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야함 ㄴㅈㅈㅇ
내 이름은 제임스 T. 커크, 연예인이다.
스타플릿 소속으로 현재 가장 높은 주가를 달리고 있는, 글자 그대로 '잘 나가는' 배우.
..였지만.
커크는 한숨을 푸욱 내쉬며 절망스럽게 거울을 쳐다보았다. 쓰다듬어보고 싶게 만드는 윤기나는 더티 블론드 헤어와 워프코어를 방불케 할만큼 새파랗게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얼굴이 들어왔다. 아 나 왜 쓸데없이 잘생겨가지고. 재수없게 들릴게 분명하지만 커크는 지금 정말 진지했다. 어딜가나 이목을 끄는 제 화려한 외모만큼 지금 상황에 방해가 되는 것은 없었다.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쉰 커크는 하얗고 커다란 마스크를 집어들어 얼굴의 반을 가렸다. 그리고 파란색 야구모자를 머리 위에 푹 눌러썼다. 거울에 비치던 그 눈과 머리카락이 모습을 감추었다. 선글라스도 낄까? 아냐, 연예인이 몰래 나온 거 티낼 일 있나. 커크는 손에 들고 뚫어져라 바라보던 선글라스를 결국 선반에 내려두고 마침내 문을 나섰다. 찬 바람이 옷 사이로 숭숭 들어와 옷을 여미며 고개를 잔뜩 파묻었다.
제임스 T. 커크, 그는, 지금, 비뇨기과로 향한다.
어떻게 된 일인가 하면, 최근 커크는 소변을 볼때마다 안쪽이 따끔거림을 느꼈다. 기분 탓이겠거니 혹은 피곤해서 그런거겠거니 하고 넘겼던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피까지 보고 말았다. 처음 혈뇨를 보았을 때 커크는 그대로 기절할 뻔 했다. 피가 나서 놀랐다기보다는 비뇨기과를 가야만 하는 피할 수 없는 제 운명에 절망해서였다. 비뇨기과가 가는게 뭐가 어떻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앞서 강조해서 말했듯이 커크는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연예인이고, 파파라치들이 아무렇게나 사진 찍어도 잘 나오는 연예인 1위였다. 그러니 당연히 그가 어딜 향하나 눈이 따라붙었는데, 전에 한번은 피부과에 갔다가 3류 잡지사에 「제임스 T. 커크, 그의 남성성이...?!」 라는 우스꽝스러운 제목으로 아주 커다랗게 기사가 나는 일이 있었다. 단지 커크가 갔던 피부과가 비뇨기과랑 붙어있던 곳이었기 때문에. 자존심에 심하게 상처를 받았던 커크는 진심으로, 제 발로 비뇨기과를 가는 일이 평생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던 것이다.
혹시나 소문이 새어나가는 일이 없게 비뇨기과를 알아보고 알아보던 커크에게 스콧이 한심하고 하찮고 불쌍하단 표정을 지으며 추천해준 병원 앞에 선 커크가 꿀꺽, 침을 삼켰다. 스콧의 말에 따르면 의사도 남자고 환자 개인정보에 대해 굉장히 철저한 곳이라고 했으니까 괜찮겠지. 5시 59분. 병원 문을 열고 들어간 커크가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벗었다.
"저... 닥터 레너드 맥코이와 독대하고 싶은데요."
-
"안녕하세요. 성함이 제임스 T. 커크 맞으시죠?"
"네.."
"무슨 일로 오셨죠?"
그게 말이죠... 아주 부끄러운 걸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얼굴을 붉히곤 사춘기 소년의 고백처럼 떠듬떠듬 증상을 말하는 커크를 보면서 맥코이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세상의 모든 자신감이란 자신감은 다 가져도 될 것처럼 잘생겼네, 근데 왜 나랑 독대를 원한거지? 부끄러워서 그런가. 비뇨기과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느끼며 맥코이가 속으로 혀를 찼다. 커크는 계속 맥코이의 눈치를 살피며 불필요하게 설명을 길게 하고 있는 중이었다. 뭐지 나 연예인인거 못알아보는건가.
"..그 정도면 됐어요. 전립선 문제네요. 두세번정도 마사지 받고 약 드시면 깨끗하게 나으실 겁니다. 오늘 시간 되시면 마사지 받고 가세요."
"그렇다는 건 제가 앞으로 여길 몇 번 더 와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네. 맥코이가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커크는 당장이라도 머리를 쥐뜯고 싶은 걸 참아내야만 했다. 맙소사, 내가 앞으로 이 짓거리를 몇 번이고 더 해야 한다니.
"그래서, 오늘 마사지 받으실래요?"
".........달리 선택지가 있겠나요, 제가."
"저기 들어가셔서 바지 갈아입고 안쪽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맥코이가 말하는 '바지'가 '바지'가 아니라는 사실에 커크는 다시 한 번 절망했다. 앞섬만 겨우 가릴 정도로 엉덩이가 휑하니 뚫려선 원시시대로 돌아가도 전혀 거리낌 없을만큼 파격적인 노출이었다. 아무리 남자 선생님이라지만 그래도 너무 부끄러운데. 커크는 주먹을 꾸욱 쥐고 속으로 괜찮다고 되뇌이며 안쪽으로 향했다. 맥코이는 커크를 힐끔 보더니 익숙하게 침대 위로 올라오라며 시트를 가볍게 두드렸다.
"팔로 옆에 받치시고, 엉덩이 위로 치켜드세요."
"..이, 이렇게요?"
"네, 엉덩이 좀 더 들어올리세요."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맥코이의 말에 커크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맥코이는 1초 단위로 시시각각으로 표정이 변하는 커크가 꽤나 귀엽다고 생각했다. 나이는 거의 30이던데 하는 짓은 애새끼가 따로 없네.
위생장갑을 낀 맥코이가 능숙하게 손 위로 젤리를 쭉 짜내더니 커크의 엉덩이에 펴 발랐다. 차가운 젤리에 커크의 몸이 흠칫 떨리자 맥코이가 달래듯 엉덩이를 살살 쓰다듬었다.
"곧 따뜻해질 거예요."
제 뒷구멍을 살살 건드리는 맥코이의 손길에 커크가 숨을 헉하고 들이마셨다. 뭐야, 이거. 이상해. 그리고 맥코이가 곧 입구의 주름을 하나하나 매만지며 풀어나가기 시작하자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짜릿함에 절로 숨이 차올랐다. 이거 진짜 이상해! 젤리로 미끌미끌하고 차가운 손가락이 주름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올 듯 말듯 왔다갔다 했다. 입구를 열고 들어올것처럼 다가오다가 다시 뒤로 나가기를 반복하는 손가락에 처음 느껴보는 생경한 감각이 커크의 머릿속을 잔뜩 뒤흔들고 있었다. 간질간질한게 발가락이 오므라들고 팔에 자꾸만 힘이 빠졌다. 커크는 당황스러움에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어디 불편하신가요?"
".......아뇨."
말은 그렇게 물었지만, 맥코이는 커크가 성적으로 흥분하기 시작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미 터질 것처럼 새빨갛게 물들은 귀와 맥코이의 손가락을 감싸고 있는 입구가 조물조물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전립선 마사지를 하면 성적인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한 생리현상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반응이 오는 경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맥코이도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맥코이도 커크가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제 넣겠습니다."
넣겠다니, 뭘! 그런 말 하지 말란 말이야! 커크는 외치지 못하는 아우성을 삼키며 쪽팔림에 양손으로 이불시트를 세게 말아쥐고 작게 떨었다. 녹기 시작해 흥건해진 젤리와 함께 맥코이의 기다란 손가락이 제 밑을 가르고 들어오는게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건 부드럽고.. 또 뜨거웠다. 곧 따뜻해질 거란 소리가 이런 뜻이었냐고. 커크는 딱 죽고 싶었다. 속으로 들어온 젤리는 이완제 역할이라도 하는 것인지 뜨끈하게 달아올라 긴장된 근육을 풀어내고 있었고―심지어 그것은 커크가 흥분하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그 사이로 맥코이의 손가락이 무언가를 찾기라도 하는듯 내벽을 자꾸만 건들여댔다.
"...흐"
뒤가 간지러운 느낌에 자꾸만 의도치 않게 목소리가 새어나가고 있었다. 아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 커크는 이제 그만 울고 싶었다. 의사의 치료행위에 느껴버리다니 이렇게 수치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난 이제 변태 연예인이라고 소문날 거야. 커크의 눈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한가득 맺히는 와중에 당황하던 맥코이는 슬슬 흥미로워지고 있었다. 앞에 젊고 잘생긴 남자는 맥코이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일때마다 허리를 비틀며 입술을 깨물어대고 있는 모습은 게이가 아닌 맥코이의 마음마저도 동하게 할정도로 색정적이었으니까.
그때였다.
"..?! 아흑..! 흣.. 선생,님...?"
찾았다. 맥코이가 씨익 웃었다.
"여기, 누르니까 좀 이상해요?"
"......"
커크가 입을 틀어막았기 때문에 그의 상처가 침대 위로 무너져내렸다. 커크가 놀란 눈으로 맥코이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맥코이가 다시 한 번 전립선을 건드리자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뱉은 커크의 허리가 튕기듯 올라갔다. 커크는 슬슬 제 앞섬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꼈다. 얇은 흰 색 천으로 앞만 겨우 가리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들리고 있는 자신의 분신으로 하체가 다 드러나기 직전이었다. 내 인생은 끝났어.. 찾아줘 나의 존엄성... 자신의 손가락이 들어가 있는 커크의 엉덩이 밑으로 이어진 매끈한 허벅지 사이로 끝끝내 쿠퍼액으로 젖어 투명해진 의료복이 가리지 못해 보이는 껄떡거리는 커크의 성기에 맥코이는 왠지 얼굴에 열이 올랐다. 독대하길 잘했군. 그도 그럴것이 지금 커크의 모습은 좀, 심각하게 야했다. 이미 무너져버린 상체에 엉덩이만 치켜든 자세도 모자라 눈물로 인해 발갛게 젖은 눈가와 자각도 하지 못하고 있는지 입술은 침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맥코이는 한손으로 커크의 허벅지를 약하게 쓸며 천천히 말했다.
"마사지 시작할게요."
그 말은 커크에게 사망선고와 다름없었다. 이제 다 끝나가겠거니 했는데 이제 시작이라니. 맥코이가 눌렀던 지점은 분명 뭔가 이상했다. 여기가 아까 그가 말했던 그 전립선이란 곳이 틀림없었다. 겨우겨우 참아내던 목소리가 손놀림 한번에 무너져버리고 말았었다. 그런데 여길 계속 누르겠다고? 날 죽일 생각이야?
"하읏...! 잠깐, 으악..! 선생, 아읏, 흑.. 읏,"
커크의 머릿속에 적색등이 켜짐과 동시에 그 입에서 신음이 쉴새없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발가락 끝이 잔뜩 오므라들었다. 견딜 수 없게 강한 쾌감이 커크의 몸을 지배했다. 온몸이 성감대라도 된 마냥 예민해지고 있었다. 맥코이의 손가락이 쉴틈없이 커크의 전립선을 자극했다. 손가락이 누를때마다 폭죽이라도 터진듯 커크가 자지러졌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어댔다. 사정감이 잔뜩 몰려오고 있었다. 아, 안돼. 커크가 눈을 꾹 감고 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의사선생님 앞에서 가버릴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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