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인생 도움은 못될지언정
자식 앞길막는 무능한 아빠 제발 죽게 해달라고 매일 저주했었거든
진짜로 아빠죽으면 눈물 한방울 안 흘릴 자신있다 할 만큼 아빠를 증오했다.
여타 여기 가족갤에서 자신의 부모를 욕하는 갤러들 처럼
우리 아빤 왜 이럴까 아빠 욕을 하며
속에 억눌린 감정을 토해내는 사람중에 하나였다..
근데 개뿔..죽으면 속 후련 할 것 같았는데..진짜 죽고 없으니까
이젠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만 남더라.
씨발 그냥 아빠랑 고성 오가며 말다툼해도 좋으니까
다시 아빠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
솔직히 이제 죽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닌데도 아빠가 미워.
사업하다 망해서 가정 풍비박산 내버린 아빠가 너무 미웠어.
우리 엄마 평생 고생만 시켜서 밉고
학교 급식비도 못내서 반애들한테 거지라고 놀림당하게
만든 아빠가 미웠고..
빚쟁이들 우리집 찾아와서 아빠 행방 말할때 까지 학교 못간다고
붙잡두게한 아빠가 미웠다.
갖고 싶은거 제대로 가져보지도 못하게 한 아빠가 미치도록 미웠다.
밉고 또 미운데..근데 있잖아.. 보고싶어..아빠가..
심근경색와서 심장 발작하는 와중에
눈에 실핏줄 터져가며 내 이름 부르며 살려달라고
처절하게 고통에 몸부림치며 절규 하던 아빠의 모습이 잊혀지질 않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괴로웠을까..
저런 밉고 못난 아빠도 어쩔 수 없는 내 아버지라서
제발 아빠 죽지말라고.내가 다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살아만 달라고 빌었는데 주치의사가 나한테 전화가 오데?
아드님도 대구에서 용인까지 먼거리 왔다갔다 너무 고생많으시고.
이쯤해서 아버지 더 이상 고통겪지 않게 보내드리는게 좋을것 같다고..
오셔서 연명치료포기동의서 드릴테니 고심해보고 싸인하라하네?
씨발..뭐?내손으로 아빠 목숨 걷으라고?
어떻게 싸인을 해 씨발......
의사의 말에 엄마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울뿐이었다..
의사한테 잠깐만 시간 달라하고 울면서 큰고모한테 전화했다.
큰고모한테 전화했다.
큰고모 있잖아요.의사가요 아빠 치료 이제 포기하래요..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아빠 연명치료 포기하라는데 이거 싸인을 해야되요?
난 도저히 싸인 못하겠어요 고모..
만에하나라도 아빠 살아날수도 있잖아요 고모..어떻게 해야되요?
큰고모가 그러더라..
큰고모 하는 말 섭섭하게 듣지말아라.그정도 했으면 조카야 너도 자식으로서 할 도리 다했다.
오빠도 고모도 삼촌도 할머니 한 뱃속에서 나온 형제자매들인데
우린들 오빠 안살리고 싶겠느냐.
그렇지만 조카야 결정하기 정말 힘들겠지만 현실 냉정하게 직시 하라고.
오빠 병원비 대다가 남은 니 인생까지 힘들어진다고.
어쩌면 오빠가 그동안 올케랑 조카 고생만 시킨게 너무 미안해서
더 이상 고생시키기 싫어서 저렇게 스스로 가는길 택한것 일수도 있다고..
그러니 싸인하라고.
큰 고모가 흐느껴울면서 말했다.
결국 나와 엄마는 울면서 아빠 연명치료포기동의서에 싸인했고..
주치의사가 산소호흡기 이외 아버지 치료행위는 하지 않겠다 말하고선 아버지 임종 잘 지켜드리라며 1인실 잡아줬다.
임종지키면서 아빠한테 그동안 모진말로 상처줘서 미안했다고
용서 해달라니까 산소호흡기로 간신히 숨만 붙은 사실상 거의 시신상태나 다름 없는
간신히 없는 힘 짜내서 눈물 한 방울 똑 흘리고 그렇게 숨 멎었던 아빠 모습이 잊혀지질 않는다..
싸늘한 주검이 되버린 아빠 얼굴을 엄마는 품에 끌어 안고 정말 그렇게
내평생 살면서 엄마가 숨 넘어갈 정도로 우는 모습은 본적이 없을정도로 엄마는 펑펑 울었다.
여보 눈 좀 떠보라고..처자식 놔두고 어딜가냐며 목놓아 울었다.
나도 죽은 아빠 손 잡고 흐느껴 울었다.
씨발 왜그렇게 불쌍하게 가서 또 밉게 만드냐..
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그리 죽어 그냥 한줌 재로 돌아갈꺼였으면서..
엄마랑 나한테 좀 잘하지..씨발..
왜 자꾸 생각나게 만드는데?그래서 아빠가 나는 밉다..
아빠 미안해...
엄마 생일만 챙겨주고 아빠 생일 한번도 안챙겨줘서 미안해
아빠가 국밥먹으러 가자했을때 매몰차게 거절한거 미안해
아빠만 쏙 빼놓고 엄마랑 나 둘이서 여행간거 미안해
씨발..그냥 다 미안해 아빠..
주말에 아빠 산소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