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15년 이상 가정폭력을 받으며 성장한 20대야.
계속 참고 살다가 어디 터놓을 곳이 없나 싶어서 갤러리에 검색했는데 가족 갤러리가 나오길래 방금 처음 들어와봤어.
개념글들을 짧게 훑으니 내가 알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것 같아서 글을 써봐.

난 사이가 꽤 가까운 사람들의 가정사를 얼추 알고 있어. 그중에 5할은 부모님이 본받을 스승이거나 애정이 많으신 분들이고,
다른 5할의 부모는 정신 성장이 멈춘 몸만 늙은 사람들이야.
그들의 행복과 상처의 대조를 많이 들어왔고, 이 두 경우를 직접 겪었어. 내가 느끼기엔 우리 아버지는 조울증이거든.

응. 맞아. 우리 엄마도 아버지에 의해 오랫동안 폭력을 당해오셨어. 자기 입으로 자랑스럽게 주변에 다 말하고 다닐 정도면 얼마나 입이 저렴한 사람인지 알겠지?
지금 내가 보기에는, 아버지의 그 싼 입에 의해 주변에 사람들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나도 그럴 준비를 서서히 마쳐가는 상황이야.

그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악몽같은 15년의 시작은 내가 초등학생 때였어.
도심의 약간 가장자리에서 도심부로 이사를 갔거든. 이유는 학업 때문이었어.(근데 이게 내 학업이 아닌, 내 형제의 학업이야.)
지금의 내가 봐도 내가 두각을 나타내던 분야가 분명히 있었는데... 초등학생 애가 무슨 판단을 할 수 있었겠어.
그래서 난 이사 간 이후로 이전보다 사회성이 떨어졌어. 새로운 환경이 무서웠거든. 적응을 못했어.
엄마는 당시에도 이걸 알고 있어서 지금껏 미안해하셔.
아버지는 관심 없으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못해. 그저 먹여주고 재워줬고, 뼈 빠지게 돈 벌어다줬으니 다라고 생각하시나봐.
왜 이걸 확신하냐면, 내가 다녔던 학교 이름도 모르셨거든.
그리고 본인 입으로 못 박았어. 가족은 나에게 3순위라고.

눈치 빠른 사람은 알았을거야.
난 사춘기 때 내가 한 말에 의해 부메랑을 맞게 돼. 유전적 결함으로 보여.
이사 직후, 환경에 대한 공포로 잠시 닫혔던 입이 적응 후 다시 열린 게 문제였어. 내 어투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진 문제가 없는 정도였거든.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말하는 방법인데, 왜 난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까? 아니, 내가 성장하면서 봐온 것들을 그대로 배운거겠지? 난 3순위니까.

어. 내 아버지는 그냥 숨어있었어. 자신과는 연관없다고 생각했나봐. 자기가 만든 일이 아니니까.
가족이 다같이 모여서 내 상황을 토의하는데도, 그 자리에서 입 꾹닫고 나를 바라봐주지도 않았어. 오히려 엄마가 우셨지.

내가 말의 힘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나서부터 사회성의 중요함을 알게 됐고, 이후로 화법을 바꾸게 됐어.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지.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지금은 내 주위에 사람이 많아. 형식적으로 있는 사람도, 진심으로 함께하는 사람도.

그런데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잘 만들어놓은 나의 세계를 아버지가 망가뜨리려고 몇 년 째 공격중이야.
지금은 내가 자금을 모으는 중이라 같이 살고 있는데, 이걸 빌미로 협박을 하고 있어.
'넌 내 핏줄이니 최소한 날 따르겠지. 돈도 나보다 없으니 같이 살고 있잖아?' 라는 마음가짐이 대놓고 보이거든.
말 안 들으면 집을 팔겠다고 할 정도면, 얼마나 무식한지 다들 느끼겠지?

근데 난 질 떨어지는 사람은 상대 안 하려고. 시간 아깝거든.

허구헌날 주식 얘기에 복권만 사고 허황된 꿈을 꾸고
시대에 뒤떨어져서 지금 하는 일이 끝나면 더 이상 뭘 할지에 대한 계획이 없어 맨날 TV만 보다가
그래서 결국 찾은 게 혈연이었고, 이게 집착으로 이어져서
매일같이 사건사고를 갱신해나가고 있어.

어쩌다가 이렇게 망가졌나 싶기도 한데, 타이밍 좋게 회사 잘 들어간 게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왔을까 싶기도 해.
시대의 타고남을 본인의 능력이라고 착각한 게 모든 일의 근원이라고 강하게 자부하거든.

그리고 한 가지 확실히 배웠어.
무식은 죄다.

난 남은 시간동안 준비 잘해서 아무 소식 없이 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게 꿈이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부디 모두에게 별 일이 없기를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