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처음으로 함께 누웠던 밤/첫키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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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 여왕님의 밤/장미가 우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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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 중독의 밤/빌리 락스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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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 동료들의 밤/로즈크릭의 밤(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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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서약의 밤
1
샘 취좀과 붉은이삭을 제외하고 일행의 부상은 가볍지 않았다. 위스키를 못마시게 해서 낫지 않는다고 투덜거리기를 일삼는 패러데이는 출혈과다로 고비를 넘기기도 했고, 굿나잇은 종탑에서 떨어질때 입은 골절로 다리를 절게 될 수도 있다는 선고를 들었다. 잭 혼은 동물적인 치유속도를 발휘해 조용히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 병상의 동료들을 위해 기도를 아끼지 않았다. 바스케즈는 한 팔은 아직 멀쩡하다며 마을을 재건하는 일을 돕고 있었다. 문제는 빌리였다.
빌리의 몸에서 총알을 빼내고 상처를 꿰매는 일을 제외한 모든 간호는 굿나잇이 도맡았는데 누구도 그 자신도 환자라 침대에 잠자코 누워있어야한다는 것을 설득하지 못했다. 절룩이는 다리로 빌리의 붕대를 갈고, 몸을 닦아주고, 식사를 떠먹이고, 산책을 시켜주겠다고 우기다 엠마가 라이플을 철컥이며 \"그건 안되겠어요, 미스터 로비쇼.\" 하면 그제서야 \"마담을 봐서 이번만 양보하겠습니다.\"하며 물러섰다. 정작 빌리는 굿나잇의 생존과 일행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말문을 닫아버렸다. 어쩌면 마음도.
굿나잇은 빌리의 변화에 어떤 동요도 보이지 않고 자책할 시간도 아깝다는듯 당연한 헌신을 보이며 한시도 떨어지려하지 않았다. 드디어 엠마가 두 사람의 산책을 허락한 날, 그 다리를 해서 공주님안기로 나갈 기세의 굿나잇에게 엠마가 라이플을 들이대자 얌전히 어깨를 감싸고 마을언덕으로 향했다. 빌리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이끄는대로 끌려갈뿐 의사표현을 잊고 있었다.
담요를 깔고 재킷을 벗어 빌리에게 둘러준 후 다시 품에 안고 굿나잇이 로즈크릭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빌리, 나는 각오가 되어 있어서 아무렇지 않아. 네가 내 손길을 피하거나 한 곳에 있을 수 없다고 발작을 하거나 생사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난다해도 다 받아들였을거야. 그랬더라도 널 어떻게든 찾아내 다시 네 마음을 얻으려 일생을 바치겠지. 너는 내게 그래도 괜찮아. 과거의 망령에 갇혔던 남자가 가장 귀한 것만 가져 마땅할 연인에게, 올빼미를 떨쳐낸 온전한 자신을 선사하는거지. 빌리보이, 널 두고 떠난 그밤이 내 생에서 가장 힘든 날이었지만 후회는 없어. 다시 그런 선택의 시간이 온다면 그때도ㅡ.\"
품 안에 있던 빌리가 벌떡 일어나 굿나잇의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어딜 다쳤지?\"
윽...아직 구애중인데 빌리보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 다리말고 또 어딜 다쳤어? 빨리 얘기해.\"
\"...관통상들이라 이제 다 나았어. 다리도 나을거야. 널 안아들고 새 집을 넘을 수 있게.\"
\"나는 우는 걸 아주 싫어해. 그런데 네가 우는건 별 상관없어. 아니, 오히려 꼭 보고 싶네.\"
이제 입 닥치고 좀 맞자. 빌리는 전광석화로 굿나잇의 전신을 흠씬 두들겨팼다. 아직 절고 있는 다리만 빼고, 굿나잇이 빌리를 처음 발견한 날 주먹 하나로 술집을 초토화한 것처럼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굿나잇의 눈에 생리적인 아픔으로 눈물이 고이자 쿨럭이는 몸을 잡아올려 서슬퍼렇게 일갈했다.
\"또 그런 시간이 와도 똑같은 선택을 해? 잘 들어. 두 번은 없어. 그때도 기적적으로 돌아와 나를 찾아내더라도 그건 그냥 시신일거야. 가슴이 죄 터져버리고 마음이 다 죽은 송장과 사랑하는게 네가 말하는 일생을 바치는 구애라면 그렇게 해봐. 두번은 안돼. 닥치고 얌전히 붙어있어. 그럼 데리고 살아줄게.\"
굿나잇의 얼굴을 들게 해 깊은 키스를 해주자 빌리의 바보같은 프랑스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날 정말 사랑하는구나, 빌리보이. 사랑의 주먹질 다음에 키스란게 정말 마음에 들어. 그 말을 남기고 기절한 너덜거리는 프랑스 남자를 짊어지고 빌리가 성큼성큼 언덕을 내려왔다.
\"미스 엠마, 적어도 우리는 저 몰골을 보고 이런 좋은 결론도 내릴 수 있어요. 빌리 락스는 완전히 부활했다고. 좀 더 무시무시하고 가차 없어졌지만 당분간 그 로비쇼가 빌리의 침대에 얼씬도 못하는 건전한 날들이 온다는 거죠. 브라보.\"
패러데이가 붕대를 갈아주는 엠마에게 말하며 낄낄거렸다. 그리고 또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빌리 락스는 로비쇼의 얼굴은 한 대도 안때렸다는 거에요. 역시 얼굴이 답이었어. 붕대가 다 흘러내리도록 배를 잡고 웃는 패러데이의 귓가에 슉하고 비녀가 날아들었다.
\"저 얼굴이면 3대가 뜯어먹고 살아. 그리고 남자는 수저 들 힘만 있어도 밤일은 걱정없어.\"
병상의 모두가 얼어붙자 패러데이가 몸을 부르르떨며 염병... 지랄도...란 말을 하다가 빌리와 눈을 마주지차 경기를 일으켰다. 빌리 락스는 나만 미워해!하며 억울해하는 멕시칸이 등을 쓸어주며 구에로, 그건 너만 입을 털기 때문이야.하며 위로와 확인사살을 동시에 했다.
다들 부상이 회복되어간다는 건 로즈크릭을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는 것을 의미했다. 엠마는 다행이라고 느끼면서도 이대로 그들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마을이 무사한건, 이런 도금과 협잡의 시대에도 사랑이 살아있었기 때문이에요. 미스터 로비쇼와 미스터 락스, 허락하시면 제가 두 분을 위한 식을 열어드리겠어요. 그렇게 여러분들과 작별하는거죠. 로즈크릭을 먼지와 무덤으로 만들지 않고 사랑의 기념비로 남을 수 있게 도와주신 여러분께 어울리는 시간을 선물할게요.
일행들은 다 어차피 굿나잇과 빌리는 이미 한몸이나 다름없는데 그런 수고가 필요할까라고 했지만 붉은이삭은 완강했다. 서약이나 맹세는 중요한거야, 우리 부족은 그것이 다음 생에도 그 짝을 만나게 해준다고 믿어. 이봐, 프랑스인, 너네 빌리만... 굿나잇은 \'느그 빌리만 반지도 못받았더라\'라는 말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내 빌리보이는 사실 로비쇼 가의 안주인인데 무슨 소리야?? 이제 빌리의 승낙에 모든 것이 달렸다. 로즈크릭의 마지막 날이 그들의 기념일이 되는 것은.
\" Mon Amour, petit, 내 빌리보이. 미천한 내가 너를 얻어 비로소 완전해 질 수 있는 기쁨을 부디 허락해 준다면, 이 반지로 내게 구혼하는 영광을ㅡ\"
\"물러. 그런 건 못먹어.\"
무, 물러? 결혼반지를? 울상이 된 굿나잇에게 빌리가 물었다.
\"멕시칸이 그러는데 텍사스의 로비쇼라면 \'그 로비쇼\'일텐데 왜 그동안 시합하면서 살았냐고 하더라. 구디, 너 부자야?\"
굿나잇의 머릿속이 하얗게변했다. 역시 그 텍시칸, 라이플을.... 이를 가는 굿나잇에게 빌리가 은혜를 베풀었다.
\"반지 대신 그거 주면 하지.\"
서약이든 결혼이든, 어차피 진작 머리도 올렸는데.
\"내 사랑, 뭐가 필요하지?\"
\"땅.\"
종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장미 대신 빨강바람개비들이 돌아가는 버진로드가 깔리고, 뭐라고 부른들 굿나잇과 빌리의 지금까지의,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에 아주 작은, 그렇지만 두 사람이 확실히 있는 하루일 그런 날이 열리려하고 있었다.
2
엠마는 지금도 생각한다. 샘 취좀은 개인사적인 복수가 아니더라도 로즈크릭으로 와주었을 거라고. 그렇지만 다른 일행들이 그들의 목숨, 또는 그보다 귀한 인생을 걸고 여기 모인 이유는 어쩌면 그들 자신도 설명할 수 없을 거란걸. 로즈크릭 주민들의 전재산 또한 그들이 보인 생사를 초월한 대의에 결코 충분할 수 없는, 보답이 불가능한 것임에 지불할 길이 없다는 걸 절감하고 있었다.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전대미문의 복수극이 참극이 아닌 사랑의 서약으로 마무리되는 것 또한 의미심장하지 않겠는가. 로즈크릭은 피의 강이 흐르는 참혹한 땅이 아니라 연인들의 맹세가 깃든 땅으로 기억되었으면 했다. 정직하고 명예를 아는 농부들의 보은으로 마땅하게.
요즘 테디의 아이리쉬 위스키의 재고를 줄이는 것이 패러데이가 아니라 엠마였다. 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의 태반은 목사님과 보수적인 주민들이 아니라ㅡ엠마는 길게 설득하려하기보다 라이플을 등에 메고 다니며 몇 번 철컥이긴 했지만 장전한 총은 아니었다. 마을사람들은 알 필요없는 정보였지만ㅡ서약의 당사자들 탓이었다.
\"마담 엠마, 그러니까 식이 있는 날은 빌리랑 같이 있으면 안 된다고요? 할 수 있으면 어디 한 번 해봐요. 그럼 밤새 내 빌리랑 사랑을 나누다 아침을 맞아서 당일에 한몸인채로 옮기지 않으면 식장으로 못 들어가게 해야지. 엠마, 원래 관음증이 좀 있어요?\"
테디, 위스키 내놔...
\"그러니까 언덕 위에 깔리는 바람개비길이 \'버진로드\'라고?\"
빌리가 목을 긁적긁적하면서 조선말로 중얼거린다. \"10년 동안 밤마다 혔는디 남세스럽게 처녀는 무슨...\". 옆에 있던 붉은이삭이 빌리의 분홍스카프 사이로 보이는 따끈한 키스마크를 빤히 보면서 엠마에게 영어로 말한다.
\"백인여자. \'사실혼길\'이라고 부르자.\"
테디, 한 병 더 가져와.
로즈크릭의 교회종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빨강의 바람개비가 식장까지 입장통로를 장식하며 나부끼고, 굿나잇과 빌리를 상징하듯 라이플과 나이프가 사이사이 박혀있는 범상치 않은 버진로드 내지 총검길이 깔리고 연단에는 목사님 대신 잭 혼이 곰가죽옷을 말쑥하게 꿰매입고 서 있었다. 샘 취좀은 굿나잇의, 패러데이와 바스케즈가 빌리 쪽의 베스트맨이 되고, 붉은이삭은 반지를 맡아 입장하기로 했다.
보수적이고 선량한 마을 사람들에게 프랑스계 전쟁영웅과 동양의 미스터리한 남자가 함께 걸어오는 이 이상한 식이 이상하지 않을리는 없지만, 그들이 자신을 위해 걸었던 그 생명을 떠올리면 거기 앉아 자리를 빛내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엠마가 눈물을 글썽이며 푸른빛의 수트를 성장으로 갖춘 굿나잇과 플뢰르 드 리스가 박힌, 같은 빛깔의 조끼를 입은 빌리가 입장하는 것을 지켜본다. 사랑을 잃은 여자에게, 사랑으로 서로를 구원한 이방인의 모습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위로가 되어주었다.
\"엠마, 설마 미스터 로비쇼와 미스터 락스의 예복도 준비했던 거예요? 그럴 시간이 있었을까?\"
주민의 의문에 엠마가 눈물을 닦으며 대답한다.
\"음... 미스터 로비쇼가 고향의 전속 양장점에다 주문해 놓았던거래요. 반지도 그때 도안을 그려서 맡겨놨던걸 식을 앞두고 찾아온거라 저는 식장을 꾸미는 것 말곤 한 것도 없어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던거래요, 미스터 로비쇼는?\"
\"그게, 미스터 락스를 만나고 다음날에 주문해 놓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미스터 로비쇼도 참.\"
만난 다음날이요? 어지간히 미친...이 아니죠, 은인인데. 참 한곁같은 남자였군요...
굿나잇과 빌리가 잭 혼 앞에 나란히 서자, 서약의 신성함을 역설하며 가장 식을 기다렸던 붉은이삭이 반지를 꺼내어 기다리고 있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루발에다 가죽끈을 꿰어서 반지 한쌍을 매달아 놓았다. 잭 혼이 축복을 시작한다.
\"나는 이 자리에 하느님의 사자로 서 있지 않습니다. 이들의 서약을 완성할 권능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함께 쌓아왔던 세월과 진실한 애정에 있을 뿐. 내가 이들 앞에, 여러분들보다 조금은 중해 보이는 자리에 있을 자격은 이들의 동료로 쌓은 신뢰와 우정의 발로에서입니다. 굿나잇 로비쇼, 빌리 락스. 자네들의 지난 시간을 우리는 결코 알 수 없을 걸세. 그렇지만 이 무법과 도금의 시대에도 빛바래지 않는 서로에 대한 헌신으로 여생을 함께한 그 프랑스인, 낯선 땅 조선에서 온 아들로 회자되기를. 이제 반지를 교환하고, 로즈크릭의 이 특별한 황혼의 시간을 끝으로 이들과 작별해 저마다의 인생으로 걸어갑시다.\"
붉은이삭이 노루발에서 풀어낸 반지를 내밀자 굿나잇이, 빌리가 서로에게 끼워준다. 플뢰르 드 리스가, 반지 안쪽엔 라이플과 나이프가 각인되어 있었다. 잭 혼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굿나잇이 빌리의 모자를 벗기고, 자신도 벗어서 붉은이삭에게 맡긴 다음 빌리의 머리 깊숙히 손을 넣고 끌어당겨 키스한다. 여기저기서 헉!하는 소리가 들리고, 패러데이와 바스케즈가 점점 지루해하면서 딴청을 부리는 것도 모르고 심취하던 굿나잇을 빌리가 비녀를 빼서 옆구리를 찌르며 \"발정은 안돼, 구디. 밖에서는.\"하고 저지하자 그제서야 질척이는 입맞춤을 거둔다. 빌리의 입가를 닦아주고 손을 끌어당겨 키스하고 열렬한 눈으로 사랑을 퍼붓는 굿나잇을 보며 연단 아래의 패러데이가 매그넘을 하늘로 발사하며 한마디 한다.
\"훗날 사람들은 얘기하겠지. 위대한 러버 패러데이와 에텔의 사랑처럼, 로비쇼와 빌리 락스의 것도 그러했다고.\"
바스케즈가 마리아를 발사하며 이어서 말한다.
\"어, 어젯밤처럼, 오늘 아침처럼, 늘 그렇게 재미나게 붙어먹... 관계하길.\"
위대한... 연설고자들. 샘 취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한 마디 한다. 먼저 엠마를, 그리고 다시 식장 안의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파우스트>에서처럼 \'영원한 여성이 우리를 구원\'하고, 증오와 복수의 자리를 영원한 사랑이 대신 하겠지요. 이 로즈크릭에서 사랑을 완성한 내 동료들을 부정하는 자, 내게 데려오라.\"
붉은이삭이 화살을 빼서 교회종탑을 향해 쏜다. 물론 미치지 못하고 떨어져내렸으나 종탑에서 망을 보던 사람에게는 충분한 신호였다. 식에 참석하지 않은 유일한 주민이었던 목사가 로즈크릭의 붉은 노을을 등지고 선 굿나잇과 빌리의 서약의 날을 위해 종을 친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축복합니다, 약속의 인연을.
결혼식이든, 서약식이라고 부르든, 이미 그들의 인연의 밤 어느 하루에 이미 맺은 것이나 다름없는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너무도 당연히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밤이 다시 왔다. 로즈크릭에서 일행과 작별하고 빌리가 원했던 \'땅\'으로 온 그들은 떠돌이 승부사로 지냈던 과거와는 달리 \'고향\'에 당분간 머물게 될 터였다. 어매의 비녀 하나만 쥔채 흘러흘러 온 이곳에서 굿나잇의 반쪽이자 전부로 살아가기 위해 버린 옛 이름 대신 \'빌리 락스\'가 되었던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 마련된 두 사람의 비터문을 비웃는 10년째의 허니문이 다시금 시작될 안식처로.
굿나잇에게 남은 가볍게 한쪽 다리를 저는 후유증을 걱정하는 내색도 보이지 않았지만, 빌리는 굿나잇을 쉬게 해주고 싶었다. 이제야 올빼미를 벗어난 내 남자가 온전히 홀로 자신을 사랑하며 건강히 걸을 시간을 기꺼이 기다리기 위해.
굿나잇은 10년째 등진 고향으로 빌리를 데려가고 싶지 않았다. 텍사스의 위용에 찬 로비쇼 장원의 고용인들이 암묵적으로 빌리를 무시하게 두지 않을 작정이었고, 빌리의 모든 낮과 밤의 시중은 오로지 자신이 다 들어줄 작정으로 둘만의 작은 집이 필요했으니까. 내 빌리보이는 저 너머 가문비숲의 작은 무덤이 아니라 늘 단단하고 뜨거운 육체로 자신을 사로잡으며 곁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빌리의 옆, 내가 있고, 그가 있어 완성되는 그 옆의 나로.
\"구디, 침실을 이층에 둔 것이 잘한 일일까? 그 다리로 걸을 때 무리가 될 거야.\"
\"무엇을 위한 침실인지에 따라 다르겠지, petit.
네 옷을 벗기고, 네 살결에 입맞추고, 네 등을 단단히 결박해 안고, 그 작은 엉덩이를 당겨 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침실이라면 굳이 이층에서가 아니라 이 농장 어디서든 가능하니까.\"
굿나잇이 빌리의 조끼를, 분홍스카프를, 셔츠를 벗기자, 빌리가 저지한 채 굿나잇을 눞힌 후 벗은 상체를 달빛에 드러내며 허리에 걸터앉는다.
\"구디, 라이플을 쏠 때 한치도 흔들림없이 지지하기 위해 다리가 나아야한다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ㅡ\"
빌리가 스스로 비녀를 풀고 제법 자란 머리를 털어내어 굿나잇을 홀리는 그 몸짓을 시작한다. 스르륵 흘러내리는 머리로 반쯤 가려진 얼굴에 요요한 밤고양이의 눈을 빛내며 굿나잇의 상체를 짚고 목 근처로 다가와서 이를 드러내며 조끼의 단추를 뜯어내 침대 밖으로 뱉어내고 셔츠도 곧 단추를 다 뜯어낸 상체로 흘러내리도록 만들어버린다. 길게 혀를 내어 굿나잇의 상체를 핥아내리는 빌리의 몸짓에 굿나잇이 으르렁거리는 신음을 참지 못하자 빌리가 두 다리로 굿나잇의 허리를 더 단단히 결박한 채 웃음을 흘리며 말을 잇는다.
\"ㅡ내 서방이 날 안아줄 밤낮에 다친 다리 따위로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구디, 널 샅샅히 핥아먹고나면 기꺼이 날 만지게 해줄게. 아직은 낯선 집이지만 보름달이 아깝지 않게 집 전부에서 사랑하자. 아편도, 진정제도, 올빼미도 없이, 네가 날 떠나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불안도 없이, 오늘이 다시 내일이 되고, 내일이 다시 내생의 너를 내게 가져다주게 사랑을 나누고 싶어.\"
흘러내리 셔츠도 찢어버리고 빌리의 바지도 거칠게 벗긴 굿나잇이 침대에 납작하게 빌리를 내동댕이 친 후 목과 귀를 씹어 새 자국을 남기기 시작한다.
\"내 빌리보이가 내 영혼에 새긴 각인이 지워지지 않을테니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도 널 못 찾을 이유가 없어. 붉은이삭이 내 말안장에 노루발을 달아주었지. 자기네 부족의 신성한 의식은 인디언지팡이와 그 노루발로 완성된다고. 너는 오늘로 앞으로의 모든 생을 날 벗을 수 없는 구속으로 묶인거야. 네 안으로 들어가 몇번이고 널 가지고도, 끝도 없이 다시 태어나 매번 널 찾아내 이런 밤을 끊임없이 가지게 될 거라고 단언하지.\"
빌리가 다리를 세워 굿나잇의 가운데를 자극하며 웃는다.
\"약속보다 몸으로 보여줘. 이녁.\"
사람들은 이야기하겠지. 저기 굿나잇 로비쇼가 지나간다. 그런데 빌리 락스는 어딨지? 너와 내가 동반해서 걸을 그 모든 길이 우리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것을 황야의 누구도 모르지 않도록 널 사랑하겠어. 올빼미도 없는 적막의 밤을 내가 네 안으로 들어갈때의 성스러운 신음으로 깨뜨리면서 그 모든 밤을 껴안고 몇 번의 생도 너에게 나를 주도록. 빌리보이, 늘 그렇지만 네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하루에 감사하지 않은 날이 없는, 네가 내 빌리인 하루하루를 사랑하며 보내자. 날 뭐라고 불렀지? 이녁? 빌리, 내 이녁.
내 센세 선설리 선개추!!!!!!!!!
센세,내 이녁.
내 센세다!!!!!!!!!!!!!!!!!!!!!!!
센세 이사오셨다!!!!!!!! 레드카펫 깔아라!!!!!!!!
다비켜!!!!!!!!!!!!!!!!!!! 센세는 내꺼야!!!!!!!!!!!!!!!!!!!!!!! 존나 내꺼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