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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는 미국 역사에 있어 광란의 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1차세계 대전 이후 미국의 사회,경제는 물론이고, 월트 디즈니가 설립될 정도로 문화적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을 했던 시기였다.

시즌1에서 윗필드와의 고조되는 갈등이 1883의 서부 개척 시대보다는 자본주의, 정치, 법리를 형태로한 본편인 옐로우스톤의 갈등 구조와 닮아있었기 때문에, 그 갈등의 해결도 옐로우스톤과 같은 수준에서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시즌2를 열어보니 서부 개척시대식 결말이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보는 내내 즐거웠던 시즌 1에서의 스펜서 더튼과 알렉산드라의 로맨스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 기대했었으나, 결말은 지극히 냉엄한 현실이었다.

열린 결말이나 해피엔딩이 아니라, 어찌보면 지극히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사건들을 담담하게 그려내서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1883, 1923, 옐로우스톤 시리즈는 각각 시대상은 다르지만, 그 안에 흐르는 이야기는 놀랍도록 동일했다.

바로 '소유'와 '생존'을 위한 투쟁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욕망과 가치의 충돌.
시대상만 바뀌었을 뿐, 공통적으로 인간의 삶은 소유와 생존에 기인한 것 임을 단편적으로 보여주었다.

'1883'은 무법의 황야에서 정착할 땅을 찾아 나서는 개척자들의 원초적인 투쟁을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오직 총과 의지 그리고 행운만이 생존의 열쇠이다. 
'1923'은 경제,사회,문화적 번영의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투쟁의 형태만 달라졌을 뿐 본질은 같다. 자본과 법이 새로운 무기가 되어 땅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갈등을 촉발시킨다.
그리고 현대의 '옐로스톤'은 이 투쟁이 거대 자본, 정치, 법리라는 복잡한 형태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면서,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욕망과 가치의 충돌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다.

이 시리즈는 인간의 다양한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데, 로맨스, 명예, 가족, 쾌락 등 개인적인 욕망부터 땅을 소유하고 지키려는 더 큰 욕망까지, 모든 인물은 각자의 가치를 위해 싸운다.

특히 '정의'에 대한 충돌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데, 더튼 일가에게는 조상의 땅을 지키는 것이 정의이지만, 사업가에게는 그 땅을 개발하여 부를 창출하는 것이 정의이다. 또한, 원주민들에게는 빼앗긴 땅을 되찾는 것이 정의이다. 

이처럼 각자의 입장에서 정당하다고 믿는 가치들이 충돌하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데, 시리즈는 결국 인간의 삶이 시대를 막론하고 소유와 생존에 기반한 투쟁의 연속임을 보여주면서, 안전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섬뜩할 수 있는 통찰을 준다.

또한 '1923'의 결말(서부 개척 시대식 결말)과 스펜서의 로맨스 결말(냉엄한 현실)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욕망이 언제나 현실의 투쟁 앞에 놓여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깊은 울림을 남긴다.

남편 잭 더튼과 뱃속의 아이를 잃고 더튼가를 떠나는 엘리자베스가 평생 남편을 기억하고 사랑할것이라는 말에 대한, 카라 더튼의 대답이, 이 드라마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대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카라 더튼은 "아니 그러지 않을거야, 새로운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만, 그 기억들을 사랑할거야. 그리고 어느 날 너는 전혀 그를 기억하지 않겠지. 근데 그건 괜찮아. 그게 인생인거야"

삶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너무 의미 부여할 필요 없다.
우리의 욕망은 우리가 살아있는 한 계속 있을 것이고, 또 우리는 계속해서 투쟁해야할 것이다. 

저마다의 가치를 위해 투쟁하고 생존하려는 인간의 삶을, 미국 서부 개척 시대 정신안에 담담히 담아낸 드라마 '1923' 재밌게 잘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