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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가 진짜 너무 귀여워서 쓰는 무순













너붕붕은 아주 어릴 때..는 아니고 이제 막 알 거 알아가던 나이인 열 네살에 부모님의 결정으로 쌀국으로 이민을 왔어. 낯설기만 하던 나라의 언어나 문화, 학교에 어찌저찌 잘 적응하고 똘똘한 머리로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고등학교 입학, 좋은 대학교 입학, 원하던 회사 입사 이렇게 별다른 탈없이 어른이 될 수 있었지. 붕붕이는 그리 크진 않지만 평판이 좋은 편집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어. 아직은 비교적 어린 나이였지만 업계에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나가며 인정받고 있는 중이었지. 당연히 중간중간 인종차별이나 정체성과 같은 여러가지 고충이 있었지만 언제나 자상한 부모님과 좋은 친구들이 있었으니까 잘 이겨낼 수 있었어. 요즘은, 회사 자체에서 꽤 큰 디자인 건을 맡아서 평소 칼퇴와 다르게 직원들이 자진해서 야근하는 일이 잦았어. 그만큼 열정을 가지고 잘하고 싶었으니까. 아 너붕붕은 회사 입사와 함께 독립해서 아담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지내고 있었어. 오늘도 역시 뻐근한 손목을 빙빙 돌려가면서 모니터가 뚫릴 듯이 집중을 하고있는 너붕붕이었는데 맞은편 자리에 않은 사라가 창문을 쳐다보더니 말하겠지. 어, 비온다. 너붕붕은 그 말에 몇 시간째 모니터를 향해 고정시켜둔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바라봤지. 진짜 비가 오고 있었어. 그것도 많이. 너무 집중하느라 빗소리도 듣지 못한 건지 아니면 방금 내리기 시작한건지 알 수 없었어. 심란해진 너붕붕이 작업 창을 내리고 인터넷을 켜서 날씨를 확인했어. 불행히도 소나기가 아니고 내일 아침까지 내린대. 오늘은 아침 날씨가 좋아서 차를 타고 오는 대신 걸어왔고, 당연히 우산은 챙겼을리 없었지. 흐름이 끊긴 너붕붕은 기지개를 한 번 쭉 펴고 시간을 확인했어. 벌써 9시가 넘어가고 있었지. 오늘은 이만 갈까?하는 생각이 들었어. 다른 직원들도 내리는 비에 너붕붕과 마찬가지로 흐름이 끊기고 머리가 환기됐는지 주섬주섬 갈 준비를 하고있었고. 몇 몇 직원들이 태워줄까 하고 물었지만 안타깝게 다 집이 정반대 방향이었어서, 너붕붕은 괜찮다며 고개를 저었지. 안그래도 다 피곤할텐데, 그냥 택시 부르면 되는 걸. 너붕붕은 택시를 불렀고 너붕붕이 마지막으로 사무실에서 나오게됐어. 책상을 말끔히 정리하고, 작업물을 저장하는 것도 잊지 않고 소등을 하고 회사 밖으로 나왔지. 


여기서부터 일이 좀 꼬여. 고맙게도 빨리 도착해준 택시기사님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하는데, 이제 슬 지갑을 꺼내야겠단 생각에 가방에 손을 넣었는데 가장 먼저 잡혀야할 긴 가죽지갑이 안 잡히는거야. 어? 설마하는 생각에 핸드폰으로 가방에 불을 비추고 열심히 뒤져봤지만 지갑이 없었어. 너붕붕은 아까 사무실에서 중국 음식을 시켜먹고 값을 치른 뒤 지갑을 책상 및 서랍에 넣어둔게 생각났어. 이런..작게 탄식이 나왔어. 기사님, 정말 죄송한데 다시 아까 그 곳으로 돌아가 주시겠어요? 지갑을 놓고 와서요… 다행히 기사님은 별다른 내색없이 다시 회사로 돌아가줬고 너붕붕은 괜히 급한 마음에 서둘렀지. 서랍 속에 얌전히 누워있는 지갑을 꺼내 다시 밖으로 나오는데, 미끌. 손에서 너붕붕의 작은 핸드폰이 그만 미끄러져 떨어져버렸어. 너붕붕이 깜짝 놀라 바로 핸드폰을 줍기위해 빗속에 몸을 쭈그렸지만 운도 나쁘지. 하필이면 물 웅덩이 속으로 핸드폰이 빠져버린거야. 아..약간의 패닉에 빠진 너붕붕은 그자리에 비를 맞으면서 잠깐 정지해있다가 블라우스 소매를 걷어올리고 흙탕물 속에서 핸드폰을 꺼냈어.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 택시에 다시 탔지만 이미 먹통이 돼버린 핸드폰과 물바닥에 끌려 더러워진 코트는 그닥 아무렇지 않았지. 폰 바꾼지 얼마 안됐는데, 이건 올해 처음 꺼내 입은 코트인데. 휴. 작게 한숨을 쉬었지. 오피스텔 바로 앞까지는 차가 진입하기 좀 어려워서 너붕붕은 근처에서 내려서 뛰기 시작했어. 근데 뭐랄까, 그냥 이유없이, 왠지 모르게 고개가 돌아갔어. 그리고 고개가 돌아간 그 곳은 원래 텅 비어있어야 정상인 그냥 길인데 말야, 웬 희고 검은...?..솜뭉치 같은게 있었어. 원래 어두울 때 밝은 건 더 눈에 띄잖아. 그냥 지나가자. 쓰레기겠지 뭐. 분명 급하게 뛰고있는 너붕붕의 두 다리는 그렇게 말했는데, 어쩐지 머리는 생각이 다른 것 같았어. 아니면 집에 들러서 우산이라도 가지고 나와. 너 진짜 홀딱 젖는다구. 다시 한 번 너붕붕의 두 다리가(사실은 온 몸)이 말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머리는 생각이 달랐지. 결국 너붕붕은 그냥 비에 홀딱 젖기로 하고 그 솜뭉치..같은 것에 천천히 다가갔어. 


그렇지. 괜히 이렇게 신경쓰였을 리가 없지! 그 솜뭉치는 정말 솜뭉치는 아니었고, 개였어. 너붕붕이 무척 좋아하는 커-다란 개. 허스키..아니 말라뮤트인가? 어두워서 구분이 힘들었어. 근데 뭔가 이상했어. 보통 개라면 비정도는 피할 줄도 알 거고, 사람이 오면 경계를 하든 반기든 무슨 움직임이라도 보여야 할텐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어. 마치 죽은 것 처럼 말이야. 덜컥 겁이난 너붕붕은 잔뜩 젖어있는 털을 급하게 쓰다듬으면서 개에게 말을 걸었어. 얘, 일어나 봐. 아가? 개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지만 천만다행으로 너붕붕의 손바닥 아래로 약하게 숨이 느껴졌어. 배가 미세하게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거든. 너붕붕은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내들어 버튼을 눌렀지. 동물보호소에 신고하려고. 하지만 아까 전에 물 웅덩이에 제대로 빠졌다가 나온 핸드폰이 갑자기 될리가 없었지. 너붕붕은 조금 초조해졌어. 사람이든 개든 어쨌든 이 세찬 비를 계속 맞고 있으면 멀쩡하진 못할 거라는 걸 알거든. 게다가 이 큰아기는 얼마나 이렇게 있었는지도 모르고. 결국 너붕붕은 최후의 수단을 택했어. 주기적으로 해온 운동이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




















역시 집에 전화기 정도는 달아 놓을 걸..너붕붕이 중얼거렸어. 집에라도 전화기가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보호소로 보낼 수 있었을 테니까. 너붕붕과 개에서 흘러나온 물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어. 일단 너붕붕은 겉옷을 벗고 카페트를 저 구석으로 밀어버렸지. 개는 여전히 정신을 못차렸어. 너붕붕은 한 번 더 힘을 썼지. 흡! 이를 악물고 분명히 20Kg는 훌쩍 뛰어넘을 개를 온 몸으로 들어올렸어. 그래봤자 바닥에 뒷발이 질질 끌렸지만 말이야. 그게 최선이었어. 혹시 다칠까, 너붕붕은 후들거리는 팔과 다리로 겨우 개를 욕조 안으로 조심히 들여놓고 따뜻한 물을 틀었어. 아가 정신 좀 차려 봐..정작 그 아가가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하면서. 개가 일어서있거나 앉아있는 상태가 아니라 엎드린 상태였기 때문에 얼굴이나 귀에 물이 닿을까 너붕붕은 금방 물을 껐어. 그리고 작은 대야에 또 따뜻한 물을 받아서 개의 몸 위로 뿌려주면서 꼬질꼬질한 때들을 씻겨내줬지. 너붕붕은 개를 정말 좋아했어. 핸드폰이나 개인 노트북에 따로 사진폴더가 있을 정도로 말이야. 무릇 개라는 생물은 기분이 좋을 때 보면 더 좋고, 우울할 때 보면 존재 자체만으로 위로를 해주는 존재잖아. 너붕붕은 물론 개를 키운 적도 있었어. 둥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진 리트리버였는데 너붕붕이 열일곱살 때 무지개 다리를 건너버렸지. 그러고보니 너붕붕이 이 나라에 와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둥이의 죽음이었어. 어쩌면 살면서 가장. 사랑하던 가족을 떠나보낸거니까 말이야. 지금은 그 때의 슬픔과 아무래도 하루에 반절을 밖에서 지내니 다시 키울 엄두를 못내고있었던거지. 괜히 둥이 생각에 코끝이 시큰해진 너붕붕은 이제 거의 제 색을 찾은 젖은 털들을 더욱더 정성스레 매만졌어. 아가 이제 진짜 일어나주라. 나 좀 슬퍼지려고 해. 어느정도 마쳤다고 생각한 너붕붕이 욕조에 물을 빼면서 말했어. 그리고 타월을 든채로 욕실 밖으로 나가 드라이기를 가져왔지. 욕실에 있는 콘센트를 쓸 날이 오네. 라고 생각하며 드라이기를 약하게 켰지. 처음 못지않게 물에 푹 젖은 대형견을 세 번까진 못들거라고 판단했거든. 그리고 드라이기를 가져다대려는데, 쫑긋. 뾰족한 귀가 움직였어. 탁. 너붕붕은 드라이기를 껐어.


아가, 얘! 너 정신 차렸어? 일어난거야?


다시 한 번 쫑긋. 귀가 움직였어. 그리고 곧 주욱 감겨있던 두 눈이 떠졌어. 시리도록 새파란 눈이. 너붕붕은 생각했지. 허스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