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후 상환제 대출금 회수 방법 논란... 교과부 추진안, 위헌소지





육과학기술부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 졸업자가 결혼 뒤 일정한 소득이 없어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소득인정액을 파악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위헌심판에서 위헌 결정을 내린 ‘부부 합산’ 과세 방식과 비슷한데다, 민법의 ‘부부 별산제’ 원칙과도 충돌할 가능성이 커 논란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전업주부’가 된 학자금 대출자가 대출금을 장기 미상환할 경우, 가구소득을 조사한 뒤 소득인정액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대출금을 갚도록 할 방침이다. 가구소득은 가구 구성원이 근로의 대가로 받은 보수를 비롯해 이자, 배당금, 임대료 등 실질적인 소득을 모두 합친 것이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은 대출을 받은 학생이 대학에 다닐 때는 이자와 원금을 내지 않고, 졸업 뒤 일자리를 얻어 일정 액수 이상의 소득이 생기면 최장 25년 동안 원리금을 나눠서 낼 수 있게 한 제도다.

교과부 고위 관계자는 “여성 취업률이 50%를 밑돌고 있기 때문에 여성 대졸자의 경우 전업주부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들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으면 국가재정에 엄청난 부담이 되기 때문에 국세청이 소득인정액을 면밀하게 파악한 뒤 대출금을 원천 징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인정액은 가구소득을 그대로 인정하거나, 전업주부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40%로 인정하고 있는 민사소송 판례를 따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방식은 헌재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부부 합산’ 과세 방식과 같은 맥락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부부 합산제를 바탕으로 한 종부세의 세대별 과세 조항이 기혼자와 미혼자 간의 형평성과 양성 평등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민법의 ‘부부 별산제’에도 어긋난다는 등의 이유로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국내 법무법인에 자문을 구했더니, 학자금 대출은 조세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부부 합산제를 무조건적으로 배척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법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부부 합산 방식이 아니면 이들의 대출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자칫 결혼 전 아내가 진 빚을 남편에게 갚으라고 하는 셈이 돼 위헌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