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ING

에그시해리




"에그시, 나 지금 팬티 벗고 네 침대 위에 있단다."




옛날이라면 이런 말에 혹했겠지. 그때라면 지금 당장 회사 회의 자료도 다 집어던지고 집으로 뛰어가서 팬티 벗고 내 똘똘한 아들을 당신 아랫입에 밀어 넣어겠지. 근데 지금은 아니거든. 난 말이지, 도무지 당신을 이해할 수 가 없어. 애교는 하나도 안 부리는 천하의 해리 하트가, 갑자기 이러는게 말이 돼? 맨날 도도한 척 하고, 잠자리에서도 엄청나게 부끄러워해서 불만 꺼달라고 한게 수백번, 수천번인데. 어둠속에서 당신을 끌어안은게 몇번인데. 애교라도 좀 부려달라고 떼쓰면, 맨날 주먹으로 내 코 때려서, 아름답고 날카로운 내 코 망가뜨린것도 다 당신이잖아. 근데 이제와서 왜?



답장하지 않고 핸드폰을 내렸다. 집에 가서는 '회의중이라서 답장 할 수가 없었어요-' 라고 말할 예정이었다. 사실이니까. 그러니까 왜 대낮부터 이런 문자를 보내냐고. 

요즘 당신이 이상해진것은 사실이잖아. 틈만 나면 문자질하고, 그것도 쓸데없는 문자를. 잘 있냐, 건강하냐, 이게 다 뭐야. 맨날 밤마다 보는데 왜 전에는 하지도 않던 짓을 하는지. 어제는 또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면서 초코 아이스크림을 사오질 않나. 단것은 질색 팔색하던 양반이. 맨날 가정식만 만들어주고 디저트는 차가 다였잖아. 도데체 무슨 바람이 들었길래 그래? 그리고 회식 있는 날은 늦게 들어간다고 했는데도 왜 밤 늦게까지 기달려? 그것도 구질구질한 옛날 로맨스 영화 보면서, 질질 짜잖아. 쪽팔리게. 눈물 같은거 없는 줄 알았는데.


그냥 요즘 뭔가 우리 사이가 틀어진 것 같더라고. 이런걸 권태기라고 하지? 주변에서 다 권태기라고 하더라고. 생각해보니까 지난 한달 동안 우리가 관계를 한번도 안 가졌더라고. 그리고 요즘 내가 클럽을 한번 정도 가긴 했지. 거기서 만난 당신보다 훨씬 젊고 예쁘고 섹시한 여자애를 만나서 근처 모텔까지 갈 뻔했는데, 내가 설마 그랬겠어? 키스도 안하고 술도 안먹고 그냥 결국 돌아왔다고. 당신 생각나서 그랬어. 




그래 사실 내가 다 잘못했어.그런말 하면 안된다는거 알고 있었어. 클럽 간 것도 잘못했어. 무심해서 미안해. 욕해서 미안해. 노인네라고 해서 미안해. 전부 미안해. 그러니까 다시 돌아와줘. 




에그시해리 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