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가정사를 털어놓은 경험이 없어서 글이 좀 두서없고 길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필력이 좋지 않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저는 20살 남자고 재수생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11년 전 조울증 증세로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시다 1년도 못가고 망했습니다. 이 때 빚을 지셨어요.
 
어머니의 권유로 정신과를 다니면서 꾸준한 약물 복용으로 병세는 점차 가라앉으시는 것 같았어요.

여러 번 직장을 옮기셨는데 공장, 중소기업 등등 거의 최저시급 받으며 일하셨습니다.

참고로 저희 아버지는 술을 좋아하십니다. 일주일에 4-5일은 술을 드세요. 

소주 1병에 맥주 3-4캔 정도를 꾸준히 드십니다. 가끔 나가서 마실 땐 만취해서 들어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절대 폭력적인 성향은 없고요, 자식들에게 매우 자상한 성격이세요. 술을 마셔도 폭력성은 드러나시지 않습니다.

대신 어머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편이에요. 자식들 뒤치다꺼리 다 하시고 투잡 뛰십니다.

그러다 1년 전 아버지가 이직을 하시면서 월급이 많이 오르셨습니다. 170만원 정도 오른 것 같아요. 

이직 소식에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제 좀 마음 놓고 살겠거니 했어요.

부모님 싸우시는 소리에 항상 긴장되고 초조했었거든요. 2-3일에 한 번씩은 꼭 그러니 집에 들어가기 싫기도 했습니다.

예상대로 생활은 좀 편해졌어요. 어머니는 투잡 내려놓고 본업에 집중하실 수 있게 되었고 확실히 예전보다 가정이 화목해지는게 느껴졌어요.

문제는 이때부터입니다. 아버지 회사 회식이 점점 잦아지는 것이었어요. 

당연히 회식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버지가 회사 직원들과 노래방에 다니세요. 술 먹고 여자 껴서 노는 그런 노래방 맞습니다..

점점 술값이 많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별로 가시는 것 같지 않더니 요즘엔 어머니 몰래 적금 깨서 다니시더라고요.

처음엔 어쩔 수 없는 회사 생활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주도해서 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원래 아버지 성격이 유흥을 좋아하세요. 직접적으로 바람을 피우신 적은 없지만(제가 모르는 거일 수도 있습니다.) 술 먹고 그런 노래방 가는 걸 좋아하십니다.

최근 아버지가 어머니께 하는 말을 들어보면 본인은 평온한 성격이고 무욕을 추구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솔직히 말해서 다 때려 부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살지 마시라고 어떻게 가장이 그럴 수 있냐고 따지고 싶었어요. 하지만 혼자 삭히면서 내색 한 번 안하고 그렇게 버텼습니다.

어머니가 뭐라고 하시면 안 가겠다고 말만 하시고 또 다니시는 모습을 보고 저런 사람처럼 되진 말자고 계속해서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식 하나만 보고 버틴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요. 저도 사춘기가 있었고 동생도 현재 예민한 시기입니다.

그렇게 나 자신을 잘 가꾸고 있다고 생각해왔어요. 하지만 성인이 되어보니 제가 술을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술 마시는 걸 좋아하고 많은 양을 마십니다. 1월엔 나가는 날이 더 많았고 재수 시작하면서는 한 달에 3번 나가게 됐어요.

그러다 든 생각은 이런 나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과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온 몸에 치가 떨리고 자기혐오가 생겼습니다.

고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고 매일같이 노력중이고, 친구들과의 약속에 나가지 않게 되었으며, 그러다 보니 술은 안 마시게 되고, 3일에 한 갑 피우던 담배도 2주에 한 갑으로 줄였다가 이젠 거의 피우지 않습니다.

그러다 어제 참기 힘들었는지 혼자 맥주를 500mlx3캔 마셨어요. 그리고 나가서 담배를 피웠습니다..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에 비해 확실히 음주와 흡연의 빈도가 줄었으니까요.

저는 유전적 성향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제 이상향에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커요.

정말 두려운 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노력이 전부 소용없고 결국 아버지의 모습대로 살게 될까봐.. 그게 무섭습니다.

제가 많이 부족합니다. 현재의 방향으로 쭉 밀면서 제 자신을 고쳐나가는 게 맞겠죠?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