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맞아 시원한 액션이라도 볼겸 관람한,
오랜만에 감상하는 한국 첩보 느아르에 기대가 있었다.
코로나와 OTT로 산업의 존폐 위기 속에 태어난
소위 말해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 영화는 얼마나 많은 볼거리를 준비했을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고 처음 든 생각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홍콩 느아르물의 전성기를 향유하던 세대의 감성 답다랄까?
그 소신에 대한 존경심과 의아함이 겹쳐졌다.
분명 홍콩 느아르만의 맛과 멋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옛날 작품이기에 여전히 추억되는 것이지
현대에 와서 그것을 답습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순 없을 것이다.
영화 휴민트는 옛날 한국식 첩보 느아르를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하였다. 여기에 잊지않고 한국 드라마의 공식까지 들어갔다.
마치 의학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병원 배경의 연애가 메인인 플롯말이다.
또 한국 영화는 기본적으로 너무 친절한데, 휴민트의 친절함은 영화 장르와 너무 동떨어진 감이 있었다.
관객은 이미 너무 똑똑해져서 불친절한 미쟝센(카메라 앵글, 대사, 배우의 눈빛, 몸짓 등)만으로도 그 의미와 상황을 충분히 잘 이해할 수 있는데
연극식 과장된 연기와 굳이 알아채주세요 라고 클로즈업까지 하며 호소하는 카메라 앵글에 의한 미쟝센의 낭비는 첩보 느아물 장르가 가지고 있어야할 서스펜스를 산산조각냈다.
그렇게 진부한 카메라 앵글와 컷 배열들이 만들어내는 몽타주는
아무런 매력도 던져주지 못했고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져 버린 관객(들)의 수준엔 맞지 않았다.
그러나 기대치를 내려놓고 고전 느아르의 현대화를 환영하는 마음으로 본다면 재밌게 볼 수 있으니 가벼운 발걸음과 마음으로 보신다면 추천한다. 뻔해도 먹히는 장치들로 채워져, OTT로 풀리면 필시 수작일 것이다.
이 영화의 매력은 배우들이었다.
특히 박정민의 연기는 왜 이 배우가 뜨는지 알 수 있게 하였고, 박해준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인성은 정말 멋있었다. 그러나 왜 표정과 톤이 하나인지 모를 일이다.
분명 눈짓, 발짓으로 섬세한 연기를 하던 배우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왜 한국 영화, 드라마의 모든 요원은 같은 표정과 톤으로 연기를 하는 것일까.
신세경 그녀는 너무 예뻤다. 그녀의 미모를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
연기 내내 그녀의 표정과 톤은 일관되었다.
그녀는 원래 섬세한 감정 표현력이나 빈칸을 채우는 힘이 있는 배우는 아니다.
세계는 지금, 거의 1세기가 걸리던 사회적 변혁이
불과 길게는 10년 짧게는 수년, 수개월만에도 이뤄지는 시대다.
류승완 감독 자체가 한국의 액션, 첩보, 느아르물의 최전선에 서있는 인물이란 걸 참작했을 때,
한국 영화인들의 감각과 스타일에 변혁이 필요한 시점은 이미 한참 지났는데, 누구나 아는 걸 정작 그들은 모르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류승완이 뻔하지 뭐
먼소리여 시벌
여기ㅡ기미갤임
아직도 국산영화 보냐??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