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들어 HBO의 바이닐(VINYL)과 Hulu의 11.22.63이 거의 하루 차이로 공개가 되었다.
이미 본 사람도 있을 거고, 아직 못 본 사람도 있을 텐데 나름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기대했던 드라마라 이야기 해본다.
1. 바이닐
믹 재거가 본인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의 음악/마약/섹스가 뒤엉킨 업계 이야기를 다루겠다고 해서 작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거기다 마틴 스콜세지라니...
엠파이어가 이미 엄청나게 성공하고 있지만, '음악'을 소재로 했다는 점 빼고는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인다.
스토리를 설명하자면,
잘나가던 주인공이 초반부터 코너에 몰리면서 중간중간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고, 다시한번 재기의 기회를 잡게 되는 이야기 있잖아?
새롭다고 할 수는 없는 진행이라 장장 2시간 가까운 첫회의 긴 시간 동안 짐작 가능한 전개를 보여준다.
물론 비슷한 얘기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재미는 확확 갈리기 때문에 한번 보고 판단하기는 힘드니 몇화정도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등장 할 인물들도 많이 남았고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좀 기대했던 것보다 모자란 느낌이었다.
내가 너무 꿈에 부풀어 하며 기다렸던 게 오히려 반감이 되었을 수도 있다.
메타크리틱에서도 평론가들이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준 반면, 일반 시청자들의 평은 그냥저냥이라는 말도 있다.
주노 템플이 첫화부터 벗어 제끼면서 과감한 연기를 펼치는데, 영화 '킬러조'에서 만큼 캐릭터가 참신하다거나 파격적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러면 주인공인 바비 카나베일은 어땠을까?
워낙 잔뼈가 굵은 배우라 믿을만한 연기를 펼치는데 위에서도 말했듯 첫화만 보자면 드라마의 진행이 좀 뻔한 감이 있기 때문에
같은 걸 어떻게 끌고 갈 지 앞으로 두고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음악이 화제가 될 것 같은데, 1화에 나온 노래들 리스트 뽑아 놓고 보니 생각보다 더 다양한 곡들이 나온다.
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특히 이 시대의 음악에 지식이 있는 사람은 귀가 즐거울 것 같다.
문제는 자막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부분을 과감하게 포기하느냐, 아니면 작정하고 제대로 채워 넣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스토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때로 귀에 꽂히는 곡 정도에 집중하면서 보면 될듯.
2. 11.22.63
취향타고 배우타고 스토리타는 사람이라도 기본 재미는 준다.
왜? 원작자인 스티븐 킹과 JJ 에이브람스(둘 다 이야기 재밌게 만들기로 유명하잖아)가 제작을 맡았으니까. 제임스 프랭코는 주연인 동시에 제작에 참여했다.
8부작으로 만든 이 시리즈는 여타 넷플렉스나 아마존 오리지널 시리즈들과 달리, 매주 한 편씩 공개될 예정이라 조급해 말고 느긋이 즐기면 된다.
근데 본 입장에서는 빨리 다음편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개인적으로는 첫화만 놓고 봤을 때 11.22.63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나도 스티븐 킹 소설 좋아하는데 사실 이건 아직 안 읽어봐서 원작을 다 본 사람의 느낌은 어떤지 궁금하다.
원작만큼 재밌는지, 별로인지, 아니면 좀 색다른 면이 있는지 말이야.
아무래도 원작자 본인이 참여했으니 드라마화 하면서 극적인 요소를 잘 계산해 넣었겠지.
바이닐에 비해서 평론가들은 -스티븐 킹한테 대중이 쏟는 사랑에 비해 평단이 좀 박한 면이 있지만- 좋은 점수를 안 주던데 일반 시청자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것도 첫회가 1시간 20분 정도라 긴 편인데 그런거 의식 안하고 재밌게 봤다.
스토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문학 교사인 주인공이 어떤 계기를 통해 1960년이라는 과거로 갈 수 있는 입구를 발견하게 되고 존 F.케네디의 암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게 큰 줄기이지만,
크고 작게 엮여 있는 이야기들도 상당히 흥미롭다.
보고 나면 내가 말하는 '엮여 있는' 이야기에 좀 더 신경이 쓰이는 사람들도 있을 거 같다.
난 바이닐도 그랬고 주인공 말고 누가 나오는지 앵간하면 안찾아 봤는데 생각지 못한 배우가 11.22.63에도 한 명 나오더라.
나만 모르고 다들 아는 거였으면 못들은 걸로 해.
미리 알면 재미 없으니까 어떻게든 스포를 피해서 재밌다는 걸 설명하려니 힘들다.
다만, 보통 반복적인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 나가는 나름의 룰이 있게 마련인데,
이런 시간에 대한 설정이나 규칙들이 꽤 흥미롭다.
그리고 보면서 '이렇게 하면 되는데 아니 도대체 왜??'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도 보면서 나름 그 이유와 상황이 납득이 간다.
첫회 안에서 필요한 떡밥을 먼저 회수하고 다음편에 대한 실마리를 던지며 마무리했기 때문에 각자 곱씹어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번외로 작가에 대한 애정을 쪼금 보태서 바라본 포인트
하나. 이건 스티븐 킹 본인의 마음을 좀 반영한 대사 같은게 있는데,
과거로 간 제이크가 어떤 여자와 만나 '책'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원작 보다 나은 영화는 없다'는 말이 나온다.
스티븐 킹이 '샤이닝'을 얼마나 싫어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인지라 언뜻 그 생각이 떠올랐다.
둘. 배경이 메인주이다. 스티븐 킹이 거의 평생을 살고 있는 곳이 메인주이다.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메인주를 배경으로 한다.
셋. 아무래도 JFK에 관한 부분이 나오다 보니,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예를 들어 잔디 언덕의 바부시카 레이디나, 린든 존슨 대통령이나...
그런 인물들에 대해 미리 알고 있으면 좋고, 아니면 대충 그렇구나 하고 봐도 된다. 궁금하면 검색해야지 뭐
넷. 댈러스 촬영은 실제 댈러스로 가서 찍었기 때문에 오스왈드가 있었던 건물에서도 직접 촬영을 했다 한다.
쓰다보니까 상당히 한쪽으로 기운 후기가 됐다.
개인적인 감상평이니 너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
사실 첫방 날짜가 비슷해서 그렇지 장르도 완전 다르고 해서 각자 취향대로 보면 된다.
두 드라마 보고 나서 11.22.63에 마음이 확 쏠려서 오랜만에 자막 만드는 중인데 마무리해서 올리면 관심있는 사람들은 한번 봐.
고맙다.둘다보고싶다,자막니가만들래?
나도 두번째꺼 봤는데 아직 1화라 판단하긴 그렇지만 그럭저럭 괜찮더라. 소설의 재미를 얼마나 잘 살려줄지 기대해봐야할듯
둘 다 한번씩은 보고 싶게 만드네. 타임슬립은 좋아하는데 나같으면 JFK를 좋아한다하더라도 굳이 살릴려고는 안 할거같아서 얼마나 감정이입시켜줄 수 있냐가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일반 히어로물들보다는 설득력이 있겠지.
자막 나온다니 기대해 보겠다. 그러나 한번 시작하려면 끝까지 가라, 제발...
11 22 63은 아직 안 봤지만, Vinyl은 저도 나온 날 보다가 제 취향이 아니라 포기했는데 음... 그래도 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잘 쓴 리뷰글이네요. 오랜만에 정독하고 갑니다. ㅊㅊ
언더더돔 꼴 나면 안되는뎅..
바이닐도 물론 나쁘진 않았는데, 이게 과연 기대치에 부응을 할 정도인가...를 생각하면 좀 모자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반면에 112263의 경우는 내 짐작이지만 아마도 소설과는 많은 부분 달라졌을 테고, 그게 원작팬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렇게 해서 극의 재미를 다르게 뽑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면 원작은 신경 안 쓰게 되니까. 첫화의 느낌은 좋다. 설마 언더더돔 꼴 날까...그럼 안돼... 시즌제도 아니니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란다. 쌍제이가 그렇게 만들 것이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