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이게도 사회주의 사회가 자본주의를 따라가도록 만든 힘은 오늘 날 동유럽 사람들이 사회주의에 대해 향수를 느끼게 만드는 바로 그 힘이었다. 기업의 역할은 이익 창출이 아니라 '사회적 평온함' 또는 '사회적 안락함'을 만들어내는 것이었고, 노동력의 약 20퍼센트는 전혀 일을 하지 않는 경영방식을 사용했다. 


  체코슬로바키아 경제학자였던 오타카르 투렉은 "업무 시간에 다른 일에 참여하거나 사무실의 축하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만일 경영진이 영리하면 그들은 노동자들의 높은 임금도 감독기관과 협상해서 받아낼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러한 행태가 공장 문을 닫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터에서는 편한 생활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라고 그는 말을 맺었다.


  '느슨한' 근무 시간은 공장에서 가장 보편인 관행이었지만 사무실로도 확산되었다. 동독 작가인 다니엘라 단의 남편은 1970년대 드레스덴의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었다. 매일 점심식사 후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당 1서기를 포함해서) 엘바강 강가의 축구장에서 축구시합을 했다. 인력 담당 서기는 자신의 사무실 문을 열어놓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안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오후 레크리에이션을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 다. 연구소 직원들은 제 시간에 과제를 제출하기는 했다. 담당 부처가 오후 특정 시간에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안 다음에 축구시합 여가는 중단되었다.


  이 시기에 정권을 가장 강력히 비판하는 사람들도 사회주의 체제하의 느린 삶의 속도는 좋게 평가했다. "기술 성공을 평가한 세계 통계에서 우 리가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한 적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측정하기 어려운 부분에서는 더 잘한다. 이것을 생활의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다. 자신의 집을 가꾸는 것, 여가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나 따뜻한 태도 등이다. 자신의 샘터에 앉아 석양을 보거나, 정원을 가꾸는 것, 친구와 와인 한 잔을 마시는 것은 차로 가득 찬 8차선 대로에서 속도를 내서 어디론가 가는 것만큼 가치 있는 것이다"라고 헝가리의 반체제 인사 게오르게 콘라드가 1982년 썼다. 많은 헝가리 사람들은 일을 다그치는 태도를 가진 사람에 대해 건전한 이교도적 냉소주의를 보였다. 그렇게 부산하게 사 는데 무슨 낙이 있겠는가? 


p1002-1003. 《동유럽사》 2권, 존 코넬리 지음. 


https://youtu.be/HZMSbyQuTGw?si=SIV_omx8tBFF8i1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