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약 스토니
닥스 ㅅㅍ있음









- 죽으면 어떻게 돼?



기계를 매만지는 토니의 물음은 한가롭고 건조했다. 심심하던 차에 공학 연구나 구경할 겸 놀러와 있던 스티븐은 갑자기 찔러오는 그의 질문에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 왜, 죽게?
- 아니. 보통 다들 궁금해하지 않아?
- 난 안 궁금한데.
- 그야 당신은 소서러 슈프림... 당신이 생각해도 그 이름 낯간지럽지? 네이밍 센스는 어따 팔아먹어서-
- 망토가 아이언맨이란 이름보단 낫다고 그러는데?
- 미적 감각이 형편없네, 아이언맨이 어때서!! 발음 좋고, 짱 쎄고, 부자같고... 어쨌든. 당신은 뭔가 초현실적인 분야를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나보단 그 세계에 대해서 잘 알 거 아냐.




죽음 후의 세계에 대해서. 용접을 끝낸 토니는 보안경을 벗었다. 반지 크기로 줄인 장갑형 아머를 막 개발한 참이었다. 스티븐은 눈썹을 한 번 까딱했다.



- 죽음은 마법사로서의 나보단 의사로서의 내가 더 잘 알고 있지.
- 하긴, 당신 신경외과였지?
- 의식의 죽음은 심장보단 뇌의 영역이니까.
- 뇌사라... 그럼 죽었다 살아난 사람 본 적도 있어? 사실 죽음이 뭔지 물어보려면 직접 죽어본 사람한테 묻는 게 좋지 않겠어.




스티븐은 수천 번, 어쩌면 수만 번이었을지 모를 그 시간을 기억했다. 자연의 섭리를 어긴 몸뚱이는 기묘하게도 그에게 죽음마저 견뎌낼 체력을 주었고, 그는 인간으로서는 갈 수 없는 곳까지 다녀온 유일한 생존자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제는 변절자가 된 모르도와 생텀에 있는 웡 외에는, 스티븐 스트레인지 자신뿐이었다. 토니는 이제 면장갑을 끼고 작은 기계부품의 나사를 조이고 있었다. 문득 몇 년 전 어벤져스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던 날이 떠올랐다.



- 당신도 죽어본 적 있지 않나?
- 내가? 언제?
- 뉴욕에서.
- ....
- 아이언맨 수트가 뭔가를 지고 포탈에 들어갔던 장면은 나 역시 생중계로 보고 있었거든.
- 그건...




토니는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가슴께를 더듬었다. 이제 호흡이 가빠오는 일은 없었지만 정신적인 압박은 떠올리기 싫은 기억과 함께 희미하게 눌어붙어 있었다.



- 그건 그냥 기절한 거야.
- 신경외과 의사로서의 내 개인적 소견은, 죽음도 기절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거야.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만 빼고 말이지.



토니는 헐크의 괴성을 기억했다. 다급하게 헐떡이던 토르의 숨, 나타샤와 호크아이의 발걸음, 스티브 로저스가 제 얼굴에서 가면을 떼어내 던지는 소리...



- 나쁘지 않네.
- ...
- 뭐, 난 영원히 반복되는 시간이라던가 우주 같은 공간에서 영원히 혼자 헤엄치게 된다던가 아님 동양에서 말하는 것처럼 불지옥에 갇힌다거나 그런 걸 기대했는데. 멀티버스인가 뭔가를 보고 왔다는 소~서러 슈프림이 그렇게 말한다면 죽음도 생각보단 별 거 아닌가 보지?
- 죽음은 별 거야, 스타크.




스티븐은 저도 모르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맞받아쳤다. 토니의 반짝이는 눈이 스티븐의 눈을 향했다.



- 어떤 점에서?
- 음...?
- 어떤 점에서 별게 아니지?
- ...이봐, 스타크. 난 원래 의사였어. 누군가의 죽음을 맞고 통곡하는 주변인들을 하루에도 몇천 명을 봐. 죽음이 별거 아니라고 하긴 싫군.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이었다. 그는 셀 수 없을 만큼 죽었던 사람이다. 한순간에 인생에 막이 드리워지고 어떤 인식도 사고도 할 수 없는 세계로 굴러떨어지는 것, 광활한 멀티버스에서 한 줌 재가 되어 허공을 떠도는 형벌. 시간의 권능을 빌어 다시 살아날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또다시 그것을 겪으라 한다면 스티븐은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토니는 그가 죽어 봤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스티븐은 잠시 고민했다. 솔직하게 말을 해 줄까?




- 주변인들의 고통이라.
- 음...
- 그렇겠네. 그건 안타까운 일이지.
- ....스타크. 사람은 자신을 소중히 해야 해.
- 닥터, 아니 나한테 닥터는 배너 박사가 먼저니까 당신을 닥터라고 부르긴 안 내키지만 어쨌든 닥터라고 할 수밖에 없으니까 닥터, 캐릭터 안 어울리니까 혼자 진지해지지 말라고. 기분 이상해!!
- 진지한 얘기는 네가 먼저 했잖아?
- 난 그냥 죽음에 대해 물었을 뿐인데 당신이 괜히 무게 잡더니 \'스타크, 자신을 소중히 해\' 블라블라~
- 나 참, 뭔 말을 못하겠군. 됐으니까 끝났으면 카드나 내놔. 이상한 소리는 집어치우고 나 옷이나 사주지 그래?
- 알았어, 좀만 기다리라고 의사 양반. 이번에 롤렉스에서 시계 뉴 모델도 나왔거든...




금세 그들의 대화는 가볍고 유쾌하게 바뀌었다.
토니 스타크는 끝내 스티븐 스트레인지가 죽어 봤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토니가 자살했다는 말을 들은 스티븐은 그 날 그에게 죽음을 이야기하지 못한 스스로를 저주했다.



*




이게 뭔 똥이지
주변인들의 슬픔이 죽음의 대가라는 스티븐의 (완전히 솔직하지 못한) 말을 듣고 죽음을 결심한 토니가 보고싶엇다
그리고 그 주변인은 당연히 스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