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너무도 억울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였기에 친구로서, 또 유족으로써 하소연 할 수 있는 곳도 없으려니와 그럼에도 이렇게 몇 자 적어 보고자 합니다.
2009.8.19 오전 9시 20분경 남광기업(주) 소속의 진순재(26)군을 포함하여 3명이 경남 거제도에 위치한 대우 조선소에서 선박 건조 작업 중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3명중 2명은 현장에서 즉사하였고 제 친구인 진순재군은 중상을 당한 상태에서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익일 새벽 2시경에 불운하게도 명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제 친구의 경우 자격증을 취득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사실상 생전 마지막 현장 작업의 경우 무리가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왜 반장이 초보자에게 작업지시를 내렸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다행히도 현재 남광기업에서는 회사의 과실치사로 발생한 안전사고임을 인지하고 회사 측의 과실 100%를 인정한 상태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어떤 임의의 사고가 발생하였을 시, 과실을 따지는 것은 물론이고 설령 한 쪽에서 100%의 과실을 인정하였다손 치더라도 합의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물론 단 한번만의 협상을 통해서 서로가 충족하는 절충안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질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여러 번의 재차 협상을 거침으로써 합의에 이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은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당연히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제가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하는 부분은, 병원에서 사망을 하게 되었을 경우 3일간 영안실에 안치한 후에 발인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저희도 또한 작일 오전 9시경에 발인할 예정이었습니다. 헌데, 문제는 유족의 입장인데, 그 분들은 남광기업의 책임자들과 만나고자 하지만 대표이사와 작업지시를 내린 반장이 구속되어 있는 상태이기에 하청업체 연합의 대표자들이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유족들은 하청업체 연합의 대표자들을 만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남광기업(주)의 간부들을 만나서 사망사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바라는 것입니다. 물론 간부들은 얼굴조차 내밀지도 않았고 하청업체 연합의 대표자들만이 빈소를 찾아왔는데 어처구니없이 한 기업을 대표하는, 쉽게 말해서 지식인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문상을 와서는 결혼식에서나 사용할 ‘상견례’라는 표현을 씀으로 해서 유족들의 화만 돋웠고, 뿐만 아니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인을 할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기에 빈소에 머무르고 있는 지금, 남광기업(주)측에서 모든 음식제공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또한 첫 번째 합의 시에 남광기업(주)측에서 3일안에 합의를 봐야한다며 유족에게 슬그머니 협박을 가한 상태입니다. 유족의 입장에서는 물론 합의를 봐야 하겠지만 합의를 보기 이전에 사람이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기를 바라는 것뿐인데 이들은 귀찮은 사건이 일어난 것처럼 생각하며 돈으로 때우려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기에, 기업인들의 마인드가 예를 져버리고 물질만능주의의 세속적인 태도만을 취하고 있는 것에 통탄할 따름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봐도 100%의 과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합의에 도래할 때까지 유족에 대해 제공해야할 기본적인 것들은 제공해야 할 터인데, 슬그머니 협박을 가하며 빨리 합의를 봐야한다고만 말하고 합의를 보지 않으니 빈소에 음식제공을 중단 한다는 것이 솔직히 말이 됩니까? 유족의, 그리고 지인과 친구의 입장에서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 봤다면 절대 이럴 수 없을 것 입니다.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유족에서 바라는 것은 최소한의 사람이 마땅히 취해야 할 예를 갖추어서 유족에게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하는 것이고 합의를 보는 부분은 그 이후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음식제공을 중단하고 빨리 합의보자는 식의 협박은 협박 그 이상도 이하도 안 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직원이었고 저에겐 소중한 친구이자 그의 소중한 가족들, 특히 얼마 전 결혼한 그의 처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자식을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등져버린 고인에 대한 엄청난 모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체조차도 온전하지 못한 채였기에, 그의 부모님의 심정은 어떠하며, 신혼에 과부가 되어버린 그의 처의 심정은 어떠하겠습니까? 과연 남광기업(주)의 임직원들은 정말로 그들이 사람이라면 코빼기도 비추지 않을까요? 그들은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탈을 쓴, 짐승만도 못한 것들입니다. 너무 억울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여러분의 고견을 여쭙고자 이렇게 몇 자 적어 보던 것이 너무도 길어졌지만, 끝까지 읽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남광기업(주)의 반성과 올바른 태도를 바라면서, 고인이 되어버린 친구의 명복을 빌며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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