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할배 둘이서 사는거 보고싶으면 불지옥가냐 어나더
제목에 마커스 할배도 쓰고싶은데 그럼 그냥 제목자체가 스포일러라 못쓰겠다 광광
앞에거+약간추가됨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etc_entertainment3&no=8287
형을 죽인 남자와 파트너를 죽인 남자 두사람의 관계만 보면 절대 같이 못있을거같았는데
이 이상한 동거를 시작하고 나서 의외로 별일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감. 그새 마커스는 제 집
텔레비전을 가져와서 토비네 달았지. 더럽게 재미없는 집이라 이거라도 봐야겠다고 막무가내로
가져와서 설치하는데 영감님 빨리 쉬고 싶으신가보네요, 옆에서 끙끙거리며 선만지는 꼴 지켜보던
토비가 마커스 손에서 연장 빼서 그손에 맥주 건내 자연스레 자리를 바꿨어.
내가 다 해놓은걸 깔짝거릴샘이구만. 투덜거리며 자리에 앉은 마커스가 병뚜껑을 테이블위에
두려다 바닥에 굴러다니는거 두어개 주워서 같이 올려둠. 안그러게 생긴놈이 맥주만 땄다 하면
바닥에 버려대서 자네 부모는 이런것도 안가르쳤나?한소리 했다가 버석하게 마른 무표정을
대답대신 받았던 날이 떠올랐지. 젊은놈이 인생 다 산듯한 눈은 해가지곤. 쩝쩝 입안에 남은
맥주를 훑어낸 마커스는 밖으로 나간 토비가 안테나 다는걸 지켜봤어. 그러다 자연스레
텔레비전으로 관심을 돌렸지. 축구, 종교방송, 요리, 뉴스, 축구, 결국 뉴스를 튼 마커스가
턱을 괴고 감흥없이 보기 시작했고. 그러다 한참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는 동거인때문에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어. 맥주병 두어개와 맛없는 크래커를 손에 들고 문을 나서자 벽에 기대
앉아있는 토비가 눈에 들어왔지. 그러게 줄때 먹으면 어디 덧나나? 저나 잘 챙겨먹을것이지.
기운없이 감긴 눈이 짜증나서 그 쓸때없이 잘생긴 얼굴에다 크래커를 던졌어.
슬그머니 눈꺼풀을 들어올린 토비가 마커스에게 손을 내밀었지. 병은 던지지 마요 영감님.
건내받은 맥주를 들이키는 꼴을 보고 있자니 입이 근질근질했어. 발에 채이는 풀떼기처럼
물만 먹고 사는 주제에 맞는건 싫은가보구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토비가 크래커를 입에
집어넣을때까지 줄곧 서서 지켜봤지. 들어가서 쉬지 그러나, 뭣좀 먹어라, 그런 살가운 말은
마커스 입에서 나올수없었어. 그게 그의 성격이였고 스스로도 그렇게 사는거에 후회같은건
하지 않았지. 알베르토는 예외였지만 뭐 이미 죽은놈 생각해서 뭘하겠나 싶어. 그래봤자
미련 뚝뚝 남아서 여기 이렇게 와 있는거지만.
슬슬 당이 좀 도는지 자리에서 일어난 토비가 집안으로 들어갔고 마커스는 떨어진 병뚜껑을
주워들고 따라 들어갔어. 그새 전화가 온건지 토비가 수화기를 들고있었고 등을 보이고
서있었기에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움츠러든 어깨가 상대를 말해주고 있었지. 전'아내구만.
조용조용 들리지 않게 통화하던 토비가 순간 소리를 키웠어. 그걸 어떻게, 까지 말하다
숨을 삼켰지. 잘지내고 다신 연락하지 마. 차분한 목소리완 달리 부수듯 수화기를 내려놓은
토비가 얼굴을 가리고 침대에 앉았어. 왜, 농장이라도 팔았다던가? 농담삼아 던진말에
파랗게 식은 눈이 마커스를 바라봤어. 그 눈에서 긍정을 읽은 마커스는 뒤이어 던지려던
조롱들을 삼켰지. 그놈의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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