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28abd529ebde31a86b&no=29bcc427b38777a16fb3dab004c86b6f05711d878ee373b04ea294924f519a332eaa8eb96aec71d3e4069aee6a79312989fc7ddba9a99f7481f6dd1. 남자 앞에만 서면 머릿속이 하얘진다는 여자.

 

대인관계에서는, '큰 의미 없이 주고받는 말'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예컨대

 

"점심 드셨어요?"

 

라고 묻는 건, 정말 상대가 밥을 먹었는지 궁금하거나 안 먹었으면 함께 먹을 '확실한 목적'이 없더라도 그냥 할 수 있는 말이다.

 

설 연휴가 이미 지나긴 했지만, 만약 설 연휴 전이라면 '같이 밥 한 번 먹은 적 없지만 자주 보게 되는 사람들'에게 "명절에 뭐 하세요?"라든가 "명절에 고향 가세요?" 정도의 질문을 해도 된다. 같은 조를 이루어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라든가 회사 동료, 아니면 머리 하러 갔다가 수다를 떨게 된 헤어디자이너에게 별 의미 없이 저런 질문을 해도 괜찮다는 얘기다.

 

"그러면 상대가 설 연휴에 만나자는 말로 받아들이거나,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 걸로 오해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그런 생각 때문에 아예 입을 닫아버린다는 게 C양의 문제다. 전혀 아무런 오해도 생기지 않을 말을 하려는 것, 그런 얘기를 해도 괜찮은 사이라는 게 확인 된 뒤에야 대화를 하려는 것, 혹시나 내가 한 말을 상대는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느라 아무 말도 안 하고 마는 것. 그래버리니 새로 친해지는 이성은 하나도 없으며, 오로지 아빠나 오빠, 또는 친척 등 '아무 오해도 없을 관계'에서만 마음 놓고 대화를 한다.

 

"저도 화나고 짜증나요. 남자친구도 사귀고 싶은데 대화 자체가 어렵고 어색하니…. 저 어떡하면 이런 게 좀 개선이 될까요?"

 

이건 자신을 계속 이성과의 대화에 노출시키며 '이불킥과 반성과 개선'을 거듭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우선 인사만 잘 해도 절반은 해결되니 인사부터 시작하길 바라며, 사귀거나 더 가까워질 것 아닌데 안부 묻는다고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것 아니니 걱정은 접어두고 일단 말을 걸어보길 권한다.

 

하나 더. 저런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최소한의 관심이 꼭 있어야 한다는 걸 기억하자.상대에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걸 알거나, 상대의 옷이나 신발, 헤어스타일이 바뀌었을 때 눈치 챌 수 있거나, 상대가 했던 말을 기억할 수 있거나 하면 대화가 수월해진다. 지난 주 상대가 '주말에 자격증 시험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 걸 기억하고 있어야, 다음 주에 만났을 때 시험 잘 봤냐고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최소한의 관심도 없다면, 상대와는 우연히 버스 옆자리에 앉게 된 사람처럼 오히려 서로를 쳐다보는 게 이상해질 수 있으니,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 하지 말고 관심을 둔 채 화제를 마련해 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