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일찍 삼수생이 나를 깨웠다.
"그 성적, 결국 5등급입니다." 삼수생이 내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예?" 나는 잠이 깨끗이 깨어 버렸다.
"방금 그 과목을 보았는데 역시 2개 더 틀렸습니다."
"역시......" 나는 말했다.
"부모님이 알고 있습니까?"
"아직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린 빨리 도망해 버리는 게 시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키보토스지요?"
"물론 그곳이겠죠."
나는 급하게 옷을 주워 입었다. 개미 한 마리가 방바닥을 내 발이 있는 쪽으로 기어오고 있었다. 그 개미가 내 2점을 붙잡으려 하는 것 같아서 나는 얼른 자리를 옮겨 디디었다.
밖의 이른 아침에는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빠른 걸음으로 성적표에서 떨어져 갔다.
"난 그 성적이 지잡대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삼수생이 말했다.
"난 짐작도 못 했습니다."라고 나는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난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정시원서를 보내며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렇지요. 할 수 없지요. 난 탐구도 못 했는데....."
"짐작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가 내게 물었다.
"씨팔것, 어떻게 합니까? 그 시험 우리더러 사수하라는 건지......"
"그러게 말입니다. 혼자 1번가면 틀리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게 내가 생각해 본 최선의 그리고 유일한 보기였습니다."
"난 그 선지가 맞으리라고는 짐작도 못 했다니까요. 씨팔것, 지능을 호주머니에 놓고 다녔던 모양이군요."
삼수생은 눈을 맞고 있는 어느 앙상한 가로수 밑에서 멈췄다.
"김 형, 우리는 분명히 스물한 살 짜리죠?"
"난 분명히 그렇습니다."
"나두 그건 분명합니다." 그는 고개를 한 번 갸웃했다.
"두려워집니다."
"뭐가요?" 내가 물었다.
"우린 이제 겨우 4수입니다." 나는 말했다.
"하여튼......" 하고 그가 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여기서 헤어집시다. 미적 많이 보세요." 하고 나도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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