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반즈는 하울링 코만도스의 마지막 작전 이후 완전히 제대했다. 자의가 아닌 권고였다. 유능한 스나이퍼 반즈 병장은 더이상 임무를 냉정하게 수행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상부의 판단은 옳았다.

눈 앞에서 그의 오랜 친구를 잃고 완전히 정신이 나가있는 반즈를 겨우 끌고온 대원들은 포화속에서도 반즈에게 계속 외쳤다.

\"버키, 니 잘못이 아니야! 여긴 전쟁터야.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곳이야. 버키. 듣고 있는거지?\"

캡틴 아메리카, 아니 그의 스티브는 열차에 매달려있는 버키에게 손을 뻗어 온힘을 다해 끌어올려주다가 뒤에서 공격하는 화기에 맞아 추락했다. 버키가 비명을 지르며 따라서 뛰어내리려는데 팀원이 버키의 뒷목을 낚아채 그를 겨우 붙잡았다.



전쟁이 끝나고 버키는 그동안의 군인연금을 모아 브룩클린에 작은 펍을 열었다. 가게 이름은 평범하게 따로 있었지만 그 펍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즈 병장의 론리 하츠 클럽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지어줬다.
버키는 인기가 많은 청년이었지만 아무와도 데이트 하지 않았다. 여자와도 남자와도.
바에서 술 몇 잔을 시켜놓고 시시한 이야기들을 늘어놓다가 잘 생긴 버키에게 작업하는 사람은 늘 있었지만,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지금 살고 있는 시간은 다른 사람 목숨이랑 바꾼거여서요. 그냥 .... 그런건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진지하게 답하는 통에 역시 이래서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가까이 지내기에 좀 꺼려진다는 말을 듣고는 했다.
그래 너같은 애들을 지키기 위해 우린 전쟁에서 싸웠고 나의 스티브는 죽었어. 버키는 그럴때마다 누구에게 표출해야 할지 모르는 억울함으로 밤을 샜다. 운명같은 건 엿이나 먹어라.


정부니 정책이니 떠들어대며 마지막까지 취해있던 중년 남자들이 테이블에서 일어나자 버키는 하루의 마감을 준비했다. 이제 30대 중반이 다 된 그의 친구들은 아이를 키우거나 아내와 시간을 보내느라 주말에는 좀처럼 펍에 찾아올 시간이 없다.
언제까지 론리 하트로 지낼거냐는 질문에 늘 <모르겠어요. 지금도 좋아서>라고 답했지만 역시 외로운건 외로운 것. 그래서 버키는 주말 가게를 닫을때 가장 센티멘탈해진다.
모르겠어, 좋은 여자와 만나서 나도 이제 데이트를 하고 결혼을 할까? 그래야되지 않을까. 누구한테 소개해달라고 하지? 군인연금이 부족하다고 나를 곤란해하면 어떡하지.
오늘은 가게를 닫고는 브루클린에서 가장 인기 많다는 사교클럽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그맣고 수줍음 많았던 스티브를 끌고 갔었던 곳이다. 스티브를 잃고 나서는 그와의 추억이 있는 곳은 의도적으로 모조리 다 피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외로움은 점점 버키를 힘들게 하고있다. 그를 마음에서 보내줄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청소를 하는 손놀림이 빨라졌다.


딸랑거리는 출입문 종이 열리자 버키는 <오늘은 끝났어요>라고 하며 미안하다는 미소로 손님을 바라봤다. 손님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건넸다.  
-그럼 제가 한 잔 살수는 없을까요?
버키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로 천천히 걸어갔다.
-... 너..
-버키. 잘 있었지? 나랑 같이 가. 시간이 없어.일단 따라와줘
-.....너........ 스티브...
-버키. 나를 믿는다면 제발 빨리 따라와줄래


반즈 병장의 론리 하츠 클럽은 그 날 이후로 문을 열지 않았다. 버키, 제임스 반즈 병장이 어디로 갔는지 언제 사라졌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다만 마지막으로 가게를 나섰던 중년 남자의 증언에 의하면, 가게로 향하는 좁은 골목에서 금발 머리의 남자와 마주쳤다는 것이다. 그 남자의 인상착의는 과거 전쟁시기 대중에게 좀 유명했던 스티브 로저스와 닮았다는 것뿐(이것도 그 중년남자가 참전군인이라 알 수 있었다. 경찰은 스티브 로저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찾기 위해 국방부에 전신을 보냈어야 했다)브루클린과 온 뉴욕 시티를 뒤져도 찾을 수 없었다.

반년이 더 지나자 펍의 단골손님들과 버키의 친구들은 생각했다. 역시 그렇게 잘 생기고 괜찮은 청년 버키 반즈가 론리 하트였을리가 없다고. 어디엔가 몰래 숨겨두었던 근사한 애인을 따라갔을거라고. 더 좋은 곳으로. 외로웠던 브룩클린을 떠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미래에서 깨어난 스팁이 버키를 데려와야된다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미래가 꼬이면 쟤 나중에 윈터솔져 될 수도 있다고 안 들어주는 어벤이들에게 막히고, 스팁 본인도 버키가 힘들어지는 건 싫다고 참고 있었음.
근데 버키가 여자 만나러 갈 결심하는거 보고 다른 사람에게 뺏길까봐 도저히 못 견디고 버키 데리고 몰래 미래로 튀어옴. 이상하게 자꾸 싱글벙글 기분 좋아보이고 칼퇴근을 하는 스팁이 수상하지만 결국 아무도 모르고 윈터솔져고 뭐고 없이 둘이 잘 삼. 가끔 스팁이 말 안 들을때 버키가 무서운 표정 짓는데 묘하게 기시감이 들긴 하겠지ㅋㅋㅋ

-버키 내가 잘못 했어. 앞으로 다른 사람 차 타고 늦게 돌아올땐 니가 묻기전에 미리 말할게. 그런 표정 짓지마 무서워. 그리고 너 머리 너무 길었다. 자르러 가자.
-싫어 이거 단발로 기를거야. 잡지에서 봤어.
-안돼.. 안돼. 왠지 그거 무서울 거 같아. 미용실 가자.
-기를거라니까!!
-버키이. 스티비 소원 안 들어줄거야? 정말이야?
-.. 너 진짜 영악해졌어. 이렇지 않았는데 우리 순진한 스티비는 어디 간거야


그리고는 까르륵 웃으면서 손잡고 같이 머리 자르러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