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레이저 포탑만으로




예전에 썼던 글에 달린 댓글이다. 당시 글의 취지는 레이저 포탑의 대기전력을 아예 0으로 만드는 게 목적이었고 이 방식은 감지하는 포탑 하나당 24kw씩 대기전력이 들어가므로 그냥 그런 방법도 있겠거니 하고 좋은 말 해주고 넘겼었는데, 더 생각해보니 대기전력은 조금 들어가더라도 다른 포탑을 섞을 필요없이 레이저 포탑만으로 작동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면 나름대로 장점은 있겠다 싶더라.


글 쓴지 좀 오랜 시간이 지나서 굳이 수정해서 추가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이거 하나 때문에 새로 글 쓰기도 좀 뭐해서 그냥 생각만 해두고 있었는데, 마침 밑에 질문 글 올라온 김에 그냥 쓰면 후련할 거 같아서 조금 끄적여본다.




전봇대끼리 전선을 연결해서 전력을 공급할 경우 공급량도 소비량도 제한 같은 건 없이 만드는 만큼 공급이 되고 쓰는 만큼 소비가 된다. 그러나 전선을 연결해서 전력을 공급하는 게 아니라 축전지를 사이에 두고 축전지를 경유해서 공급하게 할 경우, 공급량도 소비량도 (일반 품질 기준) 축전지 한 개당 300kw로 제한이 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전혀 쓸 일이 없는 잡지식에 불과하지만, 이번 주제에서는 전력 공급량을 제한해서 레이저 포탑의 소비량보다 적은 전력을 공급해야하므로 충분히 쓸모있는 지식이 된다.




우선 레이저 포탑과 전력생산시설 사이에 축전지 하나를 끼워넣어 축전지를 경유해서 전력이 전달되도록 해준다. 밑에 질문글에서는 나무 전봇대를 쓰던데 나무 전봇대는 전력 범위가 5X5고 대형 전봇대는 4X4로 면적이 더 작기 때문에 여기서는 대형 전봇대를 사용했다.




그리고 그 옆에 전원 스위치와 타이머를 추가한 뒤 전봇대 사이의 연결을 끊고 위 사진과 같이 연결해준다. 소모량 제한도 300kw지만 공급량 제한도 똑같이 300kw이므로 전력생산시설과 그대로 연결하면 공급량 = 소모량이 되어 축전지의 전력이 조금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게 된다. 레이저 포탑이 작동되었을 때 축전지의 전력이 줄어드는 걸 이용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건 매우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전력 공급량을 300kw보다 적도록 조정해줘야 한다.


포탑의 대기전력은 24kw, 축전지에 전력이 채워지는 속도는 300kw, 팩토리오에서 1초는 60틱, 24/300 = 4.8/60. 즉, 1초 중 4.8틱만 전력공급이 되면 레이저 포탑 1대의 대기전력과 같아진다. 물론 소수점 단위로 틱 설정을 하는 방법은 없으므로 60틱 중 5틱만 전력공급을 하도록 하면 대충 레이저 포탑의 대기전력과 같아질 것이다. 여기서는 5틱 말고 6틱 동안 전력이 공급되게 하여 공급량에 약간의 여유를 주었다. 5틱만 주게 해도 전혀 문제 없으니 최대한 정확하게 맞추고 싶다면 5틱으로 설정하면 된다.




다른 레이저 포탑에 전력을 공급할 대빵 큰 전봇대를 설치한 뒤 전력 스위치와 연결해준다. 전력 스위치는 전력생산시설과 연결된 전봇대에 연결해주고 위와 같이 설정해준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축전지 경유하는 전봇대 말고 전력생산시설이랑 연결된 전봇대다. 그리고 전원 스위치는 배터리가 1%라도 줄어들면 바로 전력을 공급해주도록 하면 완성이다. 결과를 보자.




적이 나타나서 감시용 레이저 포탑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자마자 거의 딜레이 없이 다른 포탑들도 작동되는 모습이다. 또한 별도의 탄약 감지 장치 없이도 전투가 끝나자마자 바로 다른 포탑들의 전력이 차단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 형태면 낮밤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할 수 있다.





8. 요런 건 몰랐을 거다




여태까지 소개한 방법들은 전부 적들이 다가왔는지 감지할 포탑이 하나 이상은 반드시 필요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굳이 감지용 포탑을 깔지 않아도 레이저 포탑의 전력 차단/연결이 가능한 방법이 있다.


적들이 다가와서 전투를 하게 되면 적들에게 피해를 입어 손상되는 설비들이 나온다. 이 설비들에 피해가 누적되어 파괴되기 전에 수리하기 위해 보통은 다들 로보포트에 건설 로봇과 복구팩을 넣어서 전투 지역에 설치해놨을 거다. 수리용 로보포트조차 없는 극소규모 방어선이나 아니면 로보포트까지 테크가 올라가지 않은 사람들은 여태까지 소개한 방법들을 쓰면 되지만, 방어선에 로보포트를 사용한다면 이번 방식도 써볼만한 방식일 것이다.




로보포트에 회로 전선을 연결하면 '로봇 통계 읽기'라는 항목이 나온다. 물류 네트워크에 있는 물류 로봇과 건설 로봇을 감지할 수 있는 항목인데, 잘 보면 '전체' 로봇과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이 별도 항목으로 나눠져 있다.




실제로 네트워크 내의 로봇 일부가 손상된 설비를 수리하기 위해 사용 중이라면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의 크기가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로보포트와 전원 스위치를 연결한 뒤 '사용 중인 로봇이 한 대라도 있으면' 전력을 연결하도록 설정할 경우...




적들이 방어 설비를 공격해 건설로봇이 수리하기 위해 날아가는 순간 전력이 공급되어 레이저 포탑이 작동되게 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로봇이 수리를 위해 날아가야 한다는, 다른 말로는 '무조건 한 대는 맞아야' 작동한다는 상당히 껄끄러운 단점이 있다. 적들이 포탑의 최대 사정거리 내에 들어오자마자 공격해서 피해를 최소화해도 모자를 판에 방어선까지 접근을 허용한 뒤 반드시 한 대는 맞고 공격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은 언뜻 생각하면 굉장히 위험하고 실용적이지 않은 방식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럼 이 방식은 왜 소개했느냐?



(레이저 포탑과 화염방사 포탑의 사정거리)


압도적인 범위.



포탑으로 적들을 감지하는 방식은 포탑의 사정거리 내의 적들만 감지할 수 있다는 특성상 감지 공백이 생기게 하지 않기 위해 방어선이 조금만 길어져도 어쩔 수 없이 감지용 포탑을 각 방항 별로 여러 대를 설치해야만 한다. 그러나 로보포트를 감지기로 사용할 경우 단 하나의 로보포트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넓이의 면적을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로보포트들을 이어서 연결해 네트워크를 만들 경우 이 넓이는 계속해서 넓어질 수 있다. 적들의 접근을 허용하고 한 대 맞고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감수할 만한 엄청나게 큰 장점이다.




위 사진은 내가 실제로 우주선 만들기 전 나우비스에서만 머물던 시절에 사용한 방어선이다. DLC를 사지 않은 바닐라 팩붕이들 또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규모의 자원 매장지를 레이저 포탑으로만 방어하면서 전력 온오프 기능까지 넣었음에도 감지용 포탑은 한 대도 없이 오로지 로보포트 한 대만으로 포탑을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아직 방어선이 완벽하게 만들어지기 전 본진과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자원 매장지는 해당 매장지만 별도로 방어선을 둘렀는데, 한 면만 방어하는 것도 아니고 동서남북 사방을 방어해야 하는데다 각 방향의 방어선 길이도 짧지는 않다보니 포탑으로 감지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20개 정도의 포탑들을 하나하나 회로 설정하고 전선 끊고 연결하고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로보포트를 사용하면 회로 설정도 그냥 T≠Z 하나만 해주면 되고 전력도 모든 방향을 한방에 싹 다 합쳐서 설정할 수 있으니 굉장히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또한 '무조건 한 대는 맞아야 한다'는 단점은 두 대 이상 맞기 전에 때려죽일 수 있는 화력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는 사소하기 그지 없는 단점으로 변한다.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포탑들을 다른 곳보다 넉넉하게 깔아주거나 아니면 포탑 관련된 연구를 충분히 올려주면 훨씬 간편하게 설정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다.





9. 다시 마치며



분명 첫 문단에서 '조금 끄적여본다'라고 적었는데, 한두시간이면 다 적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적었는데 왜 벌써 해떴냐. 시발 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니들은 간밤에 개운하게 주무셨길 바랍니다.


그래도 계속 적어야지 적어야지 마음 한구석에 찝찝하게 남아있던 정보였는데 이렇게라도 올릴 수 있었으니 나름대로 개운해지긴 했다. 예전에 썼던 주제에서 이어서 적는 거라 이번엔 따로 뭐 적을 건 없고, 뭐 그냥 다들 즐거운 팩토리오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