격에 빠지셔서, 한동안 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하셨지.


그 모습을 본 후, 가해자는 나인데 내가 충격을 먹어서 일단 제일 만만한 한국사 1급을 8월 한달 공부해서 땄고,


9~10월 두 달 공부해서 토익 스피킹 레벨6을 따냈어.


공부에 대한 결과가 그래도 나의 낮아진 자존감에 비해선 만족스러운 편이었는지, 조금씩 자신감이 붙더라.


PC방만 다닐때는 밖에 있는 건 너무 싫었고, 게임에만 몰두하는 것이 인생의 낙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밖에 있는 사람들은


표정이 다들 밝아보였어. 나도 그들 무리에 끼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게 되었고, 처음으로 취업할 생각을 가지고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어. 그게 아마 11월 중순이었을 거야. 토스와 이력서 넣는 시기의 사이 시간에는 아마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무한 수정때문에


지원을 안했던 것 같다.


아무튼, 이력서를 일단 10곳정도 넣었는데, 대기업은 바라지도 않았고 중견, 중소로 넣었지. 계열은 공학-반도체/디스플레이 회로 설계 및 제품 제작.


하지만 나름대로 이력서 지원한 곳들에 대한 정보를 먼저 알아보았어. 재무제표나 복지, 연봉 수준, 기업 리뷰, 면접 리뷰 등 요즘 잘 정리되어 있는 곳 많잖아.


난 많이 도움되드라.


제일 중점적으로 본 건 아무래도 역시 면접 상황이었어. 자신감이 조금 붙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다대다 면접을 보는 곳은 여전히 피하고 싶어서


그런 곳은 지원 조차 하지 않았어.


운 좋게, 지원한 10곳 중 6곳에서 연락이 오드라. 면접보러 오라고.


일단 다 가봤는데, 역시나.... 나이 공격 엄청 하더라...


그래서 그냥 사실대로 얘기했어. 두려웠다고. 하지만 이제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 접어들었고, 또 다른 나를 찾기위해 지원했다고.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출발했으니, 남들이 걸을땐 뛸거고, 뛸 때는 날아갈거라는 헛소리를 했지.


그 말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면접 본 데에서 전부 합격 연락이 오더라.


그래서 행복한 선택의 시간을 거쳐 한 군데 골라서 갔어. 


근데 거기는 당장 올 필요는 없고 1월부터 오라고 하더라. 그래서 1월에 입사를 했지.


입사하니까, 신입 교육이 있어서 인사담당자랑 일대일 면담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물어봤어. 나 왜 합격시켜줬냐고.


대답은 예상대로더라. 내가 솔직하게 얘기한 것에 면접관 전부가 감명깊었다고...


요즘은 어느정도 면접 답변에 대한 매뉴얼이 있어서 지원자들이 거의가 비슷하게 대답을 하는데,


나는 그런게 전혀없었대. 정말 솔직함과 절실함이 묻어나왔고, 거기서 신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너희도 어딜가든 솔직하게 대응해보는 게 어떨까 싶어. 아무리 휘황찬란한 언변 구사가 있더라도,


진실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 만큼의 효과에 미치지는 못할 것 같아.


아무튼, 입사하고나서 3개월정도 기초적인 것 배웠는데, 그 3개월동안은 정말 미친듯이 공부했던 것 같아.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바로 프로젝트 하나를 나한테 던져주더라. 그것도 회사 주력 상품과 관련된 것을...


뭐 물론, 나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여기저기서 도움 많이 받으면서 시행착오도 겪고 그랬지.


처음 프로젝트 받았을 때는, 순간적으로 또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직도 정신 못차렸던 거지.


그걸 안 순간, 정말 나 자신에게 화가 미칠듯이 나더라. 그래서 화가 나는 만큼, 더 미친듯이 일을 했어.


그래서 그런가... 그게 결과물로 나오고, 매출로 바로 이어지더라. 근데 또, 운이 좋아서 최종 거래처가 


많은 물량을 계약해줬어. 그 후로, 자신감이 엄청 올랐고, 그 때부터는 다른 프로젝트 있으면 또 달라고 했어.


근데 막상 받으면, 또 뭔가 조금 다른 건 알겠는데 모르겠더라. 


그래서 또 미친듯이 질문하고 업무에 적용시켜 갔지. 


내가 다니던 회사는 무조건 칼퇴 보장이라, 일정에 영향만 없으면 신입들도 상사 눈치안보고 칼퇴하는 분위기였어.


난 그래도 그 시절엔 밤 10시~ 11시 까지 했던 것 같아.  (연장근로수당 은근히 꿀이더라...)


하루는 인사팀에서 호출하더라. 신입인데 이렇게 야근하면 안된다고. 다들 걱정한다고. 퇴사하려는 건 아닌지 묻더라 ㅋㅋ


아무튼 그러면서 내가 습득력이 원래 좀 느린편인데, 야근의 덕택인지 습득 속도가 빨라져서, 어느새부터인가 내가 대리한테 뭘 알려주고 있더라.


아무튼 그렇게 회사 다니다가, 2년차 때 고과 문서가 게시판에 붙었길래 그냥 봤는데, 내 이름이 있더라. 승진, 대리....


어안이 벙벙해져서 인사팀에 문의했지. 이름 잘못 넣은 것 같다. 나 이제 입사한지 1년 조금 넘었는데 다시 확인해달라고 했지. 근데 맞대.


내가 교육받을땐 신입-대리-과장은 3년 터울로 승진하는 것으로 배웠어.


그래서 넋이 나가서 멍때리고 있는데, 인사팀에서 호출하더라. 연봉협상해야된대. 얼마 받고 싶냐는 거야. 그래서 그냥 적당히 받고 싶다고 하고 나왔어.


호구새끼인 거 아는데, 그냥 그 당시에는 정말 아무 생각이 안나서 그냥 그렇게 끝났어. 나중에 연봉 계산해보니 생각보다 많이 올려줬더라 ㅎ


이젠 33살인 2년차 한복판인 때야. 


갑자기 내 사수였던 과장이 퇴사한다고 하네. 근데 그 과장이 되게 에이스였어서 혼자 다 처리하고 그런 사람이었거든. 난 그 사람 업무보면 그냥 엥?


하면서 바보 모드로 빙의할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어. 근데 퇴사한다는 데 어떡해. 인수인계 받아야지. 받으면서 한달 지나니까 퇴사하더라.


난 여전히 엥? 하고 있고 ㅋㅋ


그래서 그 과장이 하던 업무는 내가 전담하게 됐어. 멘탈이 깨질 것 같더라. 하나도 모르는데, 내가 해야돼. 이게 맞나 싶은거야.


모르면 어떡해야돼. 또 미친듯이 야근하기 시작했어. 그 당시 행복 워라벨 느끼고 있었는데 ㅜㅜ 월급은 받는데, 저 몰라요 하고 있을 순 없잖아.


근데 역시 고생하면 결실은 맺어지더라. 조금씩 눈에 들어오면서, 나중엔 제품이 불량나면 어느 부분이 이상해서 그런건지 찾아내는 단계까지 갔어.


그래서 이젠 어느정도까진 내가 혼자서 커버할 수 있게 되었지. 잠깐 막혔던 부분이 풀리면서, 그게 영업팀에도 영향이 가게 되고, 대표 귀에도 들어갔나봐.


하루는 호출하더라고. 이 회사 계속 다닐 생각이면, 내년에 3년차인데 과장하라고. 이렇게 빠른 신입은 처음 봤대. 그러면서 면접때의 내 답변을 기억하고있더라.


정말 날고 있네? 이러더라 ㅋㅋㅋ 어차피 내채공에 묶여있어서 도망가고 싶어도 못간다고 하니까 빵 터지시더라 ㅋㅋ


아무튼 그래서 지금 34살인데 벌써 과장이야. 실제 연봉도 과장 1년차로 적용되고 있고.


근데 여기서 문제점은 먼저 들어온 사람들에게 조금 시기와 질투를 받는 것은 있어. 그런데 뭐 어떡해. 돈 많이 준다는데 거절할 순 없잖아...


현재는 워라벨도 미친듯이 느끼고 있어서 매일 오후 4시에 퇴근하면서 여가를 만끽하고 있어. 거래처와 회사에서 전화가 미친듯이 와도 방해금지모드로 다 씹고있다. ㅋㅋㅋ


그리고 신입때부터 모은 돈이 이제 좀 두둑해져서 전부 현금으로 뽑아서 부모님 드렸어. 생각보다 지폐도 무겁더라...


액수는 내가 등골 브레이커였던 시절 그래도 전부 계좌로 받았던 것 때문에, 내역이 있어서 그거의 3배로 맞췄던 것 같아.


아무튼 그 시절 회상하면서 죄송하다고, 앞으로는 잘난 모습만 보이겠다고 말씀드리면서 봉투를 드리는데 울컥하더라.


부모님도 우시더라. 근데, 아버지가 눈물 보이시는 건 처음 봐서 놀랬어. 지금도 이거 쓰니까 또 울컥하네 ㅋㅋ


올해는 아버지 환갑이셔서 가족 모두 데리고 일본여행 갈거야 ㅎㅎ


대부분이 긴 글 되게 싫어해서 안 읽을 건 아는데, 그래도 내 글이 도움이 되는 친구들이 있을까 싶어서 끄적여봤어.


늦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늦은 거라는 말이 있는데, 그건 본인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서 다시 달라진다고 생각해 나는.


사실 남자라도 30살 넘어서도 백수면 늦은 건 맞아. 근데 스타트 라인이 좀 늦어도, 피니쉬 라인의 질이 다르다면?


난 후자를 택할 것 같아. 너무 주눅들지마. 너희는 쓸모없는 사람이 없다.


어디든 너희를 뽑으려는 곳이 있을 것이고, 단지 그곳을 아직 너희가 시도를 안해봤거나 찾지 못한 것일거야.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야. 늦었는데 노력도 안하고 계속 뻐길거면 그건 그냥 쓰레기가 맞아. 


일단 밖으로 나가. 시간대는 무조건 출퇴근시간대로 잡아. 직장인들 다들 피곤한 기색으로 출퇴근하는데,


그걸 보면서 '아, 저 사람들도 저렇게 다니는데 난 뭐하지?' 라는 생각을 해 봐.


그런데도 아무것도 못느끼겠다면 답이 없는 거야. 그냥 계속 그렇게 살아 그냥.


너무 길었다. 


아무튼 내 글이 단 한 명의 친구에게라도 도움이 되면 난 그걸로 만족해. 열심히 살아봐. 무조건 결실을 맺을 때가 올거야.


*한줄요약 - 일단 시도를 계속 해보면, 언젠간 답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