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어난 직후 경기 북부 소재 보호시설에서 3년인가 4년인가 있다가

가족을 못 찾아서 결국 고아원에 입소하게 되어 스무살까지 지냈음

초중실업고 학창시절 보낼동안 고아라는 신분 때문에 불이익을 겪거나 애들과 딱히 트러블이 생기거나 하는일은 없었고, 무난무탈하게 학창시절을 보냄.



퇴소 이후 같은 고아원 출신의 3살 위 형이 일하고있는 공장에서 일 시작함

숙식은 그 형이 살고있는 투룸에서 매달 월세랑 생활비 내고 지냈음. 공장에 2인1실 기숙사가 있긴 했는데 너무 답답할것같아서..

월세랑 생활비는 그 형이 7 부담하고 내가 3 부담했음.

원래 나한테 돈 안받겠다고 했는데 내가 빚지는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꾸역꾸역 고집부린 탓에 내가 3 부담하는걸로 합의..



그형과는 한 3년정도 같이 지내다가 내가 청주폴리텍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어 헤어지게 됨. (연락은 꾸준히 하며 지내는 중)

그 형은 현재 결혼 3년차인데 애기는 결혼 4년차인 내년에 가질거라고..



폴리텍 입학하게 된 이유는 22살때 애들 2명이랑 고딩 부랄친구 면회갔는데

이새기가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전역하면 폴리텍 입학해서 자격증 딸거라며 일장연설을 펼침.

첨에는 가볍게 들었는데 이새기가 이렇게 지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떠드는 모습을 처음 봄..

거기에 나도 감화되었는지 면회 끝나고 집에 와서 폴리텍에 대해 좀 알아봤는데..괜찮다 싶더라구..



그리고 몇달 뒤 이번엔 나 혼자 그 부랄친구 면회를 감.

원래 이새기랑 만나면 뇌빼고 개뻘소리나 하면서 노는데, 그때는 면회시간 내내 진지하게 폴리텍 얘기만 함.

면회 이후 갈팡질팡했던 내 마음이 완전히 굳혀졌고, 부랄친구와 같이 청주폴리텍 들어감.



청주폴리텍 들어간 이유는..걍 부랄친구랑 같이 학교 다니고 싶어서..그 뿐임ㅋ 입대 직후 걔네 본가가 청주로 이사를 갔거든

그리고 엄청 감사하게도 내 사정을 잘 알고계신 부랄친구네 부모님께서 반찬도 해주시고 개꿀 알바자리도 소개시켜주시고...여러모로 날 엄청 챙겨주셨음



그리고 폴리텍에서의 생활은..솔직히 부랄친구가 걍 놀자판으로 개판치면 나도 덩달아 개판쳤을것 같았는데

임마가 진짜 진지하게 빡공하는거 보고 감화, 라이벌의식 등등으로 인해..ㅋㅋ 나도 지지않으려고 같이 빡공함



나는 건축설비산업기사랑 기능사몇개 컴활2급 따고 친구는 공조산기랑 컴활1급 등등 따고 졸업함.

쌍산기를 목표로 했는데 나랑 친구 머가리로는 도무지 감당이 안 돼서;;ㅋㅋ 



졸업 후 친구는 어찌저찌 자기 분에 넘치는 직장으로 취업 잘 했는데(지금도 재직중) 나는 침체기를 좀 겪었음.

나는 졸업 후 한 1년정도 알바하면서 영어공부 하다가 그냥저냥 평범한 직장에 드감



급여는 그저 그랬지만 그에 걸맞게 워라밸이 너무 좋은탓에 건축설비기사 포함 이런저런 스펙도 좀 쌓고 해서

30살 되는 해에 더 나은곳으로 이직 성공, 지금에 이르렀음.



여친과는 교제한 지 1년도 채 안됐는데 알고 지낸지는 꽤 됐음.

고딩때 애들이랑 놀면서 다른학교 애들도 좀 만나고 다녔는데 그때 알게된 친구.

드립 코드가 잘 통해서 어쩌다 단둘이 있을때도 어색한 기류 없이 잘 놀았음.

걔 남친 있었을때도 우리애들이랑 걔랑 걔네 남친이랑 해서 같이 술마신적도 많았고..여튼 길게 연락끊기는일 없이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감.



그렇게 친구 사이로 잘 지내다가..남녀사이에 친구는 없다...는 격언대로 어찌저찌 하다보니 걔랑 사귀게 됨..

여친 아부지는 여친이 4살때였나..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 혼자만 계셨는데..어머니가 날 엄청 좋아하심

워낙에 잘 해주시고 또 엄청 친근하게 대해주시다 보니 나도 어머니께 반존대 쓰면서 친구처럼 편하게 대함. 아, 당연히 일정 선은 지키면서ㅋ



그렇게 사귄지 1년도 안된 시점인 2주 전에 여친 어머니께 결혼 결심을 밝혔는데..우시더라

내손 꼭잡고 우시면서 이런저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나까지 눈물이 났더라는;;



삼십여년을 천애고아로 살다가 드디어 나한테도 가족이 생긴다는 사실에 참 설레기도 하고..아직 실감이 안나서 얼떨떨하기도 하고..

맘같아선 내 자식들한테 금수저 은수저 급의 호사를 누리게 해 주고 싶지만..그건 현실적으로 좀 무리가..ㅎ

그래도 열심히 벌어가지고 최소한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이 누리고 있는 건 전부 누리게 해 주고 싶다..

진짜 나중에 우리 애기가 세상에 나오면..눈물콧물 다 짜낼듯 ㅠ 생각만해도 울컥하네..



여튼간에 빨리 그날이 왔음 좋겠다ㅎ 세상에 나올때도 혼자였듯이, 갈때도 혼자 쓸쓸히 갈 줄 알았는데..너무 감회가 새롭다..

여지껏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앞으로는 우리 예비와이프를 위해, 애기들을 위해(자녀계획 2명)전보다 훨씬 더 열심히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