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미샤는 더 귀엽지만 내가 졸려서 짧은 무순..
너붕붕은 기절초풍했어. 스스로도 이렇게 크고 굵고...위협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방금 알았지만 지금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었지. 분명히 너붕붕은 요 며칠과 다름없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뚱이를(너붕붕이 미샤에게 급하게 지어준 이름) 옆에 끼고 책을 읽고 있었어. 그러다가 출출한 기분이 들어서 식탁에 올려놓은 초콜렛을 가지러 갔지. 근데 초콜렛을 집기도 전에, 그 짧은 시간에 말이야. 방금까지 너붕붕이 있던 방에서 무슨 소리가 났어. 탁, 쿵, 주섬주섬, 그런 이상한 소리들이. 당연히 뚱이가 낸 소리겠지만, 너붕붕의 촉이 뭔가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었지. 개의 기척이 아니라 인기척처럼 느껴졌거든. 너붕붕은 바로 다시 방으로 돌아갔어. 세상에, 말이 돼? 방금까지 예쁜 대형견 한마리가 누워있던 자리에 웬 나체의 성인 남자가 앉은것도, 선 것도 아닌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었어. 게다가 너붕붕이 소리를 지르니 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쭈뼛쭈뼛 일어서서 너붕붕쪽으로 손을 뻗는거야. 뭐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했는데 그걸 들어줄 정신이 어딨겠어. 그렇게 너붕붕은 생전 내본적 없던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 일단 제발 그거..그것 좀 가려주길 바라면서. 미샤는 너붕붕의 말을 듣고 바로 두 손으로 자신의 소중한 곳을 가렸다가, 이내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 옆에 놓여있던 담요를 집어들어 몸에 둘둘 감았어. 평소 몸이 찬 허니가 집에 오면 옷처럼 입고 다니는 담요였지. 그리고 미샤는 세상에서 가장 무해해보이는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어. 저기, 다 설명할 수 있어요. 진정하세요.. 미샤는 너붕붕이 걱정됐어. 자기때문에 얼마나 놀랐는지, 거칠게 소리는 질렀어도 겁에 질려서 하얗게 떠버린 얼굴이 너무 안쓰러웠거든. 본인은 아는지 모르겠지만 동그란 두 눈엔 눈물까지 그렁그렁했지. 미샤는 천천히 발을 움직여 너붕붕과 멀찍이 떨어졌어. 그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지. 일단 가장 간단하고 명료한 말. 수인이예요, 제가.. 너붕붕은 숨을 크게 쉬었어. 수인? 영화에 나오는 늑대인간 같은 거? 아니, 애초에 수인은 그냥 전설이잖아. 지금 내가 알고있는 그 '수인' 말하는거야? 한순간에 여러가지 물음들이 머릿속에서 튀어올랐지만 전부 입 밖으론 나오지 못했어. 너붕붕은 용기를 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지. 네가 뚱이야..요? 네..미샤가 대답했어.
모든 이야기를 할 순 없었어. 너무 길고 무거운 얘기니까 말이야. 부모님을 여의고, 길거리에서 생활하다가, 빗속에서 쓰러졌어요. 그런 저를 당신이 도와준거고요. 그게 다예요. 떠나려고 했는데, 개의 몸으로는 힘들어서..어쩌다보니 지금까지 있었어요. 놀라게 해서 정말 미안해요, 미샤는 이정도만 말했지. 너붕붕은 혼란스러웠어. 애초에 수인이란게 진짜 존재하는지도 몰랐고 미샤의 변명은 너무 담백했거든. 사실 미샤가 그 어떤 말을 했어도 당황스러웠겠지만. 너붕붕의 대답을 얌전히 기다리는 미샤의 모습에 너붕붕은 주먹을 꾹 말아쥐었다가 다시 피고는 벽에 등을 기대로 그대로 주저앉았어. 미샤는 그런 너붕붕이 정말 걱정스러웠지만 다가갔다간 너붕붕이 더 힘들어할테니 그자리에 가만히 서있었지. 너붕붕은 무릎을 세워 품으로 끌어안고 무릎에 이마를 댔어. 어쩌면 지금 당장 서랍에 있는 총을 꺼내고 관리인에게 찾아가야 할지도 몰라. 사실 핸드폰이 수리센터에 있지만 않았어도 바로 신고해버렸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너붕붕은 그냥 그렇게,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로 무방비해졌어. 내가 지금 이래도 되는건가? 저 사람을 뭘 믿고? 그냥 미친 사람일지도 모르고.. 근데 말이 안되잖아. 정말 몇 초 전까지만 해도 개였는걸. 직접 보진못했지만..아니, 그럼? 진짜 수인이면 뭘 어떻게… … 수많은 생각들이 들었지만 이미 온몸에 힘이 풀렸고 본능 어딘가에서 자신이 뚱이라고 주장하는 저 남자는 위험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는 걸. 실제로 남자는 너붕붕이 그렇게 미동도없이 쭈그려있는 동안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어. 정말 뚱이처럼 얌전했지. 그럼 다시 뚱이로 변해주세요.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은 너붕붕이 말했어. 제가 문제가 있어서, 그걸 마음대로 조절을 못해요.. 미샤가 미안하다 못해 송구해 죽겠다는 듯한 투로 대답했어. 으으..너붕붕이 앓는 소리를 냈지. 그 뒤는 이런 식이었어. 너붕붕과의 첫만남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 너붕붕이 사소하게 중얼거렸던 혼잣말들, 미샤에게 건넸던 말들을 미샤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너붕붕에게 말했지. 그걸 모두 들은 너붕붕은 일어나서 방을 나가더니 편한 티와 바지를 가지고 다시 돌아왔어. 옷은 입어야죠..힘없이 말하면서 미샤에게 옷을 내밀었지.
[전설 속 존재로 불리지만 익명의 소수인들은 그들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들만의 시장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암암리에 거래되고있다는 주장이다. … 제 어미와 함께 온전한 삶을 누리는 수인은 드물다. 대부분은 어미의 어미, 아비의 아비 때부터 그들에게 길러져 세상에 나자 마자 팔려 나가는 것이 보편적이다. 일단 수인들은 반쪽짜리 피를 가지고 태어나 누군가의 서포트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인간들 사이에 섞여들긴 어렵다. 복잡한 서류와 철저한 검사를 수인들은 피해가지 못한다.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 완벽하게 수인화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예외의 경우도 있다. … ]
너붕붕은 숨을 크게 내쉬었어. 이제까진 별 관심이 없어서 몰랐지, 검색창에 수인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해보니 수천가지의 글들이 떴어. 그럴싸한 글들이 있는가 하면 너무 터무니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는 글들도 있었어. 하지만 너붕붕은 이내 가장 터무니 없는건 지금 바로 이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 금방 정색을 했지. 미샤에게 어떤 글이 정확하냐며 물어볼 수도 없었고 말이야. 너붕붕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어. 막막하거나 답답할 때 나오는 너붕붕도 모르는 너붕붕의 버릇이었지. 훌러덩 옷을 벗을때마다 도망가던 미샤의 모습이 너붕붕에게 순간 스쳤어. 그래서 그랬구나. 괜히 몰려오는 민망함에 입술을 살짝 깨물었지. 미샤는 그런 너붕붕을 아무 말 없이 주욱 지켜보다가, 조심히 입을 열었어.
저기....
아..네.
제 이름은 미샤예요. 미샤 콜린스..
너붕붕은 작게 탄식했어. 그러면 이제까지 미샤라는 멀쩡한(심지어 귀여운) 이름이 있는 성인 남자한테 뚱이라고 부른거잖아. 게다가 뚱..미샤는
너붕붕의 이름을 당연히 모를 거였고.
허니 비예요. 제 이름은요. 별명 같은 거 아니고요..
네..
너붕붕은 뚱이가 그리웠어. 물론 뚱이가 미샤고 미샤가 뚱이었지만, 그 윤기나는 털을 가진 허스키가 그리웠다는 말이야. 지금이라도 눈 앞에서 펑!하고 변해주면 당장 곁으로 가 안아줄 수 있는데.
음, 저기..
네.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네?
그동안 돌봐줘..서 고마워요. 정말 눌러앉으려던 생각은 아니예요. 말했듯이 나가기가 곤란했어서..
...
아. 사례금이라도..
지금 시간이, 아니 날도 추운데요. 아니아니, 음.. ....또 길에서 떠돌 예정이세요?
..그건 걱정안해도,
요즘 세상도 엄청 무서운 세상이고..그 쪽이 뚱..뚱이라는 것도 어느정도 믿구요. 그러니까 저는 그렇게 매정한 사람도 아니고요..
...
애초에 제가 데리고 왔고..아 물론 제가 이렇게 신경 안써도 아무 일 없겠지만요. 하하, 그래도..
미샤는 맑은 갈색의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리며 말하는 너붕붕을 멍하게 쳐다봤어. 정말 극단적이긴 하지만, 미샤는 너붕붕에게 총을 맞았어도 할 말이 없었어.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욕을 한다거나, 집안의 물건들을 모조리 던지며 나가라고 했으면 오히려 군말없이 나갔겠지. 미샤는 오랜시간을 자의로 떠돌았어. 멀쩡하다 못해 풍족한 삶이 미샤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걸 충분히 누릴 수 있었지만 그저 묻어놓고 찾지 않았지. 너붕붕은 미샤에게 하루 더 머물러도 된다고 말하고 있었어. 약간의 민망함과 당황으로 인해 발갛게 물든 뺨이 빙 돌아가는 말의 요지를 단박에 알려주었어. 어쩌면 저렇게 다정하지? 죽는 순간까지 제게 다정했던 엄마 생각이 났어. 너붕붕을 보다보면 그녀의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곤 했지만 지금은 단순히 닮았다는 생각보다 묵직하게 닿아오는 어떤 것이 느껴졌어. 그건 너무 묵직해서 미샤를 당황하게 만들었지. 울컥하고 서러움이 밀려왔어. 미샤는 바로 고개를 숙였지만 너붕붕은 파란 눈에 눈물이 고이는 걸 분명히 보았지. 저 눈때문인가? 너붕붕은 엉뚱한 생각이 들었어.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하지만 믿고, 또 상식밖의 호의를 베풀고 있는 게. 저 눈 때문인가? 너붕붕이 아주 다정하게 말했어. 쉬, 착하지.
*
전날 밤의 사건 때문에 많이 지쳤는지 유독 깊게 잠에 빠져든 너붕붕과 달리 미샤는 잠을 자지 않았어. 밝아오는 아침을 바라보면서 가만히 바닥에 누워 생각에 잠겼지. 첫 주인, 매매상, 엄마, 아빠, 시체, 서류, 집, 폭력, 마지막으로 너붕붕 까지. 미샤는 알고있었어. 엄마를 정말 많이 닮은 너붕붕은 아주 좋은 사람, 또 좋은 주인이었고 그런 류의 사람은 자신 같은 존재를 그냥 지나쳐보내지 못한다는 것을. 그런 당혹스러운 사건을 겪고도 이미 한 번을 잡았다는 사실이 바로 그 증거였지.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지? 미샤의 눈이 거둬지는 어둠 속에서 빛을 냈어. ..모르겠다. 미샤가 눈을 질끈 감고 코로 깊게 숨을 들이쉬었어. 허공에 잔뜩 퍼져있는 너붕붕의 체취가 빠르게 들어왔지.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ㅜㅜㅜㅜ어나더ㅠㅠㅠㅠ
내아내 입갤해따
센세 정말 감사합니다..........
허윽 센세ㅜㅜㅜㅜㅜㅜ내센세성실해ㅜㅜㅜ
내가웰치스랑군만두준비할게..
센세 너무좋아서 지구 뿌시고싶어요
어나더어나더억나더!!
내아내 씨발 핵금손임 아 존좋ㅠㅠㅠㅠㅠㅠㅠ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