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반복되다 보니까 날 너무 끔찍하게 사랑하는 건지 뭔지 잘 모르겠어 나는 힘든데 힘든 걸 말하면 아빠는 다 널 위해서라고 하셔 밑에다가 적어 둘 테니 한 번 보고 조언 좀 해 주라

남자 만나기 금지 (친구도 안 됨) 학교 이외에 다른 곳에서 만나는 것 안 됨 무조건 남자들은 늑대나 도둑놈이라고 안 된대 나도 남자인 애들이랑 한 번 놀고 싶은데… 통금 7시 참고로 18살 고등학생이야 성인되면 10시로 늘려주겠대 그것도 나는 조금 부족한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국내산 아닌 제품은 절대 못 먹었어 일본에서 파는 간식 못 먹고 중국산 이런 것도 절대 못 먹었어 라면도 무조건 우유에 말아서 먹어야 했고 놀이동산 가면 애들이 꼭 손에 쥐고 다니는 솜사탕도 못 먹었어 유치원 때 엄마한테 겨우 허락 받아서 닭꼬치 먹으려고 했는데아빠가 손을 때려서 닭꼬치를 바닥에 떨구게 했어 햄이나 소시지도 못 먹었지 회처럼 날 것은 더더욱 못 먹었어 특히나 제사 지내고 밥 먹을 때 동태전이 항상 있었는데 내가 생선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동태전을 먹으려고 젓가락을 댄 순간 아빠가 사람들 많은 그 앞에서 젓가락으로 내 젓가락을 쳐서 못 먹게 했어 너무 속상했지만 티는 못 내고 밥만 꾸역꾸역 먹었던 생각이 나 그리고 휴지를 못 쓰게 해 단순히 환경문제 이런 게 아니라 휴지에서 나오는 형광물질이 안 좋다고 차라리 손에 닦으라고 하셔 밖에서는 그냥 휴지 쓰고 싶은데… 화장품 중에서 미스트 절대 못 써 화장도 못 하지만 미스트 그건 기겁을 해 왜냐면 미스트가 뿌리면서 액체가 얼굴에 닿잖아 그 작은 액체들이 콧속에 들어가면 어쩔 거냐고 뭐라 하셨어 여자애들 보면 립밤 거의 다 쓴 거 파내서 드라이기로 녹여서 굳혀가지고 더 쓰잖아 내가 그거 따라했다가 혼났어 엄청 드라이기로 가열하면 성분이 변하지 않겠냐고… 나는 립밤도 눈치 보면서 쓰고 있어 립밤 자면서 먹으면 어쩌냐면서 잘 때 몰래 바르고 아빠보다 먼저 일어나서 다 닦아버려 들키면 내 마음만 상하니까 어느 날은 내가 공부하려고 스카를 갔더니 아빠한테 전화가 왔어 남자 만나러 갔냬 결국 영상통화로 다 보여주고 6시에 집 들어갔어 겨울이라 해가 빨리 져서 얼른 들어오라고 하셨어 마라탕 먹을 때 항상 뭐 비닐봉투? 에 담겨서 오거나 아니면 포장용기에 담겨서 오잖아 그거 보면 아빠가 너무 싫어해 환경호르몬 나온다고 그래서 배달 음식을 못 먹어 아빠 있을 땐 우리 엄마도 나 가지셨을 때 짬뽕도 집에서 만들어먹었다고 하시더라 아빠가 바깥음식 싫어해서 그리고 아빠가 좀 편견? 고정관념이 심한 것 같아 성형을 하면 무조건 성괴다 부모가 물려 준 얼굴에 칼을 대냐 라고 하시는데 난 그렇게 생각 안 하거든 자신의 콤플렉스를 이겨내기 위함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난 오히려 멋진 것 같아 옷도 나는 항상 후드티나 슬랙스 바지 입어야 해 딱 달라붙으면 혼나 반바지도 그렇고… 반팔도 그렇고… 그러다 보니 여름에 너무 덥게 입으니까 피부가 지금 다 아토피로 변했어 다 새까맣게 되어버려서 이걸 볼 때마다 너무 우울해 수영복도 위아래 다 가려져 있는 래쉬가드만 입어야 하고 알바도 하면 안 돼 주변 애들은 알바해서 자기 돈 벌길래 나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 알바 면접보러 갔다가 엄청 혼났어 어딜 여자애가 고깃집 알바를 하냐고 거긴 술 취한 아저씨들만 있는 데라고 술 취해서 너한테 뭔 짓을 하면 어쩔 거냐길래 말 꺼내면 싸우거나 그럴까 봐 또 가만히 듣고 있었어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 시내 놀러가서 일찍 들어갔거든 세 시 반에 학교 끝나니까 여섯 시? 다섯 시 반? 정도에 들어갔어 당연히 내가 제일 빨리 들어갔지 근데 혼났어 어딜 중학생이 시내를 싸돌아다니냐고 항상 나만 못 놀고 그러니까 친구들도 점점 멀어지고 친구들이 생기면 다 날 이용하고 버리고 하더라고 그거 때문에 대인기피증이랑 우울증이랑 공황장애까지 생겨버렸어 내가 친구들 때문에 너무 힘드니까 아빠한테 고민상담을 했거든 내가 너무 답답한지 그렇게 살거면 나가 죽으라고 하더라고 위로를 받고 싶었는데 더 상처 받으니까 아예 그때부턴 내가 친구들 때문에 힘들고 고민이 있어도 말을 안 했어 무슨 말을 할지 아니까 초등학교 땐 친구들이 항상 간식들을 들고 다녔어 특히 내가 먹어 본 적 없는 일본간식들 너무 먹어보고 싶어서 친구한테 한 봉지 받고 비상계단에 앉아서 혼자 먹었어 그 모습이 너무 초라했지만 나도 이걸 먹었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어 아빠는 너무 많은 걸 통제하는 것 같아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우리 엄마한테 전화를 하셨어 내가 너무 밥을 잘 먹는다고 그날 저녁 아빠한테 꾸중을 들었어 내가 너한테 밥을 안 주는 것도 아니고 애들이 거지라고 생각한다고 그 뒤부터 사람들 눈치를 되게 많이 봤어 음식이 짜서 밥을 좀 많이 먹으면 왜 많이 먹냐고 그러고 밥도 항상 간이 안 되어 있었어 미역국이라고 치면 고기 볶고 그 위에 물 넣고 미역 넣고 끝이었어 소금이나 그런 간 안 하고 어느 날 내가 입원하게 됐는데 병원 밥이 너무 환상적으로 맛있었어 입원실에서 잘 때도 혼날까 봐 화장실 가고 싶다는 얘기도 못하고 끙끙거리며 참다가 그대로 방출해버린 적도 있었어 초등학교 5학년 땐 내가 어떤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했어 알림장도 대신 써 주고 숙제도 대신 해 주고 학습지도 대신 해 주고 항상 나는 화풀이 대상이었고 급식에서 맛있는 건 다 자기가 가져가버리니 나는 국이랑 밥만 먹었어 내 생일 땐 걔가 선물을 줬는데 선물이 전부 다 쓰레기였어 심 다 빠진 연필 나오지 않는 형광펜 다 눌린 싸인펜 이 딱 세 개만 주더라고 슬펐지 너무… 그래도 나는 말을 못했어 말하고 싸웠다간 아빠한테 혼날까 봐 그 친구가 마트에서 도둑질하는 것도 다 나한테 뒤집어씌웠어 너무 억울하고 힘든 시간이 다 지나 중학교 3학년이 되었는데 걔가 나에 대해서 헛소문을 퍼뜨렸어 내가 자기를 따 시켰다고 선생님이 날 부르셔서 하나 하나 다 설명드렸어 별일이 아니니 내가 참으래 그래도 쟤 뒤에 널 괴롭혔다는 꼬리표가 달리면 얼마나 서럽겠냐고 나는 눈물을 참으면서 고개만 끄덕였어 내가 이렇게 소심해진 이유가 아빠로 인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 아빠가 너무 통제하니까 그런 게 아닐까…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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