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떨어진 글쟁이 구원해준 고정닉 길애옹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함
사카 모리타(Sakka Morita)가 하는 일은 캡슐리어들이 \'탐사\'라고 부르는 일들 중의 하나였다. 사카는 전함을 날려버릴 수 있고 어지간한 구축함보다 덩치가 큰 무인 함선을 붙들고 두드려 패는 걸 어떻게 탐사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슬리퍼 드론에서 나오는 조브 기술의 값어치는 그가 불평을 그만두고 입을 다물게 하기 충분했었다.
하지만 지금 사카는 슬리퍼 드론과 그런 걸 만든 조브인들에게 쌍욕을 퍼붓고 싶었다.
4시간 전에 사카는 언제나처럼 슬리퍼 드론에게 죽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예상보다 튀어나온 슬리퍼의 수가 많았고, 덕분에 그의 래틀스네이크는 응급수리를 해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큰 손상을 입었다.
응급수리를 끝낸 뒤 슬리퍼 잔해를 화물칸에 쓸어담고 바로 하이섹으로 가서 제대로 된 정비를 받아야겠다고 판단한 사카는 탐사정 8기를 사출했다. 6개의 웜홀을 거쳐오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탐사정들이었다.
하이섹으로 향하는 웜홀을 찾는데 정신이 팔린 사카는 함선 시스템의 태양활동 경고를 듣지 못했고, 몇 초 뒤 태양풍이 래틀스네이크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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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미르 바우르기르(Trimir Baurgir)는 자신의 프로브급 프리깃을 타고 버려진 유적이나 연구시설이 없는지 찾고 있었다.
뉴 에덴의 성계로 나가본 지 열흘이 지났지만 트리미르는 그 기간 내내 완벽히 허탕을 쳤다. 이 성계에도 돈 될만한 유적같은 건 없었다. 웜홀도 다른 웜홀 성계로 향하는 것 몇 개와 뉴에덴으로 나가는 웜홀 하나뿐이었다.
웜홀 위치를 다 기록해 놓은 뒤, 트리미르는 생각에 잠겼다. 보급품은 2주일 치를 챙겨놨기에 아직은 여유가 있었지만, 지긋지긋한 웜홀을 벗어나서 술 한잔 마시러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도 별로 마뜩찮았다.
함선 시스템이 경보를 울렸다.
\'태양 활동 급증. 5분 이내로 강력한 흑점 폭발 예상. 대피 요망.\'
트리미르는 한숨을 내쉬고 행성들 중 하나의 그늘에 들어가도록 워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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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풍이 지나갔다. 정신을 차린 사카는 빠르게 상황파악을 시작했다. 사출된 상태였던 탐사정들과의 연결은 끊어졌다. 아무래도 태양풍에 휩쓸려서 전자장비가 다 개작살이 난 듯 했다. 함선 수리는 중단되어 있었고 응급수리에 투입된 나노봇들 중 절반쯤 맛이 간 듯 했지만 그래도 사카와 슬리퍼 잔해를 뉴 에덴으로 옮겨줄 만큼 래틀스네이크를 복구할 수는 있을 것이었다.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사카는 함선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둔 웜홀들의 위치를 불러내려 했다. 6개의 웜홀만 넘으면 사카가 탐사를 시작한 도덴베일(Dodenvale) 성계였다.
그런데 저장해 둔 정보가 없었다. 분명히 웜홀 위치를 파악해서 기록해 놨을 터였다.
\'어 씨발 기록 어디갔어?\'
웜홀 기록만 날아간 게 아니라 군데군데 자료가 날아간 걸로 보아 태양풍에 휩쓸린 탓인듯 했다. 아니면 자신이 기록을 안해둔 거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이제 상관 없었다.
웜홀에서 나갈 방법이 없었다. 구조를 요청하면 구하러 오는 캡슐리어 단체도 있다고 하지만 그런 단체는 같은 캡슐리어만을 고객으로 삼는다. 그렇다고 성계 공용 채널에 구조신호를 보내면 웜홀 안을 돌아다니는 미친 캡슐리어가 웜홀의 신께 제물을 바친다며 꼬일 수도 있었다.
잠시 고민하던 사카는 공용 채널을 열었다. 어차피 구조를 요청하지 않으면 그냥 죽을 거였다. 웜홀 안에 갇혀서 죽든 미친놈한테 걸려서 죽든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하며 사카는 구조 신호를 송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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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미르는 J115356 성계의 2번 행성 궤도상에서 하던 고민을 마무리지었다. 아무래도 나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지타에서 물자를 재보급하고 다시 떠나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뉴 에덴으로 나가는 웜홀로 그의 프로브를 워프시켰다.
웜홀을 통과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을 때 공용 채널을 통해 알아듣기 힘든 신호가 들려왔다. 몇 번 조정을 하고 나서, 트리미르는 그 신호가 구조신호라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성계 내의 모든 함선에게 알림, 본 함선은 현재 표류중임, 구조를 요청함, 반복하겠음...\"
허술한 수작처럼 보였다. 트리미르는 무시하고 성계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웜홀을 통과한 프로브는 게라스(Geras) 성계에 튀어나왔다. 그대로 지타까지 가려던 트리미르의 머릿속에 갑자기 웜홀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노출시키고 유인하는 병신은 없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트리미르는 다시 아까 전의 그 웜홀을 다시 통과한 뒤 구조요청을 보낸 파일럿의 개인채널로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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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는 점점 절박함을 느꼈다. 웜홀 성계 안에서 남이 구해달라고 한다고 선뜻 나설 사람이 없다는 것은 30분 동안 송출한 구조 신호에 응답이 없는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사카는 함선 데이터베이스가 태양풍으로 손상된 것을 확인했고, 이제는 데이터베이스 복구에 매달리고 있었다. 개인 회선으로 연락이 온 것은 그때였다. 트리미르 바우르기르라는 사람이었다.
\"구조 요청 확인함, 게라스로 이어지는 웜홀 좌표를 전송하겠음, 자력 항해 가능한가?\"
놀란 눈으로 가만히 있던 사카는 좌표 데이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답신을 보냈다.
\"자력항해 가능, 도움에 감사를 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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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미르는 사카 모리타의 개인 채널을 닫고 다시 웜홀을 통과했다. 열흘 동안 한푼도 벌지 못했고 구조한 것도 그다지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썩 괜찮았다. 하루 뒤 지타에 도착했을 때 트리미르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조는 확실히 돈이 되는 일이었다.
(트리미르 바우르기르) 계좌 출납 내역
계좌이체(입금))100,000,000.00isk
이체자-사카 모리타
사카 모리타(Sakka Morita)가 하는 일은 캡슐리어들이 \'탐사\'라고 부르는 일들 중의 하나였다. 사카는 전함을 날려버릴 수 있고 어지간한 구축함보다 덩치가 큰 무인 함선을 붙들고 두드려 패는 걸 어떻게 탐사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슬리퍼 드론에서 나오는 조브 기술의 값어치는 그가 불평을 그만두고 입을 다물게 하기 충분했었다.
하지만 지금 사카는 슬리퍼 드론과 그런 걸 만든 조브인들에게 쌍욕을 퍼붓고 싶었다.
4시간 전에 사카는 언제나처럼 슬리퍼 드론에게 죽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예상보다 튀어나온 슬리퍼의 수가 많았고, 덕분에 그의 래틀스네이크는 응급수리를 해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큰 손상을 입었다.
응급수리를 끝낸 뒤 슬리퍼 잔해를 화물칸에 쓸어담고 바로 하이섹으로 가서 제대로 된 정비를 받아야겠다고 판단한 사카는 탐사정 8기를 사출했다. 6개의 웜홀을 거쳐오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탐사정들이었다.
하이섹으로 향하는 웜홀을 찾는데 정신이 팔린 사카는 함선 시스템의 태양활동 경고를 듣지 못했고, 몇 초 뒤 태양풍이 래틀스네이크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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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미르 바우르기르(Trimir Baurgir)는 자신의 프로브급 프리깃을 타고 버려진 유적이나 연구시설이 없는지 찾고 있었다.
뉴 에덴의 성계로 나가본 지 열흘이 지났지만 트리미르는 그 기간 내내 완벽히 허탕을 쳤다. 이 성계에도 돈 될만한 유적같은 건 없었다. 웜홀도 다른 웜홀 성계로 향하는 것 몇 개와 뉴에덴으로 나가는 웜홀 하나뿐이었다.
웜홀 위치를 다 기록해 놓은 뒤, 트리미르는 생각에 잠겼다. 보급품은 2주일 치를 챙겨놨기에 아직은 여유가 있었지만, 지긋지긋한 웜홀을 벗어나서 술 한잔 마시러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도 별로 마뜩찮았다.
함선 시스템이 경보를 울렸다.
\'태양 활동 급증. 5분 이내로 강력한 흑점 폭발 예상. 대피 요망.\'
트리미르는 한숨을 내쉬고 행성들 중 하나의 그늘에 들어가도록 워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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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풍이 지나갔다. 정신을 차린 사카는 빠르게 상황파악을 시작했다. 사출된 상태였던 탐사정들과의 연결은 끊어졌다. 아무래도 태양풍에 휩쓸려서 전자장비가 다 개작살이 난 듯 했다. 함선 수리는 중단되어 있었고 응급수리에 투입된 나노봇들 중 절반쯤 맛이 간 듯 했지만 그래도 사카와 슬리퍼 잔해를 뉴 에덴으로 옮겨줄 만큼 래틀스네이크를 복구할 수는 있을 것이었다.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사카는 함선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둔 웜홀들의 위치를 불러내려 했다. 6개의 웜홀만 넘으면 사카가 탐사를 시작한 도덴베일(Dodenvale) 성계였다.
그런데 저장해 둔 정보가 없었다. 분명히 웜홀 위치를 파악해서 기록해 놨을 터였다.
\'어 씨발 기록 어디갔어?\'
웜홀 기록만 날아간 게 아니라 군데군데 자료가 날아간 걸로 보아 태양풍에 휩쓸린 탓인듯 했다. 아니면 자신이 기록을 안해둔 거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이제 상관 없었다.
웜홀에서 나갈 방법이 없었다. 구조를 요청하면 구하러 오는 캡슐리어 단체도 있다고 하지만 그런 단체는 같은 캡슐리어만을 고객으로 삼는다. 그렇다고 성계 공용 채널에 구조신호를 보내면 웜홀 안을 돌아다니는 미친 캡슐리어가 웜홀의 신께 제물을 바친다며 꼬일 수도 있었다.
잠시 고민하던 사카는 공용 채널을 열었다. 어차피 구조를 요청하지 않으면 그냥 죽을 거였다. 웜홀 안에 갇혀서 죽든 미친놈한테 걸려서 죽든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하며 사카는 구조 신호를 송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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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미르는 J115356 성계의 2번 행성 궤도상에서 하던 고민을 마무리지었다. 아무래도 나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지타에서 물자를 재보급하고 다시 떠나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뉴 에덴으로 나가는 웜홀로 그의 프로브를 워프시켰다.
웜홀을 통과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을 때 공용 채널을 통해 알아듣기 힘든 신호가 들려왔다. 몇 번 조정을 하고 나서, 트리미르는 그 신호가 구조신호라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성계 내의 모든 함선에게 알림, 본 함선은 현재 표류중임, 구조를 요청함, 반복하겠음...\"
허술한 수작처럼 보였다. 트리미르는 무시하고 성계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웜홀을 통과한 프로브는 게라스(Geras) 성계에 튀어나왔다. 그대로 지타까지 가려던 트리미르의 머릿속에 갑자기 웜홀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노출시키고 유인하는 병신은 없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트리미르는 다시 아까 전의 그 웜홀을 다시 통과한 뒤 구조요청을 보낸 파일럿의 개인채널로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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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는 점점 절박함을 느꼈다. 웜홀 성계 안에서 남이 구해달라고 한다고 선뜻 나설 사람이 없다는 것은 30분 동안 송출한 구조 신호에 응답이 없는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사카는 함선 데이터베이스가 태양풍으로 손상된 것을 확인했고, 이제는 데이터베이스 복구에 매달리고 있었다. 개인 회선으로 연락이 온 것은 그때였다. 트리미르 바우르기르라는 사람이었다.
\"구조 요청 확인함, 게라스로 이어지는 웜홀 좌표를 전송하겠음, 자력 항해 가능한가?\"
놀란 눈으로 가만히 있던 사카는 좌표 데이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답신을 보냈다.
\"자력항해 가능, 도움에 감사를 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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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미르는 사카 모리타의 개인 채널을 닫고 다시 웜홀을 통과했다. 열흘 동안 한푼도 벌지 못했고 구조한 것도 그다지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썩 괜찮았다. 하루 뒤 지타에 도착했을 때 트리미르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조는 확실히 돈이 되는 일이었다.
(트리미르 바우르기르) 계좌 출납 내역
계좌이체(입금))100,000,000.00isk
이체자-사카 모리타
문학추
다시 한번 소재 제공에 감사를 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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