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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솊 아담토니 더 셰프 쉪 뿌꾸 브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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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내 오페라 초대를 무시했겠다!”
아, 젠장. 불쑥 튀어나오려는 욕을 꾹 삼키며 완전 무장 상태로 등장한 시몬 포트를 바라본다. 아담은 살짝 억울한 목소리를 가장하며 “최근 이 근처 레스토랑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도는 알잖아?” 하고 항의했다. 마치 전장에라도 나가는 듯 한 모습으로 나타난 시몬과 그녀의 여자 친구는 레스토랑에 폭풍을 일으킬 것 같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사과 인사 하나도 없었단 말이지? 표는 어쨌어?”
“아는 사람 줘버렸지 뭐. 미안하다고 시몬.”
“아무나에게 준 건 아니겠지?”
“마담 시몬, 제가 장담하지만 이 교양 없는 녀석보다는 오페라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드렸습니다.”
하지만 감사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에요. 정말로 미안해요 시몬. 메뉴판을 들고 등장한 토니 또한 마음속으로 ‘Shit’을 백번 쯤 연발 할 것이 분명한데, 역시나 유럽 최고의 메이터디답게 차분하고 우아한 태도를 유지한다. 참고로 그 오페라 티켓은 알렉스에게로 돌아갔다. 아담으로선 설마 토니와 그 자식이 단 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남 좋은 짓을 한 건가... 하는 걱정이 일순간 들긴 했지만 뭐, 토니는 레스토랑을 내팽개치고 놀러 갈 수 있을 정도로 속편한 사람은 아니었다.
토니의 진심 어린 사과에 그나마 시몬과 그녀의 셀린이 얼굴이 살짝 풀어진다.
“용건은 그게 다야?”
물론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담은 시몬에게 질문했다.
시몬이 2인용 테이블을 예약하고, 무시무시한 차림을 한 채 여자 친구와 함께 레스토랑에 등장한다는 것은 다음 이브닝 스탠다드 호에 실릴 칼럼의 아웃라인이 어느 정도 잡혀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처음 런던에 도착해, 토니를 흔들어 놓을 요량으로 시몬에게 레스토랑을 찾아가달라는 부탁을 했을 때는 이런 식으로 그녀를 다시 마주 할 것 이라는 상상은 하지 않았고, 이렇게 자신이 긴장할 것 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물론 시몬은 언제나처럼 프로페셔널하게 좋지 않은 레스토랑을 닫는 펜을 휘두르겠지만, 오늘의 시몬이 쥐고 있는 펜은 평소보다 더 매서울 것 같다.
“얼마 전 푸드 크리틱에서 네 레스토랑에 묘한 변화가 왔다고 해서, 그 변화도 확인 할 겸.”
“변화?”
“어머, 이젠 칼럼도 확인 안 하는 거야?”
미슐렌에 벌벌 떨던 애가? 변하긴 변했나봐? 반 정도는 놀라움을 담아, 나머지 반은 놀리듯 말하는 시몬의 말에 아담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 정도로 초탈해 진 것은 아니고 다만 정말로 최근에는 레스토랑에 일어나는 변화와 개인적인 변화들로 인해 바빠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격식에서 조금씩 벗어나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과 본래의 전통을 잃지 않는 것 사이에서의 줄다리기. 거부하던 것들을 받아들이면서도 스스로를 잃지 않기. 그리고 여전히 정체 상태인 토니와의 관계.
“고지식한 정통 프렌치 다이닝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고 하던데.”
젤리 만들었다며? 라며 당장일도 깔깔깔 웃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을 한 시몬이 자리에 앉는다. 그녀의 여자 친구도 맞은편에 앉더니 바로 “프로셰코.”라며 전에는 없던 이탈리안 스파클링 와인을 주문했다.
“우리 가게에서 프로셰코를 들여놓은 게 그렇게 놀라운 일인건가요?”
메뉴를 보지도 않고 주문하는 그녀들을 향해 토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셀린이 부드럽게 웃으며 “미스터 발라디, 당신도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는 꽤나 클래식한 것에 집착하는 편이라고요.”라고 말한다. 토니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저를 보고 클래식에 집착한다고 말하는 오페라 감독을 바라보았다.
“제가요?”
“완벽하고 이상적인 것을 추구하죠.”
“.......”
“당신의 레스토랑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물론 최근에는 당신도 많이 새로운 것에 수용적이게 된 것 같지만. 마치 아담이 들어야 할 말을 제가 들은 기분에 토니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토니가 머뭇거리는 사이 시몬이 끼어들며 아담에게 말했다.
“당신이 지은 죄도 있으니, 메뉴에 없는 걸로 우릴 즐겁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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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타이저와 메인을 접시 바닥까지 다 비운 시몬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하지만 약간은 뾰루퉁한 표정으로 “좀 더 즐거운 것을 원했는데.”라고 말했다. 그 뒤에 덧붙인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로는 역시 당신 레스토랑은 탁월한 선택이야’ 라는 시몬의 말은 아담의 자존심을 통째로 흔들어 놓은 것 같았다. 시몬의 칼럼은 아담의 요리에 관해 정확한 평을 내 놓을 테고, 그렇다면 아담이 지휘하는 주방 아래 랭험이 문을 닫을 일은 없을 것 이다. 다만 아담의 목표는 사람들이 애달파 하며 기다리고 또 고대하는 접시를 내 놓아 그들을 만족 시키는 것 이고, 그런 그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장소.’라는 말은 칭찬이라기보다는 도발에 가까웠다. 아담은 얼굴을 딱딱하게 굳힌 채로 가만히 시몬을 내려다보며 그녀가 하는 말의 의도가 진심인지 단순히 저를 놀리기 위한 것인지를 가늠한다. 그러다 이내 시몬이 비록 짓궂을지언정 그녀의 일을 두고 장난을 치는 일은 없음을 떠올리고는 몸을 돌려 주방으로 들어간다.
약간 걱정이 되는 얼굴로 토니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중이 확실한 아담을 따라갔다. 안타깝게도, 이런 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메이터디로서의 일은 쉐프가 만든 접시를 확인하고 판단하며, 테이블이 올라가도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그 어떤 첨가 없이 쉐프가 의도한 그대로의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 그러니 조언도 참견도, 그리고 부글부글 끓어 폭발할 것 같은 아담을 다독이는 것도 제 몫은 아니다.
2분 정도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던 아담은 이내 토니를 돌아보았다. 마치 제 허락이라도 받으려는 것 같은 아담의 태도에 토니가 의아해 하며 그를 마주 바라본다. 아담은 가만히 눈을 깜빡이다가 불쑥, 말을 내뱉었다.
“디저트를 만들 생각인데.......”
“?”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던져버려.”
뭐? 라고 반문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지 않은 채 아담이 몸을 돌린다. 토니는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아담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단순히 제가 아담에게 반해있어서인지, 또는 일하는 사람의 모습에서 빛이 나기 때문인지, 그것마저 아니라면 오늘 시몬의 평가가 아담에게, 더 나아가 이 레스토랑과 그와 관계를 맺고 있는 자신에게 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을 예감하고 있어서인지.
사과를 덥석 집어 든 아담이 스쿱으로 동그란 구슬 모양을 파내기 시작했다. 카라멜 애플캔디? 토니는 반사적으로 아담이 만드는 디저트를 알아챈다. 지난번 제게 만들어 주었던, 지극히 그를 대표하는 미국적인 사탕. 이 레스토랑에 올리기에는 다소 격식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제 질문에 분명 아담도 동의했었다. 분명 시몬의 흥미를 끌 수는 있으리라.
‘하지만 그걸로 충분해?’
제 질문에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아담의 손은 하나, 하나, 접시의 작은 구성 요소들을 채워나갔다. 평평하고 넓은 플레이트의 정 가운데에 완벽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매끈하고 흠집 하나 없는 사과 사탕이 올라가고, 그 주변을 마치 행성의 공전이라도 흉내 내듯 시럽과 크림이 뿌려진다. 부드러운 금가루가 혜성처럼 호선을 그리고 난 뒤에는 토니는 제가 했던 ‘그것으로 충분하냐.’는 질문을 회수해야 했다. 제가 본 디저트 중 아름답다.
“Perfect.”
두개의 디저트 플레이트가 패스 위에 올라오자마자 토니가 반사적으로 말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시몬을 만족 시킬 수 있으리라. 성큼 패스로 다가가며 토니는 접시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순간 아담의 손이 자신을 저지한다. “Perfect is not enough.” 완벽하다는 것으론 충분하지 않아. 녀석의 중얼거림에 뭐? 라며 토니가 고개를 치켜드는 순간, 아담의 손에 들린 스푼이 가볍게 접시 위를 두드렸다.
파삭
부서지는 소리. 토니는 접시 위에서 일어난 행태를 순간 인지하지 못해 미약한 패닉에 빠졌다. 완벽한 광택을 내던 캔디 애플의 표면에 금이 간다. 액체 질소를 이용해 단단하게 얼려놓았던 사탕은 두 번의 숟가락질에 유리처럼 조각나며 접시 위에 흐트러졌다.
“아담!”
깜짝 놀란 토니가 소리를 지르자 주방의 다른 사람들이 그 둘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담은 두 번째 플레이트 위로도 가벼운 숟가락질을 했다. 톡, 하고 매끄러운 사과구슬 표면에 금이 가고, 이내 그 조각이 유리처럼 흐트러진다. 깨진 조각들을 더 부각시키기라도 하듯, 반짝이는 크리스털 소금이 아담의 손에서 흩어 내리며 별처럼 반짝인다.
“Fuck the perfect.”
완벽 따위, 엿이나 먹으라고 해. 아담의 말은 토니의 머릿속을 번개처럼 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유럽 최고의 메이터디는 아담이 접시 위에 올려놓은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이것이야 말로 진짜 아담이다.
가장 흔하고 쉽게 볼 수 있는 재료. 깨지고, 부서지고, 규칙적이지 않으며 즉흥적이기 까지 한 플레이트. 심혈을 기울여 우아하게 높이 쌓은 첨탑도, 매끈하게 깎아낸 화려한 조각도 아닌, 어지럽게 소금이 흩어져있고 사탕조각이 제각각의 모양으로 늘어져있지만 격이 있는 우아함.
하긴, 사과는 가장 완벽한 재료라고 늘 장 루크가 입버릇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플레이트의 이름은?”
토니는 가만히 아담에게 질문했다. 아담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진지하게 제게 말한다.
“Fuck the Perfect.”
녀석의 눈에서 많은 것이 읽힌다. Perfect. 완벽에 가깝게 일으킨 레스토랑, 이상적인 쉐프와 메이터디, 더할 나위 없는 친구 사이, 형제와도 같은 존재. 또는, 완벽하고 안정적인 연애를 위해 자신이 망설이는 것들, 잃고 싶지 않은 것, 두려운 것.
하지만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분명 부수어야 하는 것이 있다.
토니는 두 접시를 양손에 들었다.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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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부수어야 하는 것들.
By 시몬 포츠
[내가 4년 전 아담 존스를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는 스타 쉐프로서의 자질이 찬란하게 빛나는 젊은 요리사였다. 그의 레시피는 지극히 완벽했으며 흠잡을 데 .........
.......아담 존스의 접시는 더 이상 성적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격식과 규칙, 그리고 완벽함을 부수고 난 뒤의 미술사에 새로운 시대가 왔듯 우리의 접시 위에도 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센세 사랑해요 장난아니시네요 ㅠㅠㅠㅠㅠ완결내줘서 고마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유뤼 헤어지지 말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엉엉
센세이젠 연애하는 2부로..ㅠㅠ
센세가 오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다시한번 각잡고 읽었어요 가슴이 너무 뛰어서 진정이 안되네요 어디 사시는지 모르겠지만 계신쪽으로 절하면서 다시 읽을게요 ㅠㅠㅠㅠㅠ 센세 이 무순은 정말 완벽합니다 완벽한 담토에 완벽한 내용에 완벽한 캐릭터에.... 센세 써주셔서 감사하고 담토러라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는 진짜 천재야....왜케 글을 잘씀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DCW
센세ㅠㅠㅠㅠㅡ완결을 볼줄이야ㅠㅠㅠ
센세ㅠㅠㅠㅠㅠㅜㅜㅠ(기립박수)
센세ㅜㅜ 제가 지금 영화를 본건가요 ㅜㅜㅜㅜㅜ 장면들이 보이는데요 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