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설명을 위해 시즌1부터 썰을 푼다, 


다량의 스포가 존재하니 이 드라마 안봤으면 그냥 읽지마라.

긴 글 지겹다는 사람도 읽고나서 욕하지 말고 그냥 읽지마라.


파고는 시즌 1이나 시즌 2나 전체적인 관점은 같다.


즉 이 세상의 구조를 "폭력" 과 그에 대한 "저항" 으로 병치시켜 그것을 이해해 보자는 거.


시즌1의 경우를 보면 론 말보라는 킬러가 주요인물로 나온다.

그야말로 살인의 화신이자 냉혈한.... 이놈의 철학은 한마디로 "약육강식" 이다. 

나는 매우 강한 사람이고 니들은 약한놈들이니 내 손에 죽어나가도 그건 순리고 법칙이다.

나는 내 필요에 의해 얼마든지 살인을 해도 된다, 왜냐?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이게 론 말보의 철학이다. 


파고 시즌1 에서는 세상을 론 말보같은 육식동물들과 주인공 레스터 같은 초식동물들로

나누어 설명한다. 주인공 레스터는 그야말로 육식동물들에게 뜯어먹히기만 하는 약자 중

약자다. 하지만 론 말보를 만나면서 자기안의 폭력성에 눈을 뜨게되고, 아내를 살해하는

것을 계기로 육식동물로 변화한다. 자기보다 약자를 등쳐먹고 짓밟으며 자기 힘을

확인하고 그것에 아무런 죄책감을 갖지 않는........ 


결국 이 세상은 그러한 강자들이 약자들을 잡아먹는 구조라는 것.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재밌고 강렬한 이유는, 바로 그러한 폭력적 구조에 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바로 보안관과 경찰인 거스와 몰리가 그것을

상징한다. 그들은 폭력적으로 강자와 약자가 병치된 세상의 구조에 저항하려한다.

그들은 공권력에 종사하지만 딱히 그렇게 강한 사람들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런 저항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 지켜야 될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상당부분에서 이 세상의 폭력적 구조로부터 자기 가족을 지키기 위해,

평화로운 삶을 만들기 위해 저항하는 거스와 몰리의 모습이 강조된다. 

이게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것일수도 있고, 이러한 부당한 폭력적 구조에 저항하는

유일한 힘은 인간이 삶을 유지하고 가정을 유지하려는 힘에서 찾을 수 있다라고

강조하는 것일수도 있다.


자 이 관점을 가지고 시즌2로 들어가보자.


시즌 2는 시즌 1보다 좀 더 넓은 관점의 "폭력적 구조" 를 다룬다.


단순히 약육강식을 강한 구성원과 약한 구성원 간의 병치로 이루어내었던 시즌 1에 비해

시즌 2에서는 국가 혹은 우리의 공동체 자체가 강한 육식동물이며, 그것은 국가주의에서

자본의 모습으로 변신해가며 여전히 세상을 지배하고, 폭력적 구조는 또다른 폭력적 강자와

약자들을 생산해 낸다는 것, 그것을 좀 더 계층적 시각에서 다룬다.


시즌 2의 주요 이야기 축을 담당하는 게르하르트 패밀리와 캔자스시티 조직.

이들은 어찌보면 야만적 폭력과 지배를 상징하는 집단 (게르하르트)와

자본과 시스템의 지배를 상징하는 집단 (캔자스시티) 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듯 하다.


이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한 집단을 떠올릴 수 있다. 그렇다. 바로 "미국" 이다.


이 드라마에서 다루는 인물들은 모두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루 솔버슨도 베트남 참전자, 게르하르트 패밀리도 제2차 대전 후 독일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가문이다. 이 드라마 자체에서 전쟁의 상흔, 기억이 

자주 조명된다. 


다시 말해서, 이 드라마에서는 미국의 베트남전 이전의 모습을 전쟁과 폭력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야만적 존재로 그려내고(게르하르트) 베트남전 패배 이후

자본과 경제시스템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존재(캔자스시티)로 미국이 변화함을 

그려내고 있다. (70년대 후반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너무나 절묘하게 이용함) 


이미 우리가 거주하는 공동체 그 자체가 엄청난 폭력적 집단이라는 것을 기반으로

이 이야기가 시작된 거임. 


시즌 2가 정말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점이, 바로 이러한 폭력적 공동체 안에서

강자와 약자는 별로 구분되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는 거다.


강자가 더 강한 강자앞에 약자가 되고, 약자가 자기보다 더 약자에게 강자가 되고,

그렇게 먹이사슬이 복잡하게 뒤섞여 서로를 잡아먹고 뜯어먹는 공동체의 모습을

너무나 직관적인 인간관계의 우화로 재밌게 펼쳐내고 있다.


그걸 잘 설명하고 있는 존재들이 바로, 한지(인디언) 와 페기, 에드 부부.


한지부터 설명해볼까? 한지는 겉모습에서 풍기는 분위기로는 시즌 1의

론 말보급의 캐릭터다. 살상능력이 작중 최고. 압도적 강자로 묘사된다.

그러나 론 말보와 다른 부분은, 그 또한 미국이라는 거대 공동체 안의

약자라는 점이다.


한지는 인디언이다. 작중에서도 인종차별 당하는 장면이 수시로 묘사된다.

그는 인디언이라는 이유로 베트남전에서 온갖 험한 작전에 차출되었고, 그 결과

전쟁의 악몽과 상흔을 가장 깊게 간직하고 있다. 즉 그는 이 미국 사회에서

가장 차별받는 약자로서 상처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고, 아이러니하게

그가 지닌 그 상처가 그를 가장 강하고 폭력적인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이거 보면 뭔가 떠오르는거 없나? 우리 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사회적 실패자들이 결국 그 좌절을 이겨내지 못해 무시무시한 범죄자,

폭력적 존재로 둔갑하는 모습. 고아, 빈민, 저소득층, 저학력층. 백수, 무산자

들이 그 골이 깊은 사회적 구조를 헤쳐나가다 결국 무력감을 느끼게 되면

아주 작은 계기만으로도 폭력적 존재로 둔갑하게 된다. 


즉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공동체는 그 안의 약자들을 늘 짓밟는 구조를

취하게 되고, 그 구조안의 약자들은 언제라도 무자비한 폭력자들로

강자의 위치에 오르려고 한다. 강자와 약자의 포지션이 따로 없다,

그게 진짜 이 폭력적 공동체의 민낯이다.


에드, 페기 부부의 경우도 너무나 평범하다. 평범한 부부다. 

그런데 너무나 작은 계기로 자신들의 일상이 위협받자 누구보다도

폭력적이고 강렬한 존재들로 둔갑된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누구든 에드와 페기를 보면서 생각없다고, 도덕심이 없다고 혀를

끌끌 찰지 모르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우리 모두가 다 저렇게

돌변할 씨앗을 가지고 있다. 어떤 작은 계기로 인해 나의 일상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누구든 도끼를 들고 사람을 

내리칠수도 있고, 납치도 할 수 있다. 게다가 그 일상안에 내 소중한

가족이 있다면? 그렇다면 더 필사적으로 변하게되지. 폭력의 사슬은

그 사회에서 딱히 약자가 아닌거 같은 평범한 계층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 돌아간다. 



그런데 파고 시즌2가 정말로 대단한 건, 이러한 이야기 구조 속에 

또 하나 번뜩이는 메시지를 넣었다는 것에 있다. 바로 "페미니즘" 이다.


인종문제, 사회구조의 폭력, 미국의 제국주의적 지배와 함께 현 미국사회를

조명할 또 하나의 문제로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다는 건 매우 고무적이다.


작중에서는 은근히, 그러면서 수시로 "남성성"이 "여성성" 을 멸시하고

억누르는 사회구조를 조명한다, 그러면서 그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성" 이 결국 그 방법으로 폭력적 태도를 취하게 되는 과정을

아이러니한 구조로 그려내고 있다. 

(이는 폭력적 구조의 사회에서 약자가 결국 강자가 되기 위해

또 다시 폭력을 선택하게 되는, 한지의 예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여성차별을 인종차별과 비슷한 무게로서 다루었다) 


작중에서 여성성을 멸시하고 억누르는 남성성의 대표격인 캐릭터가

바로 "도드 게르하르트". 도드는 게르하르트 패밀리의 장남이자 

매우 호전적이고 마초적인 캐릭터다 (꼴마초지....) 아마 심성으로는

작중에서 가장 폭력적일 듯. 


그는 여자인 자기 어머니가 보스가 되는 것이 매우 못마땅하고,

딸을 창녀라고 서슴없이 멸시하며, (아예 딸이니까 자기 뒤를 못이을거라고 규정함)

에드, 페기 부부에게 납치되었을 때는, 페기를 예로 들면서 거의 여성을

악마적 존재로 규정하며 저주한다. 


그 뿐인가? 자신의 호전적이고 야만적인 폭력성을 하나라도 더 드러내고

싶어 안달난 나머지 자기 어머니가 고심해서 세워놓은 협상안을 일부러

방해하고 캔자스시티 조직과 전쟁이 나도록 만들어버린다. 

= 이는 묘하게 국가간 전쟁이 어떻게 현명한 협상이 아닌 유혈사태로

번지게 되는지에 대한 풍자가 서려있는 거 같다. 결국 작가와 연출자는

세상에 벌어지는 폭력적 양상과 전쟁의 원인을 남성성이 지닌 폭력성으로

보고있는 거 같으며, 이러한 남성성을 줄이고 여성성을 늘리는 것이

더욱 현명한 세상을 위한 방법임을 암시하고 있다,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봄


아이러니하게도 도드는 자신이 저주하고 멸시하던 여성에 의해 매우

가열차게 뒤통수를 쳐맞는데, 첫번째가 자신의 딸, 두번째가 페기다.

(딸에게 뒤통수 맞고, 페기에게 고문당하고, 한지에게 머리구멍남.

여성차별, 인종차별을 세트로 해대던 꼴씹마초의 최후로서 부족함이 없다) 


도드의 딸과, 페기는 한지와 함께 사회적 약자들이 폭력적 구조의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국 또 다시 폭력을 선택하게 되는 양상을 선명하게 나타내는 캐릭터들임.


도드의 딸은, 아버지에게 당한 무시와 멸시, 비하질을 참다못해 아버지에

대한 엄청난 원한을 지니게 되고 결국 캔자스시티 첩자 노릇을 하게된다.

(폭력적 방식을 선택. 헌데 나는 이러한 첩자 노릇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저런 어마어마하게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저항하고 복수하는 유일한 방법)


이로 인해 게르하르트 패밀리는 거의 궤멸 상태에 빠지게 됨.  보스인 

플로이드 여사는 앞으로의 미래는 여자들이 이끌게 될 것이라고 그것으로

조직의 미래를 끌고나갈 청사진을 그리지만, 글쎄, 남성들의 폭력적 

양상과 여성에 대한 멸시가 고착화 된 집단에서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고

자신의 능력으로 패밀리를 지휘하려던 플로이드 여사는 실패를 맛보게 된다,


페기의 경우는 더 흥미로운 캐릭터인데, 그녀는 직접적인 남성의 폭력성에

억압받는 여성은 아니지만, 여성에게 "은근히" 보조적 역할, 가사노동의 역할을

맡기려는 사회구조에 저항하려는 역할로 나온다. 하지만 남편인 에드는 

그저 정육점을 인수하여 자신이 꿈꾸는 가정을 세우는게 인생의 목표일 뿐이고,

사실 그 목표안에 아내의 성공, 아내의 자아실현은 없다고 봐야지......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이러한 갈등의 책임을 짐 지우기 힘든게, 이게 시대적

상황이었기 때문, 페기가 여성이 아닌 한 개인으로서 성공과 자아실현을 

해내기에도, 에드가 그것을 이해하고 남편과 아내의 존재가 함께 공고히

이루어나가는 가정을 만들어가기에도 사실 시대적 상황이나 이해가

너무나 부족한 때였다. 그럼에도 서로 함께 부둥켜안고 살겠다고

그 피비린내 나는 과정을 마구 헤치고 나가는게 정말로 서로 사랑하는

부부였던거지......... 


어쨌든 이러한 사회구조와 자기자아의 괴리안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페기가 자신의 일상과 꿈이 무너질 위협에 처하게 되자 매우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뺑소니에 시체유기, 나중에는 납치까지......

(남편인 에드도 자신이 꿈꾸는 이상향적 가정을 앞에두고 그게 무너질

위험에 처하자 결국 극단적 방식을 함께 해나감) 


이제 마지막으로 주인공인 루 솔버슨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루는 시즌 1의 주인공인 몰리의 아버지다. 

시즌 1의 설명을 읽어본 분들은 당연히 알겠지만, 그의 역할은

이러한 폭력적 구조앞에 가족과 평화로운 삶을 지켜내기 위해

저항하는 역할이다. 


몰리와 마찬가지로 그가 이러한 잔혹한 살인행위들에 대항하는 건

단지 경찰이어서가 아니다, 그것이 평범하고 평화로운 삶에 얼마나

큰 걸림돌인지 알기 때문, 결국 자신의 "가족" 이 살아나갈 세상에

존재하는 암덩어리들이기 때문에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을

갖게된다 (라고 내 개인적으로 생각 ㅋㅋㅋㅋ 피날레 에피소드

제일 마지막 장면을 미루어 봤을때.....) 


시즌 1의 몰리와 거스, 시즌 2의 루나 장인어른이 갖는 공통점은

그들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감수성을 지녔다는 것이며, 

폭력보다는 평화를 추구하며, 이것이 거대한 폭력앞에 일종의

책임감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폭력보다 평화를 추구하지 않아?"

라고 말할법도 하지만, 글쎄? 시리아 난민이나 이민자들, 사회적 약자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태도를 본다면 난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엄청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태도를 지녔지. 

사회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폭력의 사슬, 차별적 구조 앞에

저항하려는 사람이 많은가? 대부분이 그걸 오히려 "당연한 순리" 로

받아들이고 자신 스스로가 폭력의 상층부에, 차별의 가해자가

되려고하지.


루 솔버슨과 몰리로 대표되는 이들은 절대 이웃의 죽음, 고통,

약자들의 피에 눈돌리지 않는다, 어떤 거대한 사회적 구조가

폭력적으로 작동되고 압력을 가해도 그것에 피해가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지켜야만 하고 온전히 해결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는,

일종의 책임감을 늘 지니고 있고, 그렇기에 파고의 사건들이

결국 해결되는 거 아니겠음? 


특히 피날레 에피소드에서 페기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에

마땅찮은 여성으로서 현실을 푸념처럼 늘어놓을때도 루는 

"페기, 사람이 죽었잖아" 라면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상기시킨다, 이걸로 루 솔버슨이란 인간이 가진 확고한 가치가

대변된다. 세상에 그 어떤 강자든, 약자든, 루와 같은 종류의

책임감과 감수성을 지녔다면, 세상이 이리도 폭력적 구조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일종의 암시가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과연 유에프오는 무슨 의미인가?


이건 아무리 통밥 굴려도 실존적인 의미는 부여하기 힘들더라. 


단지 어느정도 유추를 해보자면,


전세계적으로 유에프오 목격담이 시작된 시점이 언제인 줄 아는가?

바로 세계 2차대전이 끝난 후다. 미군이 작성한 유에프오 관련 목격담과

분석도 2차대전 이후, 베트남전 이후와 같이 전쟁 종료 후에 집중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우리나라에서 수집된 유에프오 목격담과 정보도

육이오 전쟁 후로 집중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어떤 학자들, 분석가들은 유에프오 목격이 일종의

전쟁공포 같은 트라우마나 불안증세의 하나로 보고있다.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심리, 불안해진 심리가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데려가려고 한다는 심리로 발현된다는 것.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유에프오는 베트남전 패배 이후 미국사회 

전체가 겪고있는 트라우마를 상징하는 존재가 아닌지.......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으로 보면.....) 

분명 사람끼리 죽고죽이는 전쟁은 끝났고, 설사 미국이 패배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미국인들의 일상에 큰 영향은 끼치지 않았지만,

그 상흔과 아픔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계속 이어지게 된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 폭력의 사슬은 미국사회로 이어져, 그 안에서

똑같은 형태의 살상으로 반복되고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