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화되는게 무섭다. 판갤에는 특유의 이상한 기류가 있다. 그걸 뭐라 해야 할까. 그것은 때론 10대 한창 반항기의 소년같이 이유없이 뻗칠대로 뻗친다는 느낌이 든다. 또 그것은 진지할 일에 사소히 대하고 사소할 일에 진지히 대하는, 자기 기준점도 찾지 못한 어린애로 비춰지기도 한다. 다들 가벼운 대화만 일삼을 뿐이다. 한번 흘리고 나면 다시는 찾지 않을 그런 시시껄렁한 이야기. 초원서 풀을 뜯는 들소가 무심결에 내뱉은 한숨마냥, 어떤 가치도 의미도 없이 말이 남겨지고 잊혀진다. 그게 못견디게 싫어서 거칠게 내 감정을 토해내고자 하면 그걸 단순히 \'시니컬하다\', \'개념찾는다\' 혹은 \'잘난척한다\'라는 식으로 비춰 매도해 버린다. 뭔가 긴 여운을 남기고자 헐떡대도 결국엔 그저 다른 뻘글들에 묻혀 넘어가버릴 뿐이다. 누구라도 이정도면 지칠만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디시인사이드 판타지 갤러리를 찾고 있다. 어째서일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판갤의 그 \'무언가\'에 익숙해진 것일까? 최근 하루에도 몇번씩 생각하게 된다. 언제라도 정이 떨어지면 조용히 발길을 끊으리라고. 나도 결국 수백만의 디시인들 중 하나일뿐이다. 떠나는데 거창한 작별은 필요없을 테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글이 바로 언젠가의 그 때에 대한 예비 작별이라고 해야할 듯하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