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은 상모 돌리기다.
상모를 잘 돌리면 좋은 대학에 갈 기회를 준다.

“상모랑 대학이 무슨 상관이냐”고 물으면 답은 뻔하다.
“그게 그나마 공평하잖아. 누구나 노력하면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상모가 실무 능력과 무슨 상관인지,
상모를 잘 돌리는 사람이 100명인데 왜 10명만 뽑아야 하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대학에 가면 꽹과리를 배운다.
취업하려면 장구, 북, 추임새까지 익혀야 한다.
그렇게 관문을 통과해도, 일이 잘하리란 보장은 없다.

그런데 끝까지 통과한 사람은 말할 수 있다.
“난 남들 놀 때 상모 돌렸고 꽹과리 쳤다. 성공은 내 노력이다.”
그리고 탈락한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못하면 네 탓이야. 노력 안 한 인간이잖아.”


제도가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사람을 등급으로 만들고 서로를 멸시하게 만드는 방식이라면
그걸 공정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