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가 오는 밤에 외출을 한다고 하면 방방 뛰던 나의.


하기사. 밤에 나가면 호랑이가 물어간다고 안돼. 비가 오면 떠내려 간다고 안돼. 


그렇게 외출만 하려고하면 옥신각신 다퉜다. 


연세가 들어서도 유일하게 기억하는 내 죽마고우 이름만 대고 친구가 고기를 사준다고 부른다고 하면 보내줬다.


여든 아홉, 아흔, 아흔 하나. 해가 지날 수록 기력은 없어도 눈빛 하나는 꿋꿋하게 유지하던 나의 할머니였는데.


할머니의 큰 눈을 바라보면 그 속에 30년 가까이 함께해온 긴 세월의 내가 담겨있고.


나에 대한 걱정이 담겨있고. 나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었는데.


하루는 할머니가 엄마를 찾으면서 방안에서 울고있던 적이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가슴이 찢어진다. 그냥 뒤에서 꼭 안아주고 괜찮다고 이야기해줄 것을. 할머니. 



할머니. 비록 우리가 그 많은 세월을 함께하다 헤어지고 나는 앞으로의 생을 살아가겠지만


나는 너무 고맙고, 그립고. 때로는 지금처럼 몹시 슬프다.


어디에 있어? 그곳에서는 잘 지내? 할머니도 나처럼 정말 많이 그립지?


할머니. 난 정말 너무 힘들어. 그립고. 슬프고. 때로는 너무 괴로워. 너무나 사랑해서 이 서운함에 가슴이 찢어져.


그래도 난 당신이랑 함께해서 행복했고 그 시간만큼은 인생에 다시 없을 소중함이었습니다.


할머니 보고싶어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