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판타지는 겁나 쓰기 어려운거다...
데미아누스(220.75)
2005-09-2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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횽들... 난 솔직히 말해서 판타지가 정말로 건드리기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해.
말 그대로 새로운 세계를 통째로 하나 만들어내는거 아냐.
내가 중3~고2때 판타지를 쓰다가 능력의 한계로 좌절하고 접은뒤
20살이 된 지금 다시 쓰게 됐지만... 새삼 느껴 정말 어려운 장르라는걸.
스토리고 나발이고 문체고 개발이고간에, 일단 나만의 세상을 창조한다는게 정말 너무 힘들어.
그리고, 이건 그냥 내 취향인데, 판타지는 역시 뭔가 신화적이고 정말 말 그대로
환상적인 분위기가 나야지 제맛이라고 봐.
이번에 푸른 장미의 기사 쓰면서 주인공이 마을 뛰쳐나온다음에 제일 처음 하는 일이
어느 항구 마을에서 님프와 사랑에 빠진 어부 청년이 상사병을 앓고 있는데
주인공이 그 어부를 도와서 님프와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게 엮어주는
뭐 이런거였어... 근데 쓰다가 뭔가 분위기가 영 거시기 같아서 망설임 없이 파일 지워버렸어-_-
아무리봐도 내가 설정을 제대로 깔지 못한거 같아. 내가 창조한 세계가 또렷하게 보이지 않고
머릿속에서 희미하게 보일락 말락 하는 정도 밖에 되지가 않아.
역시 판타지는 설정이 뼈대인거 같아... 마음이 앞서서 부실공사 한 삘이야ㅡ.ㅡ;
몇일동안 공부도 더 하면서 설정 강화에 들어가야겠어.
추석동안 저 생각때문에 기분이 몹시 나빴어ㅠㅠ
횽들 모두 좋은 하루 되고 나 좀더 내공 쌓아서 몇일 있다 다시 올리기 시작할게...
작품을 쉽게 생각하는게 이상한거 아니겠어?
문제는 뼈대 짜는데에 미쳐돌아가기 시작하면, 마치 병 걸린 환자처럼 살이 안 붙고 계속 말라서 도로 뼈만 남게 된다.
시가 쉽게 쓰여지는게 부끄러운 일인 것 처럼, 모든 예술,문학에 있어서 쉽게 쉽게 쓴다는건 어찌보면 그만큼 정성이 없다는 소리로 들리기 마련이지.
966횽 말도 맞고 소보루 횽 말도 맞는거 같아ㅡㅡ; 아 솔직히 말해서 양산형이라도 하루에 한편씩 조낸 팍팍 올리는 횽들 보면 신기할 따름이야;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쓰는데 있어서 진득한 시간과 함께, 고뇌와 탐색을 통해 머리에 있는 것을 펜으로 써내려가는거랑, 글자나 졸나게 적는거랑은 분명 차이가 있지, 그게 판타지라고 예외는 아니야, 하나의 하위장르이고 엄연한 작품으로 불릴만 해
독자 역시 쓰여진 글을 읽는게 아니라 글 속에,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듯이,작가 역시 그런 노력을 해야되는데 현 우리 판타지/무협에서 작가라고 불리는 이들 중에 그런 이가 적다는 게 문제지
난 판타지 시장 거품이 팍 빠지면 실력파만 남을줄 알았지. 그리고 그 시기가 금방 올거라고 생각했었는데-_- 솔직히 여전히 양산형이 대세야;;
그렇다고 독자는 문제가 없느냐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판타지라는게 적게 잡으면 초등학생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그런 독자들에게 있어서 어렵고 딱딱한 문체와 내용과, 화려하고 쾌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묻혀, 양산형들이 득세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단순히 판타지를 재미와 킬링타임으로 인식하고 본다는 데에 독자/작가의 문제가 크지. 계속 이런식으로 가다보면 우리나라 판타지/무협도 책대여점 한켠 그 이상 그 이하의 가치도 없게될거야
조아라가 망하면 좀 살아날 것도 같은데.
그 킬링타입용으로 인식되도록 만든 것은 시장이야. 독자에게 \'잘못\'은 없다고 봐.
오... 데미아누스 횽 개념있는 얘길 하네. 쓴거 한번 읽어봐야겠어.
초딩들도 판타지소설을 쓰기 시작했어, 물론 글을 쓴다는데 잘못된게 없어. 생각이 있든 없든 글을 쓴다는 거 그 자체는 좋은거야.그러나 그걸 어떠한 생각도 없이 서로 키키득 거리며 흉내나 내고하는 작금의 세태가 씁쓸해, 오죽했으면 초딩이 자신의 글에 나온 인물/몬스터/마법에 대한 자세한 설정도 모르고 생각도 안하고 리플달면 그저 다른 책에서 그러니까요라고 할까
판타지 소설이 그정도의 잠재력 밖에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판타지는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고, 신화는 유럽 예술(시, 그림, 소설, 음악 등)의 핵이야. 물론 침체기가 올 수는 있지만 난 결국 판타지가 한단계 레벨업 할거라 믿어.
불량중년 횽 보면 즐이라고 생각할거야-_- 솔직히 내가 봐도 그래.
출판사의 잘못이 크기도 하겠지, 그들에게 돈벌이가 되는건 심도있는 이해를 필요로 하는게 아니니까. 그런데 현재의 다수의 독자 역시 시장과 다를바가 없어, 스스로 모험을 하려고 하지 않아. 독자에게 \"전적\"인 잘못은 없지만 분명 책임에 준하는 잘못은 있어.
그 모험을 하도록 만들어버리는 마약같은 작품이 나오면 좋겠어.
소보루//고구마..... 아니 쏘리, 소보루횽이 한번 써봐. 난 지금 내딴에는 그런 글을 쓴다고 생각하는데 주위 반응을 보니 영 아니더라(.....). 형이 써줘 씨바 ;ㅅ;
라그나// 한 3~4년 후에. 아직 난 딸려.
소보루//덜덜덜.