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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

 
 

 
아버지는 오십이 넘어

먹물에서 불가사리로 진화했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코끼리만한 밀링머신과

온 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강렬한 관계를 맺는다

 
울퉁불퉁한 번개 같은 손놀림

부르르 떨며 항복하듯 온 사방에 쇠정액을 뿌리는 밀링머신

아버지와 머신은 서로 불꽃 튀는 사랑을 나누었다

 
반듯하고 깨끗했던 절단면 같은 인생

하지만 깎으면 깎을수록 쌓여만 가는

꼬일데로 꼬여버린 쇠똥들과

촉촉이 내리는 점액질의 절삭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살점을 베어내는 커터날

과거와 미래의 칼날처럼 아버지의 목을 겨누고 있다

 
수 만개의 쇠조각이 비수처럼 온 몸을 내리 꽂아도

아버지는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며 서 있고

모든 쇠조각을 세어 보게 다는 듯

한 번 켜진 눈동자는 꺼질 줄 모른다

입을 아~ 벌려

몇 개 남지 않는 이빨로 쇠조각을 잘근잘근 씹어먹는다

 
아버지는 불가사리

쇠를 먹는 불가사리

밤새 끙끙대며 이불을 뒤척여도 다음 날 일을 나가는

놀라운 재생력의 불가사리, 불 가 사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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