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본 ㅎㅂ 기타 등등 주의 


빼빼로 데이 아직 안끝났다... 







빼빼로 데이라는 건 말이죠. 동아시아의 어느 기업에서 처음 시작한 날이라고 해요.


그녀의 말에 레너드의 표정이 우그러진다. 지금 이 얘기를 꺼내는 저의가 대체 뭔데?


그러니까 함장님이 지금 이렇게 신나 있는 것에 너무 심통 하게 굴지 말라고요.






지구의 어느 지역에서는 아직도 12개의 달력을 사용하는 곳이 남아있다고 한다. 특히나 아시아 지역에서는. 그리고 엔터프라이즈의 조타수 남편은 그런 아시안 전통을 꽤나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전송실로 올라온 화려한 이벤트-설사 기술부대원들이 질색하긴 했다고 하더라도-에 엔터프라이즈호는 작은 소란이 일었다. 기다란 스틱 과자들 더미와. 조타수의 딸이 만들었다고 하는 기다란 쿠키들, 그리고 그들이 연애시절에 자주 갔다던 정원에 많이 피어있던 꽃 더미들.


“빼빼로 데이라고 하는 겁니다.”


조타수는 좋아하는 감정과 부끄러운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얼굴로 만나는 사람마다 선물 더미에 대한 해명 아닌 해명을 늘어놓아야 했다. 그의 이어지는 설명에 엔터프라이즈호는 때아닌 선물 열풍이 시작되었다.


우정 혹은 사랑을 빙자한 기다란 초콜릿 막대를 교환하고 까르르 웃는 일. 하루하루 지루하다면 할 수 있는 임무를 수행하는 그들에게는 제법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난데없는 이벤트에 가장 기분이 좋은 사람은 함선 최고의 인기인이자 권력자인 제임스 커크 함장이었다.


물론 제임스가 바보는 아니었으니 그것이 자신이 함장이기 때문에 오는 과한 관심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권력의 맛이 언제는 달콤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가? 그리고 우정치고는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몇 명의 대원들은 제임스에게 화려했던 과거의 기억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하나둘씩 작은 과자를 받을 때만 해도 별생각 없던 제임스였지만 점점 과열되는 분위기는 어느새 제법 근사한 쿠키 바구니까지 이어졌고, 그의 개인실이며 바지 주머니에는 넘쳐나는 과자로 이른바 엔터프라이즈호 헨젤과 그레텔이 따로 없을 지경이 되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단 것이나 군것질을 즐기지 않아 그러려니 하던 제임스가 자신의 인기에 우쭐해지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서른 살의 제임스 커크, 아직도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매력남 아닌가.


그리고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몇 있었는데, 업무 분위기가 과도하게 ‘Amused’하다고 생각하는 부함장과 함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파악하고 있는 레너드 맥코이, CMO였다.




우후라의 말에 레너드는 자신의 입가가 지나치게 굳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미간이 지나치게 골이 깊게 패어있다는 사실도. 레너드가 머쓱하게 얼굴 근육을 매만졌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게 맘 놓고 있다가 누가 빼앗아 가도 모른다고요.”


중얼거리는 말에 레너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곤 어떻게 알았냐고 되묻기도 전에 그녀는 휴게실을 떠났다.






레너드 맥코이와 제임스 커크는 제법 오랜 시간을 만나온 커플이었다. 관계에 대해 비밀을 누군가 먼저 요구한 적은 없었지만 제임스의 함장이라는 위치상, 연인관계인 장교가 같은 함선에 타고 있다는 점은 그의 권위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실제로 제임스가 함장이 되는데 레너드가 일조한 바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으니 두 사람은 이 부분에 대해 암묵적인 동의를 한 상황이었다.


친한 친구, 조금 기묘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타인 앞에서 애정표현을 하지 않는 레너드의 뛰어난 자제심 덕이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5년이라는 시간을 지켜온 비밀이 이렇게 얼토당토않은 일로 짜증을 일으킬 줄은.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제임스에게 관심을 표하는 대원들의 모습에 레너드는 한편으로는 납득하면서도 다른 편으로는 화가 부글 끓어올랐다. 분명 제임스는 잘생기고-레너드가 사랑하는 만큼- 유능한 함장이었으니 인기도 많았다. 그러니까 가끔 누군가 그를 좋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말이다. 뭐 드물지만 레너드에게도 그러한 해프닝이 종종 있었으니 이것은 관계의 비밀에 따르는 작은, 그러니까, 대가였다.


가벼이 만나는 관계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신중하게 정리가 되었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충실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사랑받는 기분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건 나쁠 게 없었지만. 그래도…… 저렇게 붕 떠서 웃는 얼굴은 조금 기분이 묘했다.


그러니 레너드의 책상에도 초콜렛과 과자가 쌓여가지만 얼굴은 점점 더 질려갔다. 단 것을 싫어하냐고 선물하러 온 대원중 한명이 조심스럽게 물었을 정도로. 그리고 우후라가. 드디어 알고 있던 침묵을 깰 정도로.




*




알파쉬프트를 마치고 함장업무에서 내려온 제임스는 여전히 양 주머니에 먹을거리가 잔뜩이었다. 종일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 애인의 기분이 머나먼 지구의 내핵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던 것도 몰랐던 제임스는 활짝 핀 얼굴로 개인실로 돌아왔다. 틈날 때마다 개인실로 실어나른 초콜릿 더미 옆에 그의 애인까지 앉아있자. 제임스는 본즈! 하고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구부정하게 침대에 앉아 패드를 들여다보고 있던 레너드는 한숨을 푹 쉬고는 제임스를 돌아보았다.


“어, 왔냐.”


방에 돌아오자마자 훌훌 옐로우 셔츠를 벗어 던진 제임스는 부츠도 방구석으로 던지고는 검은 셔츠차림으로 침대에 털썩 누웠다. 레너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속 패드를 들여다보는 데 열중했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뜯어본 아이마냥 기분이 좋은 제임스는 자신의 기분에 애인이 호응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흠흠 하고 운을 띄웠다.


“본즈, 저기 말이지.”


왜 하고 대답하는 레너드의 말에는 귀찮음과는 조금 다른 감정이 묻어나지만 제임스가 그 정도 눈치가 있었다면 이렇게 레너드에게 말을 걸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늘, 저기 말이야.”


레너드는 신난 제임스를 호응해 줘야 할지 아니면 자신의 불유쾌함을 들어낼지 잠깐 고민하다. 중도를 택했다.


“왜, 바빴지 난.”


“과자는? 너도 많이 받지 않았어?”


“받긴 뭘.”


여기에서 제임스가 멈추었다면 레너드 또한 자신이 하고 있던 잔업에 집중하다 잠에 들었을 것이다.


“흐, 난 좀, 흠흠, 받았지.”


애써 거만해 보이지 않으려는 척 말투를 담대하게 하려 노력했지만, 묻어나는 기쁨과 어서 나를 부러워하라는 듯한 미묘한 뉘앙스에 레너드가 참지 못하고 패드에서 눈을 떼곤 그를 바라보았다.


제임스는 여기에서 그만둘 기회가 한 번 더 있었다.


“흠, 함장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이번 기회에 나에 대한……. 흠, 흐흠 아니다.”


……그가 그 기회를 잡았다는 말을 아니다.


그래서 뒷말을 하는 저의가 뭔데? 레너드가 얼굴을 확 찌푸렸다. 더 이상은 봐줄 수 없었다.


“그래서?”


“어?”


“어쩌란 말이야.”


레너드는 자신의 말투가 지나치게 날이 서 있다는 것을 알곤 있었지만 말이 곱게 나오지는 않는다.


“쪼잔하게 그럴래?


“쪼잔? 지금 쪼잔이라고 했어?”


“그래 내가 뭐 인기가 좋을수도 있지!”


인기가 좋아? 레너드는 침대위에 널브러진 과자 더미가 손에 걸리자 홱 하고 내팽개쳤다. 그의 손짓에 툭하고 바닥에 떨어진 포장지는 파삭 소리를 내며 내용물이 바스러졌다. 레너드 또한 자신의 행동에 조금 놀랐지만 고작 과자 정도에 사과할 순 없어서 시선을 다시 돌려 제임스를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제임스는 충격받은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야, 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부서진 과자에 이렇게까지 소리 지를 일인가. 아니, 지금 대체 이게 뭔 난리람.


“지금 소리지르냐? 과자 때문에?”


“그래, 지른다. 왜 남의 선물을 던지고 그래?”


하, 하고 레너드가 어이없다는 듯이 보자. 제임스도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는지 표정을 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 오늘 기분이 좋았다고? 그런데 나 때문에 기분을 망쳤단 표정을 하고 있네.


레너드의 잘못일 수도 있었다. 분명. 그렇지만 어째선지 레너드는 마음이 분하기만 하다. 그의 행복한 표정, 그가 웃어주는 얼굴. 그의 손, 목젖, 입술, 눈. 천천히 시선이 움직이고 레너드는 다시 고함을 지르는 그의 입술에 입 맞춘다. 제임스는 놀라는 기색도 없이 레너드의 혓바닥을 받아들였다. 너무나 익숙하게, 그렇지만 오늘은 레너드가 꼭 익숙하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평소와 다르게 멋대로 휘젓는 그의 혓바닥에 제임스가 숨을 놓쳐 살짝 헐떡였다. 레너드의 손이 허리를 가볍게 쓸어오자 제임스는 괜찮다는 듯이 그의 손을 끌어서 자신의 가슴 위로 올렸다. 얼른 침대에 눕혀진 그는 자신의 검은 셔츠를 잡아 빼고는 스스로 바지 버클을 풀렸다.


레너드는 조급하고 거칠게 굴었다. 셔츠를 뒤집어 벗어던지고, 바지는 미처 다 벗지도 않고 다리 사리에 걸쳐 졌다. 느리게 고동하는 제임스의 배꼽 주면을 레너드가 차근차근 물어뜯었다.


아픔과 쾌감 사이의 그 정의되지 않은 감각이 제임스도 금방 조바심을 내게 만들었고. 레너드의 머리 위를 쓰다듬던 손은 점점 올라오자 그의 어깨며 팔을 매만지는 것에 열중했다. 어쩔 줄 모르는 손은 다급했다. 제임스가 작게 신음하자 레너드가 가슴 위 유두를 지분대던 얼굴을 들어 올리곤 제임스를 바라보았다. 거 보라는 듯한, 제임스의 호승심을 자극하는 눈빛이다. 제임스가 입술을 잘근 물어뜯자 레너드가 얼른 그의 앞니를 혓바닥으로 쓸었다. 입술은 금방 뺨이며 턱 아래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제임스의 목울대가 울렁이자. 그 위를 혓바닥이 쓸고 지나간다. 깊고 낮은 울림의 맛이 난다. 아랫배에서부터 뜨거운 덩어리가 나가고 싶다며 아우성 치고 있었다. 그렇지만 레너드는 집요하고 침착하게 제임스의 흰 피부 위를 붉게 달아오르게 하는데 열중했다. 제임스는 다리를 들어 자신의 발기한 아래를 그의 몸에 밀착해 허리를 들썩였다.


불편하고 불리한 자세에 더 흥분하게된 것은 상대가 레너드이기 때문이었고, 그가 평소보다 더 과감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읏, 본즈. 좀.”


한참을 턱 밑만 괴롭힌 당한 제임스가 다리를 매달리며 재촉했지만 레너드는 제임스의 고개를 꽉 쥐고는 무릎으로 배 위를 가볍게 눌렀다. 적극적으로 저항할 마음이 없는 제임스는 속수무책으로 레너드가 만드는 찌릿찌릿한 전기 신호를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괴롭힘 당하던 제임스는 귓바퀴를 삼키는 레너드 때문에 거의 울 뻔했다. 좋아서 흐느끼는 소리에 얼굴 표정이라도 한번 봐줄 법 하다만은 레너드는 뭐가 그렇게 바쁜지. 벌어진 제임스의 입술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고는 혓바닥을 꾹 눌렀다. 제임스가 불만의 표시로 그의 손가락을 살짝 아플 정도로 잘근댔지만 레너드의 혓바닥이 귓바퀴 안쪽을 꼼꼼히 쓸어오자 금방 넘치는 타액을 주체하지 못해 어쩔 줄 모르고 끙끙댔다. 눈물이 난다.


턱 아래로 흐르는 타액으로 인한 부끄러움에 귀 끝이 발갛게 달아오른 이후에야 레너드가 그 자국을 핥아 오르며 속삭였다.


“인기가 좋으면 뭘 하겠어.”


제임스의 눈에 별이 튀었다. 지금 그것 때문에 이렇게 괴롭히는 것이냐고, 억울한 눈으로 레너드를 바라본 제임스는 아래에 힘을 줘 성기를 까딱였다. 레너드또한 흥분해 맑은 액체를 흘리고 있었지만 작게 웃어보이곤 제임스의 배 위를 압박하던 무릎을 내려 꾸욱 하고 제임스의 성기 위를 압박했다.


또다시 아픔과 쾌감 사이의 어쩔 줄 모르는 감각에 제임스가 헐떡이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쉿쉿, 가만히 있어야지. 흥분으로 팽창한 유두를 살짝 깨물고 제임스의 아래에 자리한 레너드의 말이었다. 한창 동안이나 입안을 헤집고 혀를 누르던 레너드의 퉁퉁 분 손가락은 빠져나오자마자 제임스의 아래를 파고들었다. 축축한 손가락이 예민한 부근을 만지자 드디어 싶은 마음에 제임스가 고분고분 다리를 벌렸다. 레너드는 이번에는 잘했다는 듯이 무릎을 쓸어주고는 칭찬하듯 축축하게 발기한 기둥 위를 혓바닥으로 가볍게 핥아 올렸다. 흐으으 하고 처음으로 신음다운 신음을 낸 제임스는 따끔따끔한 눈을 깜박이며 레너드가 자신의 아래를 집어삼킬 듯 노려보는 것을 보았다.


아래에 파고 들어간 손이 능숙하게 움직여 빠듯했던 아래가 벌어졌다. 레너드는 축축하게 젖어 붉게 충혈된 성기를 제임스의 다리에 살살 문질렀다. 그의 농축된 기분이 제임스를 긴장하게 했다. 그의 목에선 마치 짐승과도 같은 숨소리가 났다. 제임스는 발가락을 꼼질 이곤 빨리 삽입하라는 듯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아, 저 표정은 무언가 부서지는 표정인데.


제임스가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레너드의 손가락이 제임스의 전립선을 긁었다. 한참을 발기하고 있던 아래에서는 꿀럭하고 물은 사정액이 흘러나왔다. 눈앞에 별이 튀는 경험을 한 제임스가 감탄하는 동안 레너드는 꼼꼼히 제임스의 사정액을 자신의 성기에 발랐다. 그가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내며 아래를 꿰뚫어서야 제임스는 정신을 차렸다. 단숨에 찔러오는 굵은 기둥에 제임스는 비명을 지르려는 것을 가까스로 막고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냔 표정으로 레너드를 바라보지만 그는 태연하게 너무 놀라 약간 시든 제임스의 아래를 만졌다. 차가운 손에 소름이 우스스 돋아 올랐다.


“이렇게 예쁘고 큰데 하나도 쓸모가 없네. 느끼는 것밖엔 못 하잖아. 클리토리스와 다를 게 없어.”


제기랄.


그의 말이 기분나쁠 법 한데도 제임스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신음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좋아서 그가 아무런 말이나 해도 제임스는 다 옳다고 끄덕였을 게 틀림없었다. 게다가 그가 하는 말이 더 흥분되는 게 사실이었으니까.


한참을 레너드의 손가락이 있었다고는 해도 아직 빠듯한 아래에 레너드의 성기는 반 정도가 겨우 담겼다. 제임스가 끙끙대며 엉덩이를 들어 올리자 레너드는 남은 반을 조금은 우격다짐으로 밀어 넣었다. 굵고 뜨거운 기둥이 들어오며 마찰하는 아래에 제임스가 꿈틀대가 레너드는 탁탁 엉덩이를 두드렸다. 마치 주사를 놓기 전 아이를 달래듯이. 제임스가 힘을 풀자. 끝까지 밀어 들어온 레너드가 제임스의 다리를 자신의 어깨너머로 넘겼다. 제임스의 허리와 엉덩이가 들리며 레너드의 얼굴이 제임스와 바짝 맞닿았다.


“본즈, 아깐…….”


무슨 정신이었는지 몰라도 소유심으로 가득한 레너드의 표정을 보니 뭔가 말해야겠다 싶어진 제임스가 드디어 긴 침묵 끝에 말문을 열었다. 물론 레너드는 그다지 그의 말을 기다려줄 생각이 없었다.


뱃가죽과 영혼이 같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삽입할 때만큼이나 빠져나갈 때의 쾌감도 녹록지 않았다. 굵은 성기에 눌리는 전립선에서부터 시작해서 손끝까지 저릿한 감각이 제임스를 미치게 만들었다.


말은 이어지지 못하고 신음도 금세 레너드의 입술에 먹혀버렸다.








워, 이건 좀.


“심한데.”


자신도 모르게 소리 내서 말한 제임스는 깜짝 놀라 레너드의 눈치를 살폈다. 눈을 뜨자마자 또 한바탕 뒹굴 위기에서 빠져나온 제임스는 빼빼로데이 다음 날 아침을 맞이했다. 턱 아래 울긋불긋한 자국은 노골적으로 이것은 지난밤 성관계의 흔적입니다를 말하고 있었다. 어지간하면 사라질 만도 할 텐데 대체 얼마나 씹어댄 거야? 면도하려고 섰던 제임스는 자국이 가득한 턱 아래를 쓸며 레너드가 모른척 양치질을 하는 것을 쳐다보았다. 끝내주는 밤과는 별개로 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싶진 않았다. 눈을 가늘게 뜬 제임스는 서운한 티를 팍팍 내며 옷을 챙겨 입고는 함교 출근 전 이 ‘발진’ 치료를 해 줄 법한 장소로 향했다.




“치료할 곳이 없는데요.”


“아니 그러니까 이, 붉은 자국들 말이야.”


“아…….”


그 미묘한 반응에 제임스는 화를 내지도 못하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너스와 닥터 모두 한결같이 제임스의 시선을 피한다.


아니 뭔 짓을 한 거야 대체?


함선에서 함장의 명령에 우선하는 것은 많지 않았지만. 이런 사소한 문제라면 분명 매우 특별한 지시가 이들에게 내려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함장치료금지]


메디컬베이에 있던 선원들의 표정이 미묘했다. 명령을 내린 것은 CMO였으며, 함장은 분명 알레르기-라고 본인은 주장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긁어서 생긴 발진은 아닌 자국을 치료하라고 난리였다. 엔터프라이즈호의 선원들은 가끔 몇몇이 눈치가 없을 순 있었지만 평균적인 지성은 매우 뛰어난 이들이었다. 그들의 머리는 온통 함장과 의료부장의 관계에 대한 제법 진실에 가까운 추론들로 가득했다.


“……이오 소위.”


“네.”


“……이거 알레르기로 보이진 않지.”


“네.”


“알겠네. 수고하게.”




제임스는 레너드의 월권행위에 대한 추궁을 위해. 레너드 맥코이가 있을법한 장소로 큰 걸음으로 걸어갔다. 마주치는 대원들의 놀란 표정과 약간 늦은 인사들을 가볍게 받아넘기며 터보리프트에 탄 제임스는 함교에 들어섰다.


“Captain on the bridge.”


체콥 소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함교에 선장이 왔음을 알렸다. 왜 이제야 오냐는 표정으로 레너드가 팔짱을 끼고 맞이했다. 평소처럼 함장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의 얼굴을 바라본 대원들이 입을 다물어 버리고 말았다. 그들의 당황과 레너드의 뿌듯한 표정에 제임스는 메디컬 베이에서 있었던 비합리적인 월권행위에 대한 문책은 잠시 뒤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스팍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입을 열어 무언가 말을 하려다 말았다. 사생활에 대한 간섭과 인간 문화 사이의 충돌에 벌칸도 당황한 것이다.


어쩔 수 없었다.


5년을 꽁꽁 숨겼는데 말이야. 어쩐지 웃음이 나온다.


“좋은 아침 스팍. 그리고 본즈.”










“봐봐, 본즈. 내가 찾아봤는데 말이야.”


온갖 심각한 척을 하며 불러낸 제임스 덕에 헐레벌떡 개인실로 달려온 레너드는 숨도 다 고르지 못한 채 제임스가 건네는 패드를 건네받았다. 역시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었군, 항상 속는단 말이야. 하며 패드를 내려다본 레너드는 알 수 없는 날짜들의 나열에 패드를 흔들며 반문했다.


“뭘, 날짜들이 어쨌다고?”


“우리가 사귀는 것을 얘기하지 못하는 동안 놓친 기념일이 한두 개가 아니야. 일단 너도 잘 아는 발렌타인만 해도 다섯 번은 놓쳤고 말이지…….”


“아냐, 재작년 발렌타인 때는 상륙휴가가…….”


제임스의 말을 가로막은 레너드는 얼른 입을 다물었다. 제임스의 입가가 말려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거 빼곤, 전부 다 채워야겠네. 그렇지 본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