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2b82d434e4df39&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4880339c0731ec0a8731cb768970031c7579b30deb6bbec1e323ee5ef2da52420b8



원래 책 제목이 '얼음과 불의 노래'잖아.

북쪽 끝에서 언데드가 허벌창나게 처밀고 내려오는 와중에,

얼음을 대표하는 북방의 늑대가문은 라니스터한테 목 잘리고 볼튼한테 가죽 벗겨지면서 씨가 말라가고

불을 대표하는 남방의 용가문은 대너리스 혼자 남았는데 그 와중에 머린지역에서 귀족들한테 축출까지 당한 상황이다.

어찌됐든 존이랑 대너리스가 기반을 잡고 서로 협력해야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지.


존스노우도 그렇지만, 대너리스가 참 팔자 더럽고 보잘 것 없는 처지임.

아빠는 정신병자에 부하한테 목 잘리고

모국에서 도망 나와서 야만인한테 팔려가서 남편한테 개체위로 매일 밤 강간당하고

남편 정 붙을 만 하니까 또 남편 죽어버리고 자식도 나오자마자 죽여버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낙인은 '여자'라는 사실이다.

시즌1부터 6까지 꾸준하게 여자라는 이유로 천대받고 있지.

그 시대에 여자의 보편적인 사용처는 'fucked in the ass'니까.

이런 비루하고 비참한 인생길에서 유일하게 역경을 넘도록 해주는 것이 화염-용을 지배하는 능력이잖아.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하는데, 이 드라마가 정말 그런 사례지.

최소한 서양사를 교양으로라도 접하거나 책이라도 거들떠 본 사람은 공감할 거다.

시즌5에 대너리스가 머린지역에서 귀족들한테 축출 당했는데,

그건 단순히 권력층 사이의 힘싸움이라기 보다는

현대경제사회에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지배-피지배의 관계; 노예제도 세계 자체와의 싸움임.

시대는 변하더라도 인간, 혹은 인간사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데,

중세물 대본을 쓰면서도 현대사회와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또 대중적으로 쉽게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부분에서 조지 마틴은 정말 높게 평가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드라마를 볼 때도 실제 중세역사나 현재 사회상을 함께 비추어 볼 필요가 있어.

하지만 역사책을 모두 이 자리로 옮겨올 수는 없으니 생략하도록 하자.


실제 중세역사상 내시, 난쟁이, 여자는 절대 왕권을 취득할 수 없었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대너리스가 왕권 보다는 신성에 더 기댄다는 측면에서,

이 이야기는 실제 서양중세사와는 같으면서도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지. 

남자 구실을 못 하는 내시 배리스가 경제/사회 분야를 담당하고

불구, 장애인으로 취급받는 난쟁이 티리온이 정치/외교 분야를 담당하고

고향으로부터 도망 나오고 남편 죽고 여자라고 천대받는 대너리스가 신정을 담당하면서

중세의 standard라는 관점에서 하나의 완벽한 국가를 구성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그런 의미에서 이번 4화 엔딩은 대너리스가 고난의 과정에서 신정자격을 다시 한 번 시험받는 중요한 대목임.


사회적으로 천대받고 배척되어서 내시, 난쟁이, 엉덩이로만 취급받는 3명이

순수하게 지략, 외교력, 신성력이라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국가를 건설해가는 과정.

신을 믿든 안 믿든, 토테미즘 샤머니즘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졌든,

문학적 문화적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시즌5의 언데드 범람, 용승천 장면에서 만큼이나

이번 4화의 엔딩에서 경외감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4화의 엔딩을 보면서 그냥 벗은 몸이나 얄팍한 화염저항 클리셰 정도만 눈에 보였다면

그건 그 사람의 시각이 그만큼 좁은 거다.

인간사회에서 정치경제 구조가 얼마나 무거운 주제이고, 또 신정이 왜 그렇게도 중요하게 다루어 졌었는지.

그렇게 현대적이라는 미국에서 왜 여전히 크리스찬이 정신적 요체로 존재하고, 

50년 100년 100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왜 십자군 전쟁은 계속되는지. 등등

4화 엔딩이 정치, 경제, 역사 전 분야를 아주 폭넓게 아우르는 장면인 만큼,

보는 사람마다 정말 다양하게 많은 것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더더욱 무서운 것은 이러한 소재들이 뛰어난 장면연출을 통해 보여지면서 한층 더 예술로서 발돋움 한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